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0 수능 문학 연계 대비, 논란의 ‘서울대생의 고함(ft.조국)’ 완전해설
집 나간 응우옌입니다. 책 사려고 들어왔는데 왠지 신기한 게 있네요. 저는 당연히 아직도 미친개이기에, 이상한 냄새를 기막히게 맡고 또 흘러들었습니다.
문학을 대비할 때 꽤 중요한 포인트는, ‘작가는 왜 이 글을 썼을까?’ 라는 물음이라고 봅니다. 알 없이 태어난 올빼미가 없듯이 모든 글에는 ‘이유’가 있고, 그 비밀의 열쇠를 지닌 것은 바로 글쓴이입니다.
하여튼 2080년 대수능에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 문학 작품이네요. 그때까지 대수능이 시행된다면 말이지. 한 번 들여다볼까요?
제목: 어느 서울대생이 고함(feat. 조국사태)
조국 사태에 관한 서울대생의 생각/고함이라고 하지 않고, 조국 사태를 그저 피처링으로 치워 놓았습니다. 단순히 해시태그 박는 인스타 인싸 놈들과 비슷한 표현법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실 글쓴이의 영리한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중요한 건 글이 서울대생이라는 권위를 지녔다는 사실이고(글쓴이는 서울대생이 아닌 것 같지만, 일단 독자들이 그렇게 믿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교묘하죠), 조국 사태는 사실 전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의미입니다(이 또한 교묘합니다). 제 목이 출제 포인트입니다. 자세한 의도는 곧 밝혀집니다.
심리전 기술은 서울대 문창과 정도에 손색이 없습니다.
1. 들어가며
이 이하로 아~주 길다란 인용문의 형식입니다. 거의 글 전체가요. 그러나 글쓴이는 인용이라는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고 시작합니다. 어찌 보면 형식적인 반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죠.
제가 참 좋아하는 까뮈의 ‘페스트’를 보면, 주인공인 의느님 리외가 곧 서술자요, 서술자가 소개하는 ‘기록’의 작성자이자, 그 기록의 중심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그 기록을 소개하고 있는 필자가 곧 이야기 속 의사 리외라는 사실은 소설 말미에 가서야 밝혀집니다. 이런 게 반전입니다.
오랑 시의 의사와 달리, 이 글이 인용이라는 사실을 숨김으로써(나중에도 퍼왔다고만 아주 짤막하게 언급함으로써) 글쓴이가 얻고자 한 효과는 세 가지입니다.
1) 서울대생의 권위를 등에 업었다. 즉, 극장의 우상을 이용한 것.
2) 글쓴이를 서울대생이라고 착각하게 하였다. 즉, 글쓴이와 서울대생을 동화하는 효과.
3) 발화점으로서의 책임을 벗어났다. 즉, 글쓴이에게서 글쓴이의 자아를 탈피시키는 효과.
2번과 3번이 모순되어 보이면서도 맞물리는 것은, 말바꾸기가 쉬운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이용했기 때문이지요. 곧 유체이탈, 아님말고, 나몰라라, 내로남불 4음보의 조화입니다.
장이 끝나고 막은 내렸습니다. 새로운 장이 펼쳐질 수 있으나 그것은 그 때 생각할 일입니다. 복기를 하며 되뇌어야 하는 본질적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치·민주적 절차에 있어 검찰 개입의 허용 여부, 사회구조적 양극화의 확대에 대한 해결책, 대통령의 내각구성권에 대한 견제 장치 도입 여부, 균형과 사실보도 측면에서의 저널리즘적 자성*입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저는 조금 다른 측면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 자성: 작성의 오타가 아니라, 자기반성 또는 자아성찰이라는 뜻. (응우옌 주)
인용된 발문 자체에 대해 해석을 해 보면, ‘검찰 수사 개입, 양극화, 제왕적 대통령제, 언론 윤리’ 라는 화두를 네댓 줄 언급함으로써 언뜻 보면 이 글이 그런 주제를 다루나 싶게 만듭니다. 그러나 사실 마지막 줄에서 ‘그딴 중요한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물타기에 들어가겠다’고, 인용문의 원 필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형식적 측면(서술자의 정체)과 내용 전개 측면(발문의 구조) 양쪽에서, 바깥 서술자와 안 서술자는 둘 다 끊임없이 반전을 시도하고 독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글의 전반을 관통하는 서술의 핵심인데, 비슷한 기법이 쓰이는 곳으로 보험회사나 다단계, 옥장판, 방문판매원, 히틀러의 연설이 있습니다.
2. 논란들
먼저 제 이력을 약간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일반계고 출신으로, 조국 장관의 딸과 비슷한 시기에 같은 교육과정과 입학제도를 통해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입니다. 또한 현재는 서울대 학부를 졸업한 이후 자대 대학원을 다니며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번 청문회 과정을 거치며 각자의 방식대로 감정을 증폭했지만,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마치 제가 검증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이력과 제 이력은 무척이나 닮아 있었습니다.
필자는 서울대 출신인데, 그냥 서울대가 아니라 조민과 비슷한 학종 출신의 서울대생임을 자백하고 있습니다. 사회악 전형으로 입학하다니요? 스스로의 권위를 낮춰 오히려 진실성과 친근감을 얻으려는 전략입니다.
참고로 연계 대비를 위해 추가 자료를 보겠습니다.
는 작가의 말이다.
혹시 몰라 [미디어 오늘]에 무기명 칼럼으로 투고하였으나, 게재되지 못하였습니다. [딴지일보]에 투고합니다.
언론사에서는 개소리에도 친절하게 리젝을 먹입니다. 하여튼 인용문의 작가가 대학원생인지 털복숭이 공방의 도제인지도 불투명합니다. 이런 것을 두고 ‘신뢰할 수 없는 서술자 기법’이라고 부르죠.
