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자장(磁場)
말이 현실이 되긴 어렵지만 현실을 이끌긴 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
좋은 학교 가야지를 입에 달고 사는 애들은 목표달성은 몰라도 언저리는 보통 간다.
맨날 뒤지고 싶다 말하는 애들은 조심해야 한다. 말은 의식을 구획하고 행동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 말은 뱉어지는 순간 공기 속 파동과 함께 사라지지만 무언가를 남긴다.
난 이를 자장(磁場, magnetic field)이라 표현한다.
사랑한다는 말, 상처주는 말, 위로하는 말 모두 자장을 남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말이 아니라 그 자장을 기억한다. 상처받았던 말이 아닌, 그 때의 충격과 기억을 떠올린다.
더 나아가 사람은 그가 했던 말의 자장으로 기억된다. 어떤 친구를 만났을 때 첫 인상은 외모 기타로 결정되지만 이후 증적되는 건 말의 자장이다. 나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 웃긴 사람, 하는 말마다 비수를 꽂는 사람 혹은 좋은 사람인 척 은근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까지 모두 그가 했던 말의 자장으로 기억된다. 그가 했던 말 하나하나가 기억나지 않아도 그에 대한 인상은 형성돼 있다.
특기할 건 말의 자장이 형성되는 데 상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혼잣말을 해도 그 말은 자장을 이루어 내 몸을 감싼다. 펜싱 선수가 마지막 연장을 앞두고 "할 수 있다."고 되뇌였던 것도 그래서이다.
얼마 전 아르바이트로 학원 강의에 나갔다가 충격받은 일이 있다. 한일월드컵 시절에 존재조차하지 않았던 애들이 "죽고 싶다" "뒤지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좋지 못하다. 그런 식으로의 장난 같은 내뱉음은 삶을 가벼이 여기게 한다. 바라건대 말을 가벼이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말에는 힘이 있다. 토해낸 말의 자장은 세상을 돌고 상대를 돌아 결국 나를 감싼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수능끝나고 2주정도되는데 다들 지금시기 뭐하심? 정시 배치 분석함? 6
?머해야하나용?
-
발단은 2학기 중간고사 2주 남기고 여소 받은거... 생전 처음 보는 등급이...
-
재밌구반
-
Ktx 미뤘당 4
19시->21시
-
지1 하세요 크로녹스, 네비게이터 등등 고퀄 독학서가 많아서 독학으로도 커버 ㅆㄱㄴ
-
[고려대 합격자를 위한 꿀팁][고려대 25학번 오픈채팅방]_슬기로운 안암생활 – "안암맛집(양식, 중식)" 2
안녕하세요. 고대에 처음 발을 딛는 우리 '아기호랑이들'을 위해, 2024년...
-
인증 4
-
낭만있게
-
과 무관하게 대학만 보면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그리고 경제학과는 어느 대학까지...
-
과탐 고민 4
앞으로 1년~2년 동안 노베에서 열심히 해서 1등급 찍을 확률이 높은 과탐이 무엇인가요??
-
곧 검
-
평가원 얘넨 표점차 맞출 생각이 없음
-
너무 격하게 3
할게없다
-
확통 놀라운사실 4
종로학원측 통계라 정확하진 않지만 작년 2024 수능 확통 선택자 중 상위 0.3%만 1등급이었다
-
은근 많이 나나봄… 텔그로 연고대는 계약학과랑 인기 공대 빼고는 다 연두초록파랑인데...
-
화작도 어렵고 기하도 어렵고 사탐도 어렵고 생1 화1도 어려움 그냥 내가 안하는...
-
25 수능도 끝난지 어느덧 2주가 지났습니다. 25 수능의 여운이 끝나지는 않았으나...
-
웹드라마나 이런 곳에서는 매우 낭만적으로 묘사해놓던데 현실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
ㄹㅇ 3 제발 간절하다.....
-
안뜨게 하는방법 없음뇨? 걍 그사람이 오르비 하고있는걸 별로 알고싶지 않은데 개발자!!!!
-
Xdk가 뭐임? 2
좋은건가
-
서울대 근황 1
이글루
-
23수능 확통29번 답 6번 연속으로 틀리고 확통버림뇨 3
고2시절에 방법 자체는 맞았는데 뭔가 계속 삑사리 나서 ㅋㅋㅋㅋ 미적런함뇨
-
고2랑 공통 대결시켜도 질듯
-
저만 의문사당했나요 마지막 교시라 너무 긴장이 풀렸나 봐요... 저걸 왜 못 봤지
-
모바일겜 추천좀
-
저정도 난이도가 정답률이 3 이러네
-
전설의 포켓몬, 문과황 취급 해줬는데 고작 2년 사이에 위상이 많이 추락한...
-
만백 100이 뜨더라
-
진짜
-
내년 투과목 2
내년 투과목 어떨까요 지구과학 안해봤는데 지2 할만한가요?
-
1년 전 내신으로 확통했는데 그 기억으로 풀리는 문제네 쎈 B에 있는 문제가 어떻게...
-
난 눈이 좋아
-
우우 추워 0
바람이 차다
-
수학 만표 141이면 10
국어 변별력 올라가는 거 아님? 국어 언매 만표 추정이 137이잖음
-
어차피 마지막이니까 22 지2마냥 어렵게 내서 최후의 단말마를 내지르고 죽자
-
2025학년도 수능에서 물리 만백 100이 뜬 이유가 뭐야? 2
물스퍼거야.
-
지금 내 인생 23
잠 1/6, 수능공부 1/12, 오르비 4/6, 그 외 1/12
-
죽기 전에 한 번쯤은 보고 싶네요
-
저 상도 받은 말 잘 듣는 착한어린이인데요?
-
작년 인기학과 기균 입결 70컷 경제 683.475 경영 688.7667 전기전자...
-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재학생 대표 커뮤니티 고파스의 새내기 맞이단입니다!!...
-
27수능 비문학은 화끈하게 철학 경제 음악으로 가죠
-
뭐 배우는 곳이에요? 그냥 자유전공같은건가요?
-
재수 고민중인 사람인데요.올해 수학백분위가 67정도 나오는데 김기현선생님 커리 기준...
-
미적 88에서 1 갈릴거라는 의견 있길래… 위험할까요?
-
타강사들이랑 다르게 왜 유일하게 백호인강만 그림이나 효과음, 자막이 거의...
-
ㅈㄱㄴ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말은 그 사람을 나타내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