Shean.T(이서현) [253967] · MS 2008 · 쪽지

2017-06-23 13:02:43
조회수 21,866

최근 삼성을 붙은 두 친구,

게시글 주소: https://showmethescore.orbi.kr/00012367044

원래도 오르비에 나름 정보 제공 차 


올리려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학벌 블라인드 얘기가 핫 하길래 써봅니다.


학벌 블라인드에 대한 제 의견을 막~


피력하는 글이 아닌,


정말 우연히, 바로 지난달인 5월 말, 


동갑내기 두 친구가


각각 문과, 이과로, 비sky로,


삼성을 붙었기에 어떠한 친구들인지


소개해보려 합니다.


꼬치꼬치 캐묻진 않았기 때문에


막 정확한 학점까지는 모릅니다.



Case 1.


문과,


통역장교 선배입니다.


저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대학도 삼수하고 통역장교 셤도 오래 준비해서


전역하는 통역장교 선배 중에 동갑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아직 친구라고 하긴 어색하고 ㅎㅎ


동갑 선배죠.


5월 말 전역 전날에 삼성증권을 붙었고,


알기로는 미국 10위권 정도의 대학을 나왔습니다.


(노 아이비, Top 20 느낌.)


경영학 쪽으로는 1위도 찍고하는 곳이고 Finance 전공.


중국어 복수전공.


학점은 이 사람 군생활을 지난 6개월 동안 지켜본 


성실성과 머리로 보건대 4.3 만점이라면


4는 되지 않을까 하네요(이건 순전히 추측입니다.)


통역장교니, 토익 토스는 만점이겠죠?


단순 시험 만점이 아니라, 


그냥 전문 통역사로 쓸 수 있는 정도의 실력입니다.


통역장교 중에서도 소위 사통(사령관 통역: 4스타 전담 통역)이었으니.


중국어도 원서 쓰기 전에 HSK5인가 6을 만들어 놓았고


장교 복무 간 꾸준히 공부하여 CFA(Chartered Financial Analyst)를 


Level 3까지 취득하였습니다. 


(실무 경력이 없으므로 자격증만 취득한 상태일 겁니다.


그래도 신입사원 채용에 Level 3까지 딴 경우는 


굉장히 드문 걸로 알고 있어요.)


문과 취업 시장에서 이보다 더 한 스펙을 찾기도 힘들 거 같네요.


성격은 꽤 FM이고, 근데 되게 유쾌하고 활달해서


인간관계도 넓고 좋습니다.


말도 똑부러지게 잘하고.


만사에 어엄청 적극적입니다.


(훈련소에서 자진해서 소대장 하고


목이 쉴만큼 열심히 했다고 하니 말 다했죠)


따라서 면접도 잘 봤을 거예요(그러니 붙었겠지만)


원래 컨설팅이나 IB 쪽에 생각이 있었으므로


삼성증권에서 근무하다 옮기는 테크트리를 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Case 2.


이과,


10년 넘은 친구입니다.


반수, 쌩삼수까지 한 친구이고,


아쉽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복학했습니다.


마찬가지로 5월 말에 삼성전자 붙었습니다.


현재 열심히 재밌게 연수 받는 중.


(무슨 사내 연극, 드라마도 찍는다고 하네요 ㅋㅋ)


주인공 역할 했다고 자랑.


어제는 금으로 된 명함 자랑(삼성 입사 선물).


건동홍 화공입니다.


학점은 대략 들은 걸로는


4.3에 3.5 정도 느낌.


영어는 이과 지원자 중에서는


중상~상 느낌입니다.


토익 900에 토스(를 잘 모르지만) 중상 레벨?


의경 복무. 학회장을 했고,


제가 알기로는 이 외 특기할만한 스펙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 실패 후 취업 재수였고,


이제 좀 자소서 어떻게 쓰는 지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주변도 보면 처음 한 번 우수수 떨어져 봐야


재수 때 좀 쓰는 각이 나오는 거 같네요.)