먼저 제 판단부터 밝히자면, 조국 후보자의 자녀는 자신이 속한 맥락에서 이 악물고 최선을 다한 학생입니다. 성실함과 악바리 근성으로 자신이 갈 수 있는 한국 사회에서의 엘리트코스 중 가장 최상의 길을 밟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 칭찬 받으려고 노력하는 공부 잘하는 학생의 전형, 그래서 어른들에게 예쁨 받는 아이. 그녀의 이력으로부터 저는 그것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기에 특혜로 보이는, 그녀에게만 허용되는 그 수많은 행운들은 무엇일까.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이력으로부터 국민들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난 그 ‘특혜’들은 사실 우리 사회가 엘리트 학생에게 부여하고 있는 ‘합법적이고 제도적인 특혜’입니다.
요약하자면, 댓글의 명쾌한 해석이 제시했듯 ‘조국 딸은 착하다’ 입니다. 자세히 살펴 볼까요? 서술자는 조민의 성실함과 악바리 근성을 제시하면서 그 근거를 생활기록부로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과 조민의 행로가 비슷했으니 조민은 자신과 같이 성실할 것이다’ 라는 논지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논제로부터 절대로 도출될 수 없는 결론을 이끌어냅니다. ‘조민의 전형은 합법적인 특혜다.’
머리가 띵하죠? 자, 논리 구조를 살펴 봅시다.
1) 조민은 생기부를 보아하니 아주 성실하다. (생기부의 신뢰성 언급 없음. 이걸로 반박하면 대뜸 나경원 의원 자녀를욕하기 시작함.)
2) 참고로 나도 제도 특혜 받은 서울대생인데, 내가 성실했으니 조민도 성실했을 것이다. (물론 추측이지만 나는 서울대생이니 이것은 사실임)
3) 따라서 조민이 받은 특혜는 합법적이다.
‘합법적’의 의미를 살펴 봅시다. 법률상 하자가 없으니 개돼지들은 따져선 안 된다는 겁니다. 첫째로 조민은 성실하지 않았고, 더구나 조민은 불법을 저질렀습니다. 아버지의 도움으로요. 이상의 시보다 난해하군요.
이명박 정부 시절 도입된 입시정책은 교육제도에도 효율성의 마법을 도입하는, 그리하여 대학에게 학생선발의 자유를 부여한 제도였습니다. 당대의 서울 상위권 대학들은 어떻게 하면 특목고 학생과 같은 우수한 학생을 한 명이라도 더 합법적으로 뽑을 수 있는지 고민하였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도가 입학사정관제였습니다. 저 역시 서울대의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로 수시 서류전형에 합격하였습니다. 당대 학교와 학부모들은 자소서와 생기부에 기입할 스펙을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특목고는 발 빠르게 그러한 프로그램들을 ‘제도화’하였고, 부족한 자원의 일반고는 전교에서 뛰어난 아이 몇을 뽑아 그 아이들에 온 선생님들이 달려들어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특목고는 ‘시스템화’한 것이고, 일반고는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죠. 조국 후보자의 자녀는 특목고에 진학하여 그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탄 것이고, 저는 학교로부터 간택을 받아 ‘분재’된 것입니다.
일단 현 화제의 모든 책임을 좋건 나쁘건 이명박 정권 탓으로 돌리고, 입학사정관제의 목적만을 언급하며 본질에 대한 논의를 방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릴게요.
범죄자 조민은 범죄자 조국의 범죄적 조력으로 범죄인 조작을 저질렀습니다.
이런 모순을, 그저 ‘학부모와 학생은 스펙 기입에 혈안이있고, 특목고가 수단을 제공했다. 일반고 또한 몰아주기를 할 수밖에’ 라는 식으로 퉁치고 지나갑니다.
조작이라니까요, 씨발!
‘오르비 평균보다 실력이 낮고 내신 국어 등급이 낮은 부잣집 자녀 꼴통 인재를 합법적으로 모셔가기 위해서, 가정 배경에 의한 금전적 투자가 대학 진학의 창구가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여튼 이명박이 시초였고, 나는 그걸로 꿀빨아 대학 왔다. 나보 다 똑똑한 것들을 누르고. 조민도 조민보다 훨씬 우수한 인재들을 거짓의 지팡이로 시궁창에 밀어넣고, 하여튼 뭐가 문제냐?’ 그냥 부조린데요? 어쩌면 대교협과 기득권층을 풍자하는 것일지도?
그렇다면 논문은 어떻게 할 것인가. 역시 당대에는 그러한 프로그램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특목고는 더욱 그러하였습니다. 과학고는 자체적으로 유수 대학 박사출신의 선생님과 학생들이 조를 이루어 실험을 진행하고 논문을 투고합니다. 그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저널도 운영되어 최소한의 성과라도 그럴듯한 논문 발간 이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그런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외고는 이과 학생들에게 조국 후보자 자제가 수행한 것과 같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일반고의 경우는 동아리 활동이나 학부모의 인맥을 동원해보지만 사실 특목고에 비해 역부족입니다.
많은 이들이 고등학생이 대학 연구실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논문 및 포스터의 저자를 가져가는 것에 분노하고 있던 그 와중. 이번 여름방학에도 어김없이 과학고 및 특목고 학생들은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의 실험실에 다녀갔습니다. 이런 시국에서도 입시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실험실의 자투리 시간, 자투리 주제, 자투리 데이터를 이용하여 간단한 실험 및 분석을 진행하는데, 이는 조국 후보자나 나경원 원내대표 자제들의 결과물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한국 학회에서 발행하는 임팩트 팩터가 낮은 저널에 ‘논문’으로 실을 것이냐, 아니면 학계에서 인정받는 국제 학술대회에 ‘포스터’로 발표할 것인가는 교신저자와 학생의 선택일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교신저자를 제외하고 해당 연구에 가장 기여한 사람이 고등학생일 경우, 제1저자를 그 학생에게 줄 것인가 아니면 제1저자 역시 교신저자가 가져갈 것인가는 교신저자의 선택이고 그 책임 역시 교신저자가 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논문에 관해 언급해 놓고, 뜬금없이 논문에 대한 개념 설명을 시작합니다. 비문학이 아닙니다. 이거 명백한 소설 맞습니다.
