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주의* 6평 이후 화1생1에서 생1지1로 바꾼 친구 썰
제목: 6평 이후 화1생1에서 생1지1으로 바꾼 친구 썰
부제: 내가 화학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내가 그 친구에 대해 처음으로 제대로 알게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때이다.
그전까진 이름만 얼핏 들어봤을 뿐, 전반적인 성적이나 생김새,성격,행실 등은 알지 못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처음 그친구의 얼굴을 봤을때의 인상은
흔히들 말하는 '공부 잘하게 생긴' 인상이었고,
실제로 1학기때 반장을 맡았고, 평균이 48점이었던 내신 수학 시험에서 전교에서 유일하게 100점을 맞는 등
매우 성실하고 똑똑한 친구였다.
그당시 나는 이런 부류의 친구들은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서울대같은 초명문대학의 정문따윈 거뜬하게 폭파시키고 총장과 탭댄스를 추면서 여유롭게 합격할 것 같았다.
하지만 2학년 말쯤 어느날, 무심코 내뱉은 나의 한마디에 대한 그의 반응이 나의 생각을 바꾸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나는 다른 친구들과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고, 대화 도중 내년(올해) 3월 학평에 수학 92점을 찍겠다는 말을 내뱉었다.
그당시 나의 모의고사 등급은 2~3등급 언저리였고, 지나가던 도중 나의 말을 들은 그 친구가 꽤 진지한 말투로 나에게 한마디를 하고 갔다.
'너는 내가 5년동안 쌓아올린 노력을 몇달만에 역전하겠다고?'
나는 그때 그의 말 한마디에서 진심이 느껴졌고, 처음으로 그동안 그에 대해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천재라고 생각했던 그도 남들보다 더 치열한 노력과 의지를 갖고 공부를 해왔었고, 그에 대한 결과로 보상을 받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 그의 말에서,
A나는 동시에 왠지모를 열등감 또한 느끼게 되었다.
그의 말투가 나에게는 마치 지금부터 아무리 공부하더라도 자신의 밑에서 살아가게될 것이고
나의 노력이 헛된 발버둥이 될거라고 생각이 들었고,
나는 그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나 스스로와 그에게 증명하고 싶은 마음과 그에 대한 열등감으로 분노에 휩싸인 채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월학평 당일날 기적적으로 89점을 맞아 2등급을 받게된다.
그렇게 공부하기로 열의를 다짐했던 겨울방학 후, 나는 3학년 내신 2과목으로 화2생2를 선택하여 그친구와 같은반이 되었고,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그친구와 같이 보내게 된다.
너무나 성실하고 매사에 열심히 임했던 그는 2학년때와 마찬가지로
3학년때에도 반장을 맡게 된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가 수능 과탐으로 2과목을 응시하여 서울대를 갈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서울대에 가고도 남을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5월 어느날, 종합운동장역에서 졸업사진을 찍고서 각자 집으로 가던 길에
우연히 만난 그와 대화하던 도중, 그가 2과목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A: 어 ㅇㅇ아 너 여기쪽 방향으로 가냐?
나: 어?...어어
A: 그럼 같이 가자.
.
.
.
A: ㅇㅇ아 근데 요즘 공부는 잘 되냐?
나: 요즘 겨울방학에 비해 많이 안하는거같다..
A: 그래? 하루에 얼마정도하는데?
나: 평일에는 국어 2시간 수학 4~5시간 화1 1~2시간 생1 1시간
A: 와...너무 열심히 하는거 아니냐 ㅇㅇ아?
나: 아니;; 너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지..
A: ㅇㅇ아 근데 수학에 너무 많이 투자하는거 아니냐?
나: 3,4월에 아깝게 1등급 못받아서 6월엔 1 받을려고...
A: 3,4월에 몇점이었는데?
나: 89 88
A: 와...진짜 king이냐?
나: 않이;; 생2하는 너가 더 king이지...
A: ?? 나 생2 안하는데?
나: ?? 그럼 과탐 뭐했는데?
A: 화1생1
나: 너 2과목 안했어?
A: ㅇㅇ
나: 그럼 서울대 안가?
A: 응 다른 대학 의대갈거야.
나: 의외네... 그럼 내일 보자!
A: 응 잘가라!