이 친구는 강점이,


음 깔끔하고 잘생긴 외모


+ 말빨이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 생활의 특징이


모르는 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폰, 컴으로 다 검색해보고 


자기 것으로 만듭니다.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는


궁금한 게 있으면 검색하고 아 그렇구나


하고 마는데


이 친구는 예를 들어 노트북을 사려고 하는데


알아볼까, 하면 나중에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설명 가능할 정도로 만들어요.


되게 많은 분야에 대해 이런 습관이 있고


실제로 그냥 사적인 자리에서 적극적으로 설명을


굉장히 잘함(저와는 반대..ㅎㅎ).


아니나 다를까,


최종 면접에서 '전공 면접'을 잘 봤다고 


얘기하더라고요.


학부 때 열심히 공부한 자기 전공 +


평소의 말빨, 발표 실력이 결합된 결과물이겠죠.


그리고 굉장히 잡다한 지식이 많으니,


화공 쪽 얘기와 다른 분야를 연결해 얘기하는,


connecting the dots, 


which is widely acknowledged as a major part of creativity가


좋겠죠.


사실 전공 면접 잘봤다는 얘기를 듣고 너 붙겠다,라고 얘기했었어요.


인성 면접에서야 크게 모나지 않고 


적극 활달 센스 정도 보이면 큰 차이 없는 거고


결국 전공 면접에서 이 친구가 얼마나 professional하게,


피티를 하느냐 거든요.


저 같은 경우도 대학원 면접 당시


케이스 스터디였던 전공 면접을 


'이 정도면 잘 본 거 같은데?' 정도로 봤고,


그러니 붙더라고요.


이 친구의 깔끔 잘생(약간 강타+이휘재 느낌?)김도


한 몫했다고 봐요.


어쨌든 기업이라는 게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너무나 활발한 곳이고 요즘은 이과도 영업 비스무리 일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분명 깔끔 잘생 외모는 강점입니다.



자,


소개는 여기서 마무리 하는 것으로 하고 


두 케이스에서 뭘 끌어내고 뭘 얻어갈지는 


여러분이 판단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설마 이 두 케이스만 보고


'크 역시 문과는 학벌 이과는 전공인가?'


라고 일반화, 하진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아래 기사에서 보듯


삼성이 다른 대기업들보다 학벌을 굉장히 


덜 보는 기업이기도 하고요.


(삼성이 하면, 다른 기업들도 장기적으로 따라가죠.


서울대가 하면, 다른 대학들이 따라가듯이.)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411054525g?nv=o


여러가지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할 겁니다.


문과도, 이과도 영어는 잘해야 하는구나.


특히 문과는, 정말 잘해야 하는구나. 


이런 의미에서, 


역시 제 분야인지라 off topic이지만 첨언하자면,


왜 영어를 절평으로만 만들고


(아니 이건 괜찮아, 찬성한다고)


실질적인 영어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도는 아무 것도 내놓는 것이 없는 지,


개탄스럽기도 하고요. 


당장 수험생 시절 공부는 '조금' 편해질 지 모르겠으나,


수능 공부가 끝나자마자의 practical 영어는


이제 '헬게이트' 오픈인데...


또 개인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건,


면접의 중요성.


대학 포함 정말 인생에서 많은 경우에


면접으로 인해 당락이 결정됩니다.


학벌이 좋은 화공생인데,


전공 면접에서 쭈뼛쭈뼛 어버버하는 사람과


학벌이 부족하더라도


확실히 자신의 idea를 매력있게,


전달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라도 후자를 뽑을 겁니다.


전자의 경우 그 사람이 면접 문제에 관해


몰라서 답을 못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면접에서의 압박에 쫄음 + 너무 생각을 많이 함 +


말빨이 원체 안 받쳐줌 + 발표 이런 거보단 공부만 너무 함,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죠.


저같은 경우도 면접에 대해 뼈아픈 기억이 있는데,


고3, 체육교육과를 준비하던 시절,


서울대학교 사범대 2차 면접에서 


(그 당시는 정시에서 논술 면접 다 본...


아마 면접은 사범대라 본 걸로 기억하지만,)


말을 정말 못했어요.