여기서 글쓴이가 사용한 전략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스터 저자와 의학논문 제1저자가 같다고 믿는 등신이 오르비에는 없길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나경원 대표의 자제는 외고의 초엘리트입니다. 태어나보니 어머니가 원내대표인데 낸들 안 그럴까요. 그런 사람이 한 바닥짜리 의학 ‘포스터’를 쓰는 건 역시, 사정을 아시는 특목고/외고생이라면 ‘일반인이라면 쫌 어렵지만 ㄷㄷ 가능하겠지 ㄷㄷ 금수저니까 ㄷㄷ’ 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근데 시발 태아 피 뽑은 논문의 제1저자, 출석한 적도 없는 인턴 생활, 후달리는 국어 등급을 들고 ‘번역 지원’으로 등극한 그녀의 비범함과는 견줄 수가 없습니다. 누가 논문 참여해서 대학 간 걸 욕합니까? 느그 따님은 권력의 힘으로 쓰지도 않은 논문에 참여했다고 조작을 저질렀습니다, 이 33자에 반론하라는 의미였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나 서술자는, 의학 포스터와 논문 제1저자를 사실상 비슷한 것인 마냥 취급하면서, 아니 오히려 논문을 ‘임팩트 팩터 낮은 저널에 오르는’ 좆밥 취급하고 포스터를 ‘국제적 권위 있는 학술지에 올라가는’ 것으로 포장해서 ‘우리 아씨도 논문 쓸 법도 했다!’ 그리고 ‘제1저자 그거 교신저자 쪼대로 주는거다 왜 참견’ 이 소리만 앵무새 새끼마냥 반복하고 있습니다. 뇌는 앵무조개랑 동급일 놈이.
그래놓고 내는 결론이 뭐겠습니까? 나경원 대표는 친일파다. 뻔합니다. 레파토리가 뻔하니까 이제 참다 못해 지지율이 40을 미끄러진 겁니다. 나경원 대표가 친일이면 응우옌은 일본 국적을 받아야 합니다. 시팔 펜텔과 유니클로와 닌텐도의 이름으로.
여기서 이 모든 내용이 서울대생을 가장한 오르비언의 양심인 양 포장되어 있단 걸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의 서술자는 사실 딴지일보의 객원입니다. 연계 포인트라는 걸 다시 강조합니다.
장학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이러니 하게도 그녀에게 문제가 되었던 장학금은 모두 ‘교외’장학금입니다. 교외장학금은 기준이 없습니다. 이준구 교수님 및 많은 교수님들의 노력으로 대부분 서울대의 ‘교내’ 장학금은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선정됩니다. ‘국가 장학금’과 합치게 되면 소득 8분위 미만 대부분의 학부 학생들은 장학금을 수여받을 수 있게 됩니다. 남는 것은 학점 기준을 못 맞추거나, 소득수준이 높은 학생인데 이런 학생들에게는 보통 교외장학금이 주어집니다. 저 역시 소득수준이 높아 교내 장학금을 받지 못하던 와중에, 교외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교외장학금은 출연자의 기준에 맞추어 지급됩니다. 일반적으로는 성공한 기업가가 자신과 분야가 비슷한 연구를 수행하는 서울대 교수에게 추천권을 부여하고, 해당 교수는 매 학기마다 관련된 주제에 걸쳐있는 학생들 중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학생을 추천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소득수준이 높음에도 장학금을 받았다는 ‘상대적 박탈감’ 주장은 적어도 서울대 내에서는 기각됩니다. 소득수준이 낮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기 때문입니다.
길게 써 놓으니까 잘 썼다고 착각하는 X신들이 생깁니다. 오르비언들은 안 그러길 바랐는데, 하나 있었습니다. 이 문단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1) 교외장학금이다.
2) 참고로 나는 금수저인데 장학금 해쳐먹었다.
3) 어차피 거렁뱅이들한테 국장 다 준다. 좀 해먹는건 불공평하지 않다.
저도 제 고등학교에서 교외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제게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백만 원을 받아서 십만 원은 책 사고 40만원은 수시원서 쓰는 데 넣었습니다. 5만원은 생활비에 보탰고, 45만원은 아꼈다가 등록금에 보탤 겁니다. 빚도 많고 집에 돈도 없는데 딱 복지혜택을 못 받을 만큼 벌다 보니 받은 피같은 돈입니다. 이 45만원을 아껴야 합니다. 현실에는 피눈물이 나지만 남은 통장조차도 제겐 너무 소중합니다.
그런데 필자는 ‘어차피 거렁뱅이들한테는 국장+교내장 들어가니까 조민같이 출석도 안 하는 금수저 기득권이 교외장학금 좀 돌려먹어도 저언혀 불공평한 일이 아뉩니돠~’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XX발XX라고 욕을 하려다가 참았습니다. 이걸 진지하게 잘 썼다고 빨아 주거나 믿는다는 건 머릿속에 논리구조도를 그릴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소리입니다. 오르비에는 그런 금수가 없길 바랐는데, 하나 있었습니다.
봉사활동은 무엇인가. 솔직하게 말해서, 제 또래 학생들 중 진정 정직하게 봉사활동을 한 친구들은 거의 없습니다. 정말 성실하여 동네 도서관에서 네 시간 봉사활동을 하더라도 그 확인서에는 여섯 시간으로 찍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역시 하지 않은 대청소를 봉사활동으로 인정해주거나, 두 시간의 쓰레기 분리수거 활동을 다섯 시간의 활동으로 기록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어머니가 대신 봉사활동을 가서 아이의 이름으로 확인서를 받았고, 심한 경우는 봉사 대신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해당 기관으로부터 봉사활동 확인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대입에서나 중요한 요건이었지, 대학원 입시에서는 하등 중요하지 않은 요건입니다.