그로부터 약 한달 후 6월 평가원 당일날
시험 종료후 멘탈이 터진 상태로 가방을 싸던 도중 나는 믿을 수 없는 말 한마디를 듣게 된다.
A: 와...화학 진짜 개터졌다... 아니 이게 1등급받는거는 쉬운데
만점맞기가 조오오오오올라 어렵네? 와....진짜 지구과학으로 빤쓰런 해야겠다...
나는 그가 단지 잠시동안 멘탈이 터져서 장난삼아 내뱉은 말인 줄 알았다.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들어가기 힘들다던 교내 명문동아리 화학부에 들어가 활동해왔고,
화학 경시대회에서 수상을 받는 등 고등학교 생활 3년 내내 화학과 함께 해왔던 그였기에
나는 화학을 포기할리가 없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정말로 화학에서 지구과학으로 바꾸었다.
그는 겨울방학부터 계속 다녔던 이윤희 현강을 끊고 시대인재 지구과학1 서바이벌을 등록했고,
그의 책상위에는 정훈구쌤 개념완성 교재와 이윤희 과제물 대신
오지훈 개념완성 교재와 김지혁의 모든 기출, 그리고 시대인재 서바이벌 시험지가 올려져 있었다.
그가 지구과학으로 바꾼 이유는 화학이 싫어진 것이 아니고,
화학 등급이 안나와서가 아니고,
6평을 망쳐서도 아니다.
단지 지구과학이 점수받기가 더 쉬워서였다.
그것이 그가 6월에 화학 45점 1등급을 받고도 지구과학으로 바꾼 이유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며칠 전, 그 친구가 화학 자료 정리한다고 6평 대비 이윤희 자료를 나에게 주었다.
나: 정말 이거 가져도 되?
A: ㅇㅇ 이젠 필요 없어
나: 정말...화학 안할거야?
A: 응...
나: 그래...고맙다...
A: 아참 ㅇㅇ아
나: ?
A: "부디 열심히해서 내가 못다이룬 꿈을 너가 대신 이뤄줘라."
이 한마디가 내가 화학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다.
나는 6월달에 그친구보다 화학을 못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화학을 놓지 않았던 이유는 단지 화학을 좋아했던 순수한 마음에서였다.
며칠 전까진 그저 처음 화학을 좋아하던 순수한 마음에만 의지해서 공부해왔다.
하지만 공부하다 힘들고 지칠 때 마다 나는 쉽게 풀어졌고,
가끔씩은 그냥 포기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젠 힘들고 지칠때마다 나는 그의 말 한마디를 떠올린다.
이젠 나 혼자만의 꿈이 아닌, 그 친구의 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친구의 고등학교 3년, 아니 더 나아가 그 친구의 일생에 걸친 꿈과 의지를
내가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능 전까지 그 어떤
그 어떤 고난과 시련이 나에게 오더라도,
나는 이겨낼 것이다 아니, 반드시 이겨내야만 한다.
나의 꿈을 위해서,
나에게 기대하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그 친구의 꿈과 의지를 위하여...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ㅇㅈ 13
아까 퇴근하면서 찍은거 ㅇㅈ 카메라 풀린거 너무좋고
-
총수라는 말은 12
야하다고생각해요
-
책 ㅁㅌㅊ 6
집에한가득w 시선으로부터는 사인도잇어요 알라딘에서냅다업어옴
-
ㅇㅈ 3
여친여치니 ㅇㅈ 플로버분들은 개추를 눌러주세요
-
잠은 좀 이따 잘 듯 싶어요
-
짜증나... 8
갈래
-
난 처음들어보는데 다들 아네..
-
책읽어요 3
재밌을거같아요
-
모썩철썩! 애응님이 그립네요 뭐 재르비해서 이 글 보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
아니 뭔가 별로 긁힐만한게 아닌 거 같은데 나도 모르게 묘하게 긁힘
-
남1여1해봣는데 둘다잘맞아서아직도실친으로지냄
-
ㄷㄷㅇㄷ 6
ㅓㅔㅠㅔ
-
진짜 고민됩니다 예비고3이고 가고싶은 대학이 정시로만 갈수있어 정시 준비중입니다....
-
그냥 찍는거? 아님 잘 맞춤?
-
20분 내에 개념 다 풀고 10분 내에 도표랑 도수분포표 풀기 도전!