그러니까 주어진 케이스에 대한 건 말을 했는데,


그 다음에 나온 리턴 질문에


센스있게 대처를 못하고


그냥 가만히 멀뚱멀뚱 있다가 나온거죠.


당시 정말 말을 안하고 공부만 했던 때라


안 그래도 없던 말주변이 더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성적이 체교 지원자 중 거의 상~최상위권이었음에도


전 떨어졌고


면접날 면접 잘 봤다, 재밌게 잘 말했다,


하는 친구들이 다 붙었더라고요.


그 뒤로 대학을 간 후에는 


의식적으로 말을 잘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기도 했고


과외도 많이 하고 동아리 활동도 많이 하고 


수업 발표도 한국어 영어로 밥먹듯이 한지라


말빨이 많이 늘었죠.


전 여전히 평소에는 되게 말주변이 없습니다.


뭐 딱히 말할 거리도 없고 


목소리도 저음이라 발음도 먹고


명료하게 못말한다고 할까요.


필요한 거만 툭툭 말하는 느낌.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라고 반문 많이 하기도 해요 ㅎㅎ.


근데 토의, 발표, 강의와 같은 제대로 말해야 하는 타이밍에는


제대로 정말 매력있게, 자신있게 전달할 수 있어요.


제 말빨은 선천적인 게 아니라 의식적 노력의 결과라는 걸


방증하는 거겠죠. 


그래서 대학을 졸업한 후, 


대학원 면접이나 장교 면접은 자타공인 잘 봤구요.


가고 싶은 기업으로 취업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면,


학벌이 블라인드가 되든 안 되든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 


감이 오시나요.


위 케이스들도 참고해보시고,


자신의 특징, 장점을 잘 헤아려보시고


그에 맞게 한 번 의식적인 노력을 해보시길.


단점을 채우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특히 말빨의 경우)


장점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진로를 잡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쉬우니


블라인드제에 관해 살짝 얘기해보자면


결국 중요한 건 학벌을 블라인드 하고 난 후


학점에 얼마나 중점을 두고,


입사 테스트에 학점이 


얼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뽑느냐, 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생각하는, 걱정하는 문제


기업 인사 담당자 분들도 잘 압니다.


오히려 훨씬 더 걱정하겠죠.


아니 학점이 4.5라 뽑아놨더니 일을 잘 못하네???


라는 손해를 보기 싫은 게,


손해를 세상에서 제일 극혐하는 게 기업이니까요.


그런데 과연 학벌을 블라인드 하고 난 뒤,


학점에 많은 가중치를 둘까요?


2.5지만 얘 활동한 거나 면접에서 보니까,


그럴만 하네 얘는 능력있네~


3.0 넘으면 응~ 거기서 거기~ 똘똘한 놈 뽑을 거야~


4.0 넘으면 응~ 그래도 성실성 학구열 ㅇㅈ~


-> 조금 가산점 줄게~


이 정도가 아닐까


높은 가능성으로 예측해봅니다.


어떻게든 똘똘한 애 뽑으려고


별 짓 다해서 입사 적성검사 토의면접 심층면접 강화하겠죠.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좋은 대학을 간다는 건


나보다 더 뛰어난 친구들이 많은 곳에서


그 친구들과 경쟁을 하면서


또 그 친구들과 동아리, 공모전 같은 기회를 통해


협동도 하면서 


내 실력이, 능력이, 시야가 커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다 내가 미친듯이 열공해서 sky 갔는데,


거기서 넘 치열해서 학점 낮게 받아서,


취업 못하면 어떡하지? ㅠㅠ 어떡~하지?


일부러 수능 못볼까? ㅠㅠ'


...


이런 우는 절대 범하지 마시고


걱정마시고


빡공하셔서


정말 지금부터 수능날까지는,


정신없이 달리다가 끝났다,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러면 수능에서 제일 잘나옵니다)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느 대학을 가게 되든지,


그 곳에서 자신의 


인간으로서의


사람으로서의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시면


길은 언제나 있다고 믿습니다.


도움이 되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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