응우옌은 감사의집 가서 할머님들 발을 씻겨 드리고 바닥을 닦았습니다. 1시간 45분 일하고, 이제 충분하니 가라시길래 인사드리고 나왔더니 neis 연계 2시간을 받았습니다. 봉사활동제는 그렇게 구멍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서술자는 이를 활용해 ‘개나소나 봉사활동 빼는데 뭐가 중요하냐’고 언급합니다. 개새퀴가, 감사의집에서 15분 얹어주는 거랑 중앙아시아 해외봉사를 가라치는 게 구분이 안 되나 봅니다. 봉사시간만 따지면 모르죠, 실적에 ‘감사의집 2시간’이랑 ‘중앙아시아 해외봉사’가 얼마나 다른 무게인지를 아예 언급을 안 하고 있습니다.
이딴 허접한 실드를 칼럼이랍시고 미디어오늘에 들고 가면 주둥이에 리젝펀치를 안 맞은 게 용한 겁니다. 진지하게, 마음속에 글쟁이를 품은 사람이 보기에는 너무 눈물이 나오는 글입니다. 어흑……!
음... 보십시오. 서술자는 이런 식으로 형식의 측면을 교묘히 활용해 독자의 감정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천재죠?
저는 위의 굵직한 사건들을 맥락화하여 합법적이고 제도적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모두가 이해됩니다. 실제로 서연고 및 설포카에는 조국 장관의 딸과 비슷한 코스를 밟은, 혹은 더 대단한 이력을 가진 학생들은 수두룩합니다. 그들 모두를 입학 취소할 자신이 없다면,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지울 순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짚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각각의 사건은 이해가 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전혀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영외고 – 고려대 – 서울대 – 부산대 의전원’이라는 엘리트 코스를, 보통의 사람들은 죽을힘을 다해 노력해도 하나도 성취하기 힘든 그 과정들을 코스로 큰 장애물 없이 밟아가니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뇌피셜로 조민이 합법적이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미친 새끼가, 조작이 있는 사람은 다 솎아내는 게 사회정의 아닙니까? 그리고 권력이 개입해서 이루어진 조작은 가장 엄정히 처벌해야 하는 ‘비리’ 아닙니가? 무엇보다 피눈물 흘리면서 수시 준비하고 기어코 합격한 명문대생들을 왜 범죄자랑 동격으로 놓고 있을까요?
여기서 주요 표현 상 특징 2번째. 앞에서도 자주 보였다시피, 전혀 엉뚱한 타자를 조민과 동격으로 끌어들여 실드에 활용하는 ‘견강부회’입니다. 설카포의 엘리트 학생들, 그리고 마찬가로 엘리트인 나경원 대표의 아들을, 조민과 동급으로 놓는 것이 마치 당연하다는 어조입니다. 조민은 아버지의 힘을 빌어서 옷깃 한 번 스친 논문의 제1저자를 받았습니다. 오히려 죽을힘을 다해 그 엘리트 코스를 밟은 건, 서술자가 가슴 깊이 증오하고 있을 나경원 대표의 자제요, 안암과 관악에서 결연히 들고 일어난 한국의 자랑들일 겁니다.
‘이상한 느낌이 들’ 만하다고 언급했는데 거기에 관해서는 그냥 입 다물고 있습니다. 위 글의 맥락만으로 추론해낼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조민이 그만큼 뛰어난 사람이라는 게 팩트다’라는 전제입니다. 그 전제의 근거는, ‘생기부를 보니 성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뿐입니다.
3. 첫 단추와 모순
해답은 ‘첫단추’입니다. 모든 것은 ‘한영외고’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순간부터 그 아이는 사회에서 제공하는 ‘합법적이고 제도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을 기회가 주어집니다. 대부분 방향과 인프라는 주어져 있고, 학생은 열심히 노력만 하면 됩니다. 서울대는 30%가 특목고 출신입니다. 카이스트는 70%가 특목고 출신이고, 포스텍은 50%입니다. 의전원과 로스쿨의 압도적 다수는 서연고 및 설포카입니다. 우리 사회는 첫 단추를 잘 낀 아이가 마지막 단추까지 별 탈 없이 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실수를 하거나, 잠깐 게을렀던 아이는 처음 발생했던 격차가 시간에 따라 점차 벌어져 마침내는 아무리 ‘노오력’을 하더라도 그 격차를 메울 수 없습니다.
신나게 ‘제도적 장치’니 ‘일반고는 선택과 집중’이니 특목고를 옹호하다가 뜬금없이 한영외고를 공격하고 나섰습니다. 끝까지 합법이라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다고 조씨 일가의 행적이 합법이 되는 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길게 써 놓으면 진짜로 합법이 된다고 믿는 케이스가 있어서 문제라는 겁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저는 이 청문회 과정에서 조국 장관이 국정농단을 한 것 마냥 분노하는 제 또래의 청년들을 보았습니다.
일단 밝히고 들어갑니다. 조국 장관은 검찰을 독재자 문재인과 기득권 민주당 정치권력의 수하에 놓기 위해, 공수처 같은 독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의사인 양 가장하고 독재를 돕는 것은 국정농단입니다. 물론 물밑에서도 수사 개입의 정황이 드러나 버렸죠. 최성해 동양대학교 총장님과 윤석열 검찰총장님 덕분에 이 모든 거짓말이 추악함을 드러냈습니다.
맨 처음, 저는 단순히 엘리트의 사회를 이해하지 못하는 우경화된 ‘범부대중’의 분노표출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 보니 제가 정말 잘못 판단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찬성과 반대의 국민 그 누구도 비판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효율성이 강조된 무한 경쟁의 입시제도에서 청소년기를 보냈고, 낭만이 없이 도서관에서 학점 경쟁을 벌이다가, 지금은 바늘구멍 취업 시장에 던져진 청년들이 분노의 주체입니다. 이 청년들에겐 ‘어차피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으로 사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마치 자기 자신은 고고한 척하며 사익을 앞세우는 자들을 꾸짖었던 인물이 보여준 ‘위선’이 ‘배신감’으로 느껴졌던 것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첫 단추 사회’임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 자신이 그 첫 단추를 만회하기 위해 투입했던 ‘노오력’의 무력함과 그 절망감을 마주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렇게도 그들은 조국 개인의 ‘비리’를 원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비리가 되고, 그리하면 아직 개인적 차원의 노력을 할 명분이 있는 것이죠.