-
지금 인사하면 받아줌? 24
-
씻고 옴
-
무려19시즌이엇다구 나보다오래햇다고??? 현생살아... 나도가끔오잔아
-
탐구 안보고 국수영 반드시 세과목 모두 222 이내로 들어와야해요 수학 선택...
-
집 도착 9
-
이미지 써드림 go 72
귀찮아지면드랍함
-
암기에는 도가 튼 표본과 강사진을 국경같은 지엽으로 변별하는 것은 이익이 크지 않음...
-
서울대식 400 0
어디정도 됨? +내 점수가 어디서는어메가는 399.5이고 텔그에서는 404.5인데...
-
아침에 글을 한번 썼지만 저는 지난 달에 로컬 회계법인으로 이직했고 올해 대거...
-
질답받아요 5
신체 주소 신상은 알아서 PASS하겠음
-
[사설]그냥 대학 장학금만 늘릴 게 아니라 졸업장 제값 하게 해야 0
교육부가 2025학년도부터 국가장학금 지급 대상을 중산층 자녀에게까지 대폭...
-
근데 정작 교육서비스 받는 게 ㅈㄴ 힘들다는 거 가격이 씹사기라 걔들 입장에서는...
-
지금 텔그 1
서버터진거맞나요
-
fancy
-
질받해요 14
-
누군가가 선넘질은 해달라고 했는데 여르비에게 님 ㅂㅈ 넓어요? 라는 질문을 한 거죠...
-
다 했다 10
내가 해냈다구!
-
이렇다는건 채점기준에 부합하는말만 다 들어가면 좀 논리적비약이 있거나 서술이 좀...
-
간만의 새르비네
-
유튜브에 ‘수능 필적확인문구 노래‘ 검색하면 나옴
-
아 뭐가 문제지 진짜 개화나네
-
인증특) 2
아무도안돌려서 돌리면 돌아오는건 댓글2개와무관심뿐이라 수치사함
-
매사에 부정적인 분이셨는데..
-
ㅇㅈ 2
찜질방 팡
-
ㅇㅈ) 눈 ㅇㅈ 15
-
와 ㄹㅈㄷ 사실 1
내일 (사실 오늘) 토요일임 ㅋㅋㅋㅋ캬캬컄 게다가 일정도 약속도 없음 드디어...
-
틀딱 아님 ㅇㅇ
-
벅벅 긁었다 벅벅 풀었다 이만큼 시원한 의성어가 없음 뭐라하지 그 묵직하고 두껍고...
-
질문 안하면 오늘 밤 꿈에 양손에 민초 든 민초한입 나옴
-
아무나한번시작해볼래요? 재밌잖아요
-
손이시립대 ㅋㅋ
-
얼마나 행복하고 인생이 아름다울까..
-
인증메타돌려줘 3
으응나도보고싶어오랜만에
-
쫄지 말고 파이팅 하세요! 면접관 교수님분들 다 친절하시답니다 ㅎㅎ - 지금 퇴근하는 대학원생이
수필인가요?
어찌어찌 쓰다보니 그렇게 된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읽는 속도 무엇? 국어황 goat..,)
아뇨 마지막 줄만 읽었어요ㅋㅋㅋㅋ
어쨋든 수능대박 나시길
아이고 감사합니다 님도 수능대박 나시길 바랄게요
엥 글 하나 업데이트하시지 않으셨음?
그 글 삭제하신거임?
아니면 내가 무뇌인거임?
글 삭제하고 다시 쓴거에요
: "부디 열심히해서 내가 못다이룬 꿈을 너가 대신 이뤄줘라."
병신같은데 멋있어ㅋㅋ
부분 인정
ㄹㅇ 실제로 애니속 한장면인줄 알았음
St...a....y.....
화1 존버중인데 너무 힘듭니다 고인물형님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좀 구해도 되겠습니까? 형님
보닌도 덜고여서말이죠 ㅠ
?? ㄱㅁ
.... 진짜 고인물을 못보셨군뇨
이x해씨
내가장x하여
청경x
등등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넹 ㅋㅋ 그쯤되야죠
화1러 힘냅시다 전 끝까지 화학합니다 수능날은 50뜰것을 바라며..
화학추
계꿀화1외않혜?
같이 고인물이 되어서 50을 받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