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절대라는 건 없어요
안녕하세요. 에피노키입니다. 좀처럼 글을 안 썼었는데, 메인글 몇 개를 우연찮게 읽고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제가 공부해왔던 방식이 '가장 맞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들었던 선생들만이 가장 효율적이고, 제가 푼 평가원 위주의 문제집들만이 가장 쓸모있다고 생각했고, 저희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하셨죠.
제 동생은 지금 재수를 하는 중입니다. 제가 다녔듯이, 동생도 한석원 선생님의 현강을 들었고, 제가 추천해주었던 강대 모 선생의 강의도 들었고.. 집에서 대학을 입학한 사람이 저밖에 없으니, 제가 해서 성공한 방식을 그대로 동생이 따라갔지요.
그런데 결론은 재수란 말이죠. 참 희한한 일이에요. 제가 갔던 길을 따라갔고, 그렇게 게으르게 수험생활을 하지도 않았던 동생이 말이에요.
동생이 재수를 시작하면서 저한테 그래요. 자기는 한석원 선생님 수업이 너무 힘들었었다고. 그 분 뿐만이 아니라 제가 추천해준 선생님들과는 잘 맞지를 않았던 것 같았다고.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의 이유를 대더라고요. 들어보니까 또 '일리'가 있어요.
저희 엄마 아빠는 저한테 그러셨듯이 동생을 강대로 보낼 생각을 하고 계셨습니다. 제가 가서 성적이 나름대로 괜찮게 나왔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동생과 이야기를 충분히 한 다음, 동생이 다른 학원에 가겠다고 할 때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었습니다. '일리'가 있었으니까요.
사람은 능력도, 환경도, 취향도, 방식도 다 다릅니다. 공부방식도 특정 개인한테는 맞는 게, 다른 사람한테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어요. 영어를 진짜로 하나도 모르는 사람은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을 하는데 집중을 해야 할 것이고, 영어가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사람은 번역을 하기보다 단락독해 위주로 준비를 해야겠지요. 당연한 이야깁니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고, 진리도 없습니다. 단지 나 자신을 납득시키는 '일리'가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나의 '일리'를 찾는 과정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내 약점은 내가 제일 잘 안다는 말이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내가 나에게 가장 알맞는 방식이라고 '생각되는' 방식보다도 더 효율적이고 더 괜찮은 방식이 있을 수 있거든요. 그렇지만 팔랑귀처럼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이것 저것 해보면서, 자신의 틀을 확립하고, 거기에 부족한 것이 있으면 더하는 겁니다.
그렇게 공부를 잘 하게 되면 성공입니다. 더 말할 것이 없지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람이 자기의 방식으로 성공을 하게 되면, 자신이 했던 방식에 애착을 갖게 되고, 어쩌면 종교심에 가까운 '믿음'을 갖게 됩니다. 그것을 남한테 강요할 때, 혹은 강요받을 때 문제가 생깁니다.
저는 피셋준비를 했습니다. 보면 사람들마다 공부하는 방식이 다 제각각이에요. 누구는 기출만 풀고 갔더니 바로 고득점을 하기도 하고, 누구는 사설 모의고사 위주로 공부를 해서 고득점을 하기도 하고, 1차 준비를 1년 동안 꾸준히 하는 사람도 있고, 저는 문제는 1도 안 풀고 헌법책만 주구장창 봤더니 언어논리 점수가 미친듯이 올랐고, 올해 행시사랑에서는 '찍는 방법'을 연구하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행시 준비하는 사람이 여러분보다 빡대가리일까요? 찍는 방법을 연구하다니? 물론 여러분이 치는 수능과 피셋은 많이 다른 시험입니다만, 자신이 공부하는 방식과 다르다고 해서 그렇게 함부로 단정하시지 말아달라는 말씀입니다.
물론, 물론, 공부에 '검증된 방식'이 있기는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도해보고, 아 이렇게 공부하면 되겠구나 싶은 길도 있지요. 하지만 최종적으로 그 방식이 '자신한테'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결정하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입니다. 많은 좋은 선생님들께 배우고, 다양한 교재를 풀더라도 그것 하나만은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렸었던 합격수기의 일부를 보여드리고,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1) 이른바 “교범”을 만들어 내는 장수입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전장에서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명확히 확립하여, 후대의 사람들이 이를 답습할 수 있게 합니다.
(2) “임기응변”에 능한 장수입니다. 이들은 언제나 통용되는 “모범 답안”을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특정 상황에 맞는 전략을 그 때 그 때 수립하기에, 이를 답습한다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운 일입니다.
첨부한 사진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저는 재수 생활 후반부에 들어서 성적이 급격하게 오른 케이스입니다. 성적이 오르고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재수생활 성패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나름대로 성공적인 재수 생활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공부했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해도 되는지를 묻는다면, 단언컨대, 아닙니다.
(1)과 (2)가 꼭 두부 자르듯이 명확하게 나뉘는 개념은 아니지만, 제 케이스를 분류해 본다면 (2)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중략)
이처럼, 당시 저 자신의 상태나 저를 둘러싼 환경이 여러분에게도 통용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니 이 수기는 어디까지나 “참고”하는 정도에만 그치길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이 글을 통해서 여러분이 공부에 있어서 어떤 “영감”을 얻게 된다면 그것만큼 만족스러운 일은 또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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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평 41313, 수능 11112 연세대 경제학부 합격 수기
http://orbi.kr/0008497551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성적이 잘 안 나왔다면
http://orbi.kr/0009319017
[EPINOKi] 매일 하나씩 틀리는 수학,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http://orbi.kr/0009400983
나는, 왜, 그리고 어떻게 가르쳤는가
https://orbi.kr/00010826209
**본인 간략 소개
2016 수능 성적 98(1) 100(1) 94(1) 50(1) 47(2) [전국석차 0.23%][서울대 경영 합격권]
고등학교 2학년 1, 2학기 내신 수학 과목 모두 1등급
2015, 2016 수능 수학 2년 연속 100점.
2015, 2016 모의고사 및 수능 수학 항상 1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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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다를꺼같은데 내생각에는 아님말고
진짜 찍는거도 계속 하다보면 감이 와서 찍맞 확률 높일수 있는데
ㅋㅋㅋㅋㅋ 살짝 조심스럽긴 하지만 국어 문학이 특히 그런 게 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피셋도 피셋이고
저도 수학 21 29 30 중 최소 1개 두시험당 1문제 찍맞함.
뭔가 시험지펼치기전에 딱 삘이꽂힘.
3월대성모 4월대성모 29번 전부찍맞.
근데 4월은 2교시 4월이니까 못풀면 24로 찍어야지~~했는데 29번 풀어서 24나와서 검토안함
방금 삘이왔는데 올해 주관식 시험중에 답 45가 29 30에 뜰거같음
물론 그런 운적인 면이 수능장에도 따라주면 좋긴 한데.. 저 윗분 말은 예를 들어서 선택지 2개까지 소거했을 때 남아 있는 것 중에 뭐가 논리적으로 타당할까 이런 걸 의미하는 거 같네요.. 그런 운은 항상 따라주는 게 아니니까 그런 데 너무 의존하면 힘들죠ㅠㅠ
작년 수가 21 찍맞하고 재수중 ㅠㅠ
ㅋㅋㅋㅋㅋ 그런 건 실력이 아니라 진짜 운의 영역이죠~ 연습할 대상조차 못 되는 거고
맞아요
근데 신빙성없지만 은근 하다보면 잘맞추게됨
막줄에 지리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