여기서 또 수준 높은 문학적 반전이 나타납니다. ‘조국 장관이 국정 농단을 (실제로는 저지르지 않았는데) 저지른 것마냥 분노하던’ 또래들의 ‘처지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을 딴 데 돌렸습니다. 그럼 맥락에서 ‘저지른 것마냥’은 은근슬쩍 살아서 빠져나가는 겁니다. 이딴 식으로 끝까지 문맥을 흐리며 조국의 결백을 지 혼자 기정사실화하는 고도의 문학 기법입니다.
그래서 마치 조국의 비리가 ‘생각 없이 동기만을 추앙하는 개돼지 국민들이 어거지로 만들어낸’ 비리인 것마냥... 씨발... 개새끼가... 광우병... 세월호는....! 이 씨발...!!!! 씨발!!!!!
넘어갑시다.
실제로 특목고의 손쉬운 명문대 입학, 설포카에 쏟아지는 장학금들, 서연고에게 유리한 전문대학원 입학 등은 대다수 사회구성원들의 희생을 밟고 서있습니다. 국가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명 ‘효율성’ 혹은 ‘엘리트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특정 집단에 역량을 쏟아 붓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엘리트 교육이 잘못된 것은 전혀 아닙니다. 사회적 선택의 문제일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엘리트 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적이 있는가 하면, 그렇진 않은 것 같습니다. 교육적으로 계급을 나누고 그에 따라 수반되는 불평등은 개개인에게 주어진 ‘처지’일 뿐 각 구성원들이 동의한 ‘의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금의 분노가 표출되는 것이겠죠.
아니요, 조국의 권력비리에 따른 자질 문제와, 독재자 문재인의 국민의사에 반하는 임명 강행이 시위의 불길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엘리트 교육에 편승해서, 엉뚱한 인물이 가정 배경만으로 인재를 위한 자리를 빼앗아 가는 현실을 고치기 위해 발호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비리의 심장이 좌파 기득권이라는 사실을 마침내 깨달았기에 촛불은 반대로 돌아섰습니다.
모든 것이 미심쩍었던 저번과 달리, 이번에 시위에 나선 대학생들은 (동기를 보건대) 갈등론자가 아닙니다. 엘리트, 지식인, 말 그대로 완전한 기능론자들입니다. 썩어빠진 병폐가 사회의 질서를 잡아먹어 배불리는 현실에 분노한 겁니다. 그리고, 지금 수험에 발이 묶여 있는 우리 모두 마땅히 그러해야만 합니다.
문제는 모순입니다. 약자라 하여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제 또래의 청년세대는 ‘불평등한 것은 견딜 테니 과정만은 공정하게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험’이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시험의 부활’을 외칩니다. 하지만, 분명 모순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제 또래 청년 세대들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공공기관 및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요구에 대해 ‘그렇게 주장할 거면 시험보고 합격해라’라며 분노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시험을 통해 진입한 엘리트 집단의 ‘불평등’에 분노하고 있죠. 불평등은 증가하는데 불공정이 감소하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생물학적 노화에 따라 시험을 통과하지 못할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게다가 ‘정규직 채용’도 아닌 ‘처우개선’에도 시험이 공정하다는 명분으로 반대하면서, 첫 단추를 만회할 수 없는 사회에 분노하는 것은 분명 모순입니다. 서울대생들만 뽑는 대기업을 비판하며 ‘블라인드 채용’을 주장할 때에, 서울대생들이 ‘그렇게 억울하면 너도 다시 공부해서 서울대 들어와’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과학고 학생들을 위주로 뽑는 카이스트를 비판할 때에 과학고 학생들이 ‘그렇다면 너도 중학교 때 공부 열심히 해서 과학고 들어오지 그랬어.’라고 말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횡설수설입니다. 자동기술법으로, 대표적으로 이상과 같은 다다이즘 문학에서 보입니다. 무의미시의 김춘수도 참고해서 공부해야겠죠. 그러고 보니 그리트에도 그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일단 지금 이 사단이 난 게 빽으로 대학 들어간 조민과 권력계층이 아니라(왜냐 그녀는 아무튼 순결하니까) 한영외고, 그리고 ‘본질’을 파악 못하는 느그 개돼지게가재들이다 이런 내용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제발 순결하신 우리 조민 아가씨를 그만 패고 한영외고를 욕하러 가라, 이런 내용인 거 같습니다.
수갤에서도 안 받아 줄 이딴 글을 미디어오늘에 들고 간 필자는 뭐죠? 이걸 받아준 딴지일보는 뭐죠? 애초에 딴지가 받아주긴 했나요?
서울대에서 조국 장관 임명 반대를 위한 집회를 했다고 미디어는 보도합니다. 그러나 사실 압도적 대다수의 서울대 사회 내부는 잠잠합니다. 그 시기의 저 역시 침묵하였습니다. 먼저는 ‘입시부정’이라는 키워드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너무나 이해되는 일들에 대해 시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그 당시에는 전혀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서울대로 대표되는 엘리트 집단이 누려왔던 ‘제도적 특혜’가 이슈화되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표면위로 드러나 명문대 학생이라는 신분만으로 합법적으로 제공되는 제 눈앞의 이익이 사라지는 것은 제게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그야 그렇겠죠 이 새끼는 서울대생이 아닌데. 애초에 서울대 면접을 뚫는 정도의 인간이면 계층의식에 찌든 허세가 저렇게 속 깊이 우러나오진 않습니다. 어차피 다음 문단 가면 이 개새끼가 뉴스공방 도제라는 건 만천하에 드러납니다.
