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기
안개가 울려간 아침
이슬자린 숲가운데에는
엎드려눈 애꽃과 등나무위로 자그막
아직은 시린 물멍울을 쓴 자벌레가 뉘여움척인다
족히 성긴 나뭇잎사귀로 날밝은 푸름도 감출때에도
곤히 제 머릴뭍고 엎드려난 자벌레의 등으로
녹음틈에 스며든 수 천줄기의 날개를 내리쬐이는데
제 닿을 날을 꿈꾸는지 기척이 없다
달음박질해 올라선 태양에도 지릿한 안개냄새는 가시지 않는다
빨갛게 울음진 해질녘하늘 뜨겁게 담겨오를 날을
제 닿을 날을 꿈꾸는지 기척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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