그리고 하여튼 마당한 인재들의 자리를 학종의 구멍을 통해 빼앗는 데는 오점이 없다는 입장인 거 같습니다. 꼬우면 느그도 기득권 하든가~? 좋다 이겁니다. 누군 기득권 되기 싫어서 서울대 노리는 줄 아시나. 근데 응우옌과 오르비 친구 들은 노력을 하고, 조민은 빽을 쓴다는 차이죠. 일단 들어 봅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정작 분노해야할 여타의 대학생들의 분노는 주목받지 아니하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기득권에 속하는 서울대, 고려대 학생들의, 그것도 그들 중 소수들이 모인 집회만이 미디어에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제 눈에 서울대 집회에 모인 이들은 자신이 이룩한 엘리트 신분의 가치가 조국 장관 딸의 사건으로 하락하는 것에 분노하는 것으로 보일 뿐, 여타의 대학생들이 겪는 불평등에 연대하는 것으론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작년에는 설포카 학생들만이 주로 혜택을 받는 ‘병역특례의 유지 및 확대’를 주장했던 자들이 현재 서울대 내 조국 임명 반대 집회의 주축이 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미디어는 이러한 집회들 역시 불평등하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명문대 학생들이 분노하면 뭔가 대단한 이유가 있고, 사회적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는 편견 속에서 말이죠.
보세요. 이 사람은 서울대생 아닙니다. 따라서 제목은 모순형용입니다. 글쓴이는 본문의 서술자가 아니고, 서술자는 서 울대생이 아닙니다. 제대로 대비 안하면 연계됐을 때 개털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단에서 서술자의 정체가 드러나는데요, 제가 머리가 띵하니까 정리하겠습니다.
1) 서울대 놈들은 기득권, 군특혜 옹호하는 천하의 기득권!
→ 그냥 좌익 아저씨였습니다.
2) 그런데 이제 와서 조국 장관님의 따님을 공격한다? 씹새끼들!
→ 운동권 출신이라, 대학생들한테 잘못 걸리면 좆된다는 걸 뼛골 깊이 인지하고 있습니다.
3) 엘리트 기득권이면 기득권답게 기득권 유지나 쳐 해야 될 거 아니야!!!
→ 그래야 수시 악용해서 명문대 보내 놓은 좌파 기득권 자녀들이 편하게 살지!!!!!
글쓴이가 좌파 계층의 중핵에 있는 인물인지, 방구석에서 가랑이를 긁는 선전선동팀 당직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전자라면 아마 이건 자기 딸에게 기득권을 물려주기 위한 의지의 외침일 겁니다.
저는 평생 서울과 정반대인 부산 교외의 어드메서 살았습니다. 관악산 기슭의 냄새를 맡아 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서울대생이 이딴 개소리를 할 거라고는 전혀 믿지 않습니다. 생활에서 동료검토가 이루어지는 대한민국의 명문이 저딴 사상에 빠져 있기란 힘들기 때문입니다. 앞 문단에서 미묘하게 기득권을 붙들고 놓지 못하는 쓰레기 국민의 냄새를 풍겼던 것도, 여기서 이중 삼중의 반전을 내보이며 충격을 일으키기 위한 복선이었군요. 아니면 그냥 추악한 본색이거나.
이 역시 모순입니다. 비난받아야 할 주체들은 적반하장 식으로 분노하고 있고, 분노해야할 주체들은 오히려 침묵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역시 엘리트는 뭔가 다르겠지 생각하며 불평등하게 이들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불평등은 받아들이라 하면서, 불공정은 참지 못하는 것 역시 모순입니다. 그런 사회는 존재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 사태를 겪으며 우리는 여러 가지 생각하여야 할 문제들과, 풀어내어야 할 모순들을 떠 앉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비난받을 주체라고 비난하시는 겸손함. 아니면 서울대 출신이라는 설정을 까먹으셨나 봅니다. 또, 차등 분배와 접근기회의 불평등을 또 동격에 놓고 있는, 사회문화 3등급도 안 걸릴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문을 엉뚱한 데로 돌리면서 조국 공주님을 대피시키려고 안간힘입니다.
4. 나오며
모든 정치인들은 빚을 집니다. 그리고 그 빚진 자들에 휘둘리며 그들을 위한 정치활동을 하게 됩니다. 조국 장관은 가장 먼저 본인의 가족들에게 빚을 졌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앞서 이야기한 이 계층에 ‘상처’를 주었습니다. 즉, 조국 장관은 우리 사회의 ‘낙오된 자’들에게 빚을 졌습니다. 그것이 의도했던 아니던, 실은 매우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조국’이라는 인물이 우리 사회 엘리트의 화신이 되는 순간부터 조국 장관은 사회 전체가 지분을 나누어 공동 소유하고 있던 모든 채무를 혼자 인수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장관 임기 중에 이들을 생각해야함은 물론이고, 특히 장관 임기 후에 ‘고고한 학자’의 표상으로 연구실에 틀어박혀 논문이나 쓸 생각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정치는 아니더라도, 사회에 뛰어들어 본인에게 표출된 그 분노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공직자의 의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번 계기로 권력기관에게 빚을 지지 않았다는 점이 확실해진 것은 참 다행입니다.
국정농단을 저지른 적 없다며 열심히 실드치던 조국을 갑작스레 까내리고 있습니다. 마치 오림의 군영에서 황개를 매질하던 주유와 같고, 자베르의 포박을 풀며 하늘에 공포탄을 쏘던 장 발장과 같으며, 주인공의 가슴을 콩 두드리고 도도도 도망가는 츤데레 히로인과 같습니다. 인용문의 글쓴이는 발문과 문미에서 조국을 대충 까는 척하면서, 본문에 숨겨 둔 실드를 은근슬쩍 내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앞뒤만 보고 잘썼다 균형잡힌 시각이다 ㅠㅠㅠ 하면서 빨아 주는 사피엔스 결격자들이 나타나는 겁니다. 중립적인 척하기, 선동의 기본이죠.
그리고 조국이 빚을 질 곳은 감옥입니다. 자기가 뭔데 ‘다음엔 그러지 마라~’ 하고 해피엔딩을 선언합니까. 왜 조국이 사회 엘리트의 업보를 모두 짊어진 조국 그리스도가 됩니까. 비유적인 광신이 아니라 정말로 종교의 영역에 달했습니다. 그러니 이 글은 종교적 잠언이 담긴 글이었습니다. 아멘.
이 글을 마치며 제 견해를 밝히자면, 비겁하지만, 저는 엘리트 교육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효율성 있는 엘리트 교육의 장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엘리트 교육에 찬성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우리 사회가 ‘첫 단추 사회’에서 벗어나 ‘노오력’으로 패자부활을 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자고 합의를 한다면 기꺼이 그에 발맞추어 제 기득권을 내려놓을 뿐 아니라 그에 연대할 것입니다.
지금껏 엘리트 교육을 찬양했으면서 언제 반대한 척을 하고 있군요. 사실 ‘4. 나오며’ 파트 자체가 전반부와 논리적 호응 자체를 상실한 별개의 단락입니다. 다른 사람이 썼나요?
어쩌면 서울대생이라는 설정을 세우고 기득권을 자처한 것이, 독재에 대항해 일어난 서울대생들을 욕먹이기 위한 설계였겠지요. 그러니까 전체 논지가 다음과 같습니다.
1) 엘리트 교육은 필요하고 조민은 무죄다.
2) 나는 기득권이다. 명심하길 바란다.
3) 그래도 착한 척은 하겠다. 크흠... 노력이 보장받는(하략)
반응: 잘썼어ㅠㅠㅠㅠ큐ㅠㅠ뿌셔ㅠㅠㅠ
하... 제발... 이과감성이니 인스타니 그런 것들 때문에 한국의 글쓰기는 전정기관을 잃었습니다. 이제 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정신’이 아니라 ‘길이’로군요.
대선에 버금가는 이 사회적 비용을 헛되이 버리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가장 먼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분노를 모으고, 스스로의 모순을 풀어내어, 분노의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끝내는 연대해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양분된 사회가 치열한 논쟁으로 그 간극을 좁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모순이 무엇인지를 얼버무리고 대충 조민이 저지른 잘못의 위치를 은폐하고 얼렁뚱땅 깨어 있는 중립자인 척하면서 인용문이 마무리됩니다. 밝혀 두겠는데, 사회를 양분한 건 청년과 학생을 버러지로 아는 표 갈라치기입니다.
이제 이 작품을 걸작의 반열에 올려 놓은 결말부를 감상합시다. 이 글의 ‘전달자’인 글쓴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랜만에 들어오네요.
저를 아시는 분이 남아계실런지...ㅎ
하여튼 과거의 지위를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퍼온 글입니다.
이제야 본색이 드러납니다. 심지어 딴지일보라는 걸 밝히지도 않았습니다. 댓글에 대충 걸려든 짝짜꿍이 하나 보이니까 그제서야 냅다 딴지의 깃발을 걸어 버립니다. 제발 반전은 그만!
저도 조국 사태를 보며 알 수 없는 분노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특히나 수험생인 입장이기에 더 컸던 것 같네요.
이 글에서 유일하게 맞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틀린 부분도 있습니다. ‘알 수 없는 분노감’이요. 당연히 알 수 있는 분노감입니다. 누가 잘못했는지 우리는 압니다.
하지만 서술자는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뭐, 일부러 저런 게 확실하지만, 평가원 문제였다면 복수정답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쳇.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이 분노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 지
방향성을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글쓴이가 원하는 ‘방향성’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런 똥글을 갖고 선동하려던 방향성은? 애초에 논리란 게 없는 글에서 도대체 무엇을 이해해 내겠습니까? 그러나 글쓴이가 바란 방향성은 명확합니다.
‘조민은 잘못이 없다.’
정치떡밥이고 자시고 이건 지금 공교육 체계에서 갈려나가는 수험생으로서 좌시해서는 안 되는 화두입니다. 사실 조국이 장관을 하든 말든? 어차피 우리는 미세먼지랑 가습기살균제 먹고 일찍 죽을 거잖아요. 아니면 성공해서 뜨든지. 우리의 앞날은 조국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이니까, 그걸 여기서 읊조리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민의 비리를 용서하는 건, 여러분의 미래가 아니라 여러분이 노력해서 쌓아 온 과거를 저버리는 짓입니다. 공교육 12년, 고등학교 3년, 나 스스로를 위해 또 1년, 2년 더. 여러분이 만들어낸 땀의 수정이, 공부의 열매가 짓밟히는 것만큼은 용인해서는 안 됩니다. 학생의 본분이 공부라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우리가 일궈낸 공부잖아요. 그 노력의 결실을 당당히 요구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학생이면 이런 현실에 분노해야 합니다. 저 또한 이성이 패배하고 광기가 민주주의를 운전하며 교육의 공정함이 진작에 죽어 묻힌 세상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많은 오 르비언 분들도 함께 분노해 주셨습니다. 분노는 저처럼 욕지거리를 하는 데 쓰일 게 아니라, 마땅히 나은 세상을 직접 만들겠다는 에너지가 되어야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나아갈 길을 위해 물길을 틀어 주는, 악한 의지를 위한 기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많은 분들이 저 글을 보고 콧방귀를 뀌셔서 저는 정말로 기뻤습니다. 랜선 가운데에도 지성은 살아 있다는 걸 느낍니다. 하지만, 깊은 생각을 할 줄 모르는 단 한 사람을 위해서 저는 오르비에다 또 똥을 지렸습니다. 누군가는 조목조목 뜯어 부숴야 하는 그릇된 사상의 탑이었으니까요. 제가 아닌 누구라도, 인류의 이성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영원히 수행해야 하는 임무지요. 바로 ‘오랑캐여, 오랑캐를 제압하라!’
날이 슬슬 춥습니다 할 타이밍인데, 덥고 또 태풍이 오네요. 온난화스웩. 남은 기간 수능과 연계 대비 잘 하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몸 건강이 제일입니다
떳떳하고 올곧은 우리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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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추
쪼아요
중요도 S
상훈T 세월에 쎄게 맞으셨네...
아 미치겠네 ㅋㅋㅋ
왜 이리 정치글이 판을 치는지, 참...
60수하면 만날 수도 있어용
조만간 진짜 자료를 올리든지 하지요.
무엇보다 한국 공교육 문제의 핵심인데, 한국 고삐리 사이트의 중심에서 논할 수도 있죠.
제가 제목을 '2020 수능 문학'이라고 봤는데,
지금 보니 '2020'이 아니라 2080이네요.
저는 진짜 자료글인 줄 알고 들어왔다가
정치글이라서 순간적으로 불쾌한 감정이 들어
거칠게 댓글을 달았습니다.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정치글이라서 불쾌한글 (x)
조국비꼬는 글이라불쾌한글 (o)
ㄴㄴ
그건 아닙니다.
뭔가 저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어림짐작을 하신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입시, 교육에 대한 게시글이나
자료글이 아닌
정치글이 메인이나 추천으로 많이 올라왔었고
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
저리 반응한 것입니다.
요근래 딱 세개봤네요. 어제오늘 이거까지 세개요
세개가 많은건가요?
이정도로 불편하시면 그냥 수만휘 ㄱㄱ
그리고 조국까는거 옹호하는거 자체가
입시 교육에 관한 게시글인데요?
특히 이번 글은 조국 비판을 아예뜬금없는게 아니라
오르비 입맛에 맞게 잘 표현하셨다는 점이 좋네요.
그리고 본인도 정치쪽 게시글 꾸준히 쓰시는것같은데;;
요근래 딱 세개?
오르비에 들어오시는 시간대와 빈도,
그리고
말씀하시는 '요근래'의 기간이
정확히 어느 정도 인지
본인 스스로 파악을 하시고 답글을 다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그 보다는 훨씬 더 많이 봤으니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오르비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연계자료 기다라지마시고 공부하시는게 제일 나을듯 ㅋㅋㅋ 저도 애지간히 상주하는편인데.. 근데 요즘 안올라온거 사실 아님? 어제 예비 오수생이 첫스타트 끊은것같은데
또한
제가 교육과 오르비와 무관한 글을 올린 것은
8월 6일 이후 없습니다.
정치글도
'엄마부대의 망언'
'사형제'
'워마드'
'조두순'
에 관한 글 정도 입니다.
이를 가지고
제가 정치글을 꾸준히 게시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요?
어제 말고 정치글 마지막으로 메인 올라온게 9월 22일 의사 4400명 글임. 최근에 정치글 안올라온거 팩트임 ㅇㅇ 예비 오수생이 선동으로 스타트끊음
뭐 꾸준히 게시하고 있다의 의미는 받아들이기 나름이니까요. 님정도면 정치글 쓰는사람 욕할자격 없다고봄. 그냥 조국까여서 싫다고하셈 그럼 ㅇㅈ
네.
저도 수험생인지라
오르비에 상주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공부하는 쉬는시간에 들어올 뿐입니다.
실시간으로 오르비에 올라오는 자료를
마냥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지는 않구요.
저,
조국 싫어하는데요?
ㅇㅋㅇㅈ해드릴게여. 다만 팩트는 요근래 정치글 메인글 올라온건 거의 없었다는점. 그쪽이 정치글에 히스테릭 부릴만한 자격은 없다는점.
팩트는
28일에 두 가지 조국 사태에 대한 글 두 가지가 추천글로 올라왔습니다.
22일 의사 글이 아니라...
https://orbi.kr/00024770992/%E2%80%9D%EC%96%B4%EB%8A%90-%EC%84%9C%EC%9A%B8%EB%8C%80%EC%83%9D%EC%9D%B4-%EA%B3%A0%ED%95%A8%E2%80%9C%EC%97%90-%EB%8C%80%ED%95%9C,-%E2%80%9D%EC%96%B4%EB%8A%90-20%EB%8C%80%E2%80%9C%EC%9D%98-%EB%8C%80%EB%8B%B5
https://orbi.kr/00024768656/%EC%96%B4%EB%8A%90-%EC%84%9C%EC%9A%B8%EB%8C%80%EC%83%9D%EC%9D%B4-%EA%B3%A0%ED%95%A8(feat-%EC%A1%B0%EA%B5%AD%EC%82%AC%ED%83%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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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그니까 아오 답답해 ㅋㅋㅋ 어제오늘 세개올라왔다고요 이거까지 ㅋㅋㅋ 그거 말고 그 이전에는 22일이라고요.
예비 오수생이 스타트끊었다는게 님이 링크한 아랫글이에요. 그 이전까진 정치글도 안올라왔는데. 겨우 이틀간 정치글 3개가지고 요즘 정치글많이올라와서 기분나쁘시냐고 여쭤본거아닌가요 제가? 제가 입이 터지라 말씀드린건데 안보신건가요? 지금 12시지나서9월30 일 된거고요 어제오늘 28 29일말씀드린거에여
알겠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나 봅니다.
제 생각에
오르비에 메인 뿐만 아니라
일반 게시글에도 요즘 정치글이 너무 많이 올라온다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고
그 생각에 갇혀
정확한 사실 파악이 안된채
댓글을 단 것 같습니다.
불편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저도 마지막에 선을 넘어서 죄송합니다.
조심하겠습니다.
그냥 대충 읽으면 뭔가 그럴듯하게 써놓긴 했는데
역시 문학은 해설이 있어야 이해가 잘 되는군요
이게 에피의 벽인것을 느꼈습니다
2080은 치약인가
글에 논리가 없어서 이해가 잘 안됐었는데 정상이었구나
연계추
저녘때 정독해봐야지
저 글 읽다가 내용이 꼬여서 혼났네요 역시 글은 평가원글만큼 깔끔한게 없죠 ㅎㅎ 문학 풀이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저 글 추천은 26해서 혼나보라고 누른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