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변선생 [342667] · MS 2010 · 쪽지

2012-11-17 23:51:09
조회수 1,512

수능성적과 입시는 똑같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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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났습니다. 수능점수는 좀 있으면 나올 겁니다. 수능 점수는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미 결정된 점수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수능점수는 싸움의 능력과 비슷합니다. 싸움의 능력이 높은 사람이 싸워서 이길 확률은 높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어쩔때는 싸움을 더 못하는 사람이 이기는 역전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런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입시입니다. 수능점수가 높아도 떨어지는 학생이 있고  반대로 수능점수가 낮아도 붙는 학생이 있습니다. 

일단 여러분들은 자신의 점수패턴을 잘 인식해야 합니다. 내가 갖고 있는 강점이 표준점수인지 백분위인지, 여학생의 경우 남녀공학을 지원하는게 유리할지 아니면 여대를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지 등을 파악해야 합니다. 올해처럼 외국어 영역이 어려우면 표준점수를 쓰는 학교에 있어서 외국어 영역은 비중이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백분위는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줄어들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점수 패턴을 보면서 어떤 조합에서 가장 유리한 결과가 나올 지를 파악하는 것은 입시에서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그 다음으로 올해 학생들을 모집하는 학교들의 패턴을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수생들을 지도하다보면 아주 다양한 학생들이 존재함을 입시때 또 다시 파악하게 됩니다. 입시정보를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찾아오는 학생부터, 자신의 일이 아닌 것처럼 제대로 조사도 안해보는 학생까지 존재합니다. 그런데 입시 결과를 보면 열심히 스스로 찾아보는 학생들의 결과가 좋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아무리 입시전문가라고 할지라도 학생 스스로가 열심히 조사하는 만큼의 정보는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십만원을 들여서 입시전문가와 상담을 해도 자신이 스스로 열심히 찾지 않는다면 나에게 꼭 맞는 조합을 발견하는 것은 힘든 일일겁니다. 

실례를 들어보겠습니다. A라는 학생은 자신의 점수패턴에 맞는 학교와 과를 찾기 위해서 입시자료집을 8시간 정도 공부하고 하나의 과를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과에 붙었습니다. B라는 학생은 자신이 관심이 있는 학교 입시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의 점수를 불러주고 작년 기준으로 붙을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 학교에서 그 전해에 그 점수로 예비 몇 번으로 합격했다는 말을 듣고 지원해서 예비 몇 번으로 붙었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자신의 점수가 안나온 것에 한탄을 하며 시간을 낭비한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조합을 찾아서 입시에서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입시는 불확실한 점이 있습니다. 이 점 떄문에 "입시는 운이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실제로 그럴 수 있습니다. 제 친누나의 경우에도 서울여대의 낮은과에 지원했다 떨어지고 건대 중간과에 지원에서 붙는 (물론 추가로 붙어서 문닫고 들어갔지만요... ㅋ)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옛날에만 있었을까요? 전 확실하게 요즘에도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 중에 이런 케이스들이 있었거든요...  

경쟁률이 3:1이 넘지 않으면 빵꾸가 났다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합격이 안되도 추가로 합격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수년 전에 가톨릭 대학교의 어떤 과가 2.X:1의 경쟁률이었습니다. 그 과의 경우에 한과목을 망쳐서 5등급을 맞은 학생이 합격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배치표에서는 불가능한 점수였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2009년도 입시에서 332/4451등급 점수를 맞고도 숙대 영문과와 외대 영문과(추합)를 붙어서 재수하러 왔다가 돌아간 적도 있었습니다. 영문과의 인기가 시들해져서 일수도 있지만 배치표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런 일은 매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과를 선택하는 것이 운인지 아니면 정보력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내가 받은 점수를 갖고 더 좋은 학교 학과를 가려면 여러가지 배경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학생들의 선호도를 보면 대학 입시의 결과가 어느정도 예측됩니다. 학생들의 선호도가 바뀌면 대학 순위도 바뀔 수 있습니다. 제가 대학 들어갈 때만 해도 영문과가 영교과보다 점수가 높았지만 지금은 영교과를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으므로 영교과 점수가 높습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와 과는 점수가 올라가리라 예상을 하고 접근을 하세요. 그리고 반대의 경우에는 배치표 점수보다 아래 점수로 합격이 가능할 것입니다. 

올해 서울시립대는 엄청나게 점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등록금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서울시립대와 경쟁하는 같은 군의 학교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요즘 세계 경제가 불안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학교와 과는 경쟁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교대 같은 경우에도 예전보다 점수가 높아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흐름을 읽는 것이 주식시장이나 입시시장이나 똑같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만 그 흐름을 읽어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똑같습니다. 남들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스스로 파악하려고 노력하세요. 저도 전문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대학을 지원한다면 분명히 내 자신을 특정학교의 입시전문가로 바꾸려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가끔 저에게 쪽지로 입시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저는 답변을 제대로 드릴 수 없습니다. 이제는 담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분들 보다 입시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더 없습니다. 스스로 찾아보세요!)

수능 성적이 잘 안나왔어도 좌절하지 마세요. 기회는 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답니다. 이 말은 하늘은 무심하다는 말과 똑같습니다. 여러분이 노력해야지 성과가 있다는 말이거든요~ 화이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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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나큰 · 409286 · 12/11/18 00:06

    매번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저 상변샘 아니였으면 exeed 틀릴 뻔했네요 ㅋㅋ

    전날에 틀려서 오답하고 갔는데 수능날 기분좋게 맞았습니다 감사합니다 ㅋㅋ

    아 저 그리고 평청 다니는데 한번도 상변샘을 못봤네요 ;현역이지만 재수반 샘들은 왠만하면 다 한번씩 봤는데 ㅋㅋ

  • 상변선생 · 342667 · 12/11/18 23:58 · MS 2010

    제가 평청에 수요일밖에 수업이 없었습니다. 재학생 수업 제의 들어왔을 때 했다면 봤을 수도 있었겠군요 ㅋㅋ

  • 김장독 · 372089 · 12/11/19 21:04 · MS 2011

    요즘 경기가 안좋은 편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상위권대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은 원래 집안형편이 나쁘지 않거나 대학 진학에 등록금을 신경안쓰기 때문에
    시립대가 딱히 입결이 오를 이유는 없습니다. 상위권 수험생들이 주로 모이는 오르비에서 시립대 이야기가 별로 나오지 않고 있다는건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거죠.
    대학생들 전체적으로 보면 등록금 때문에 괴로워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대학등록금이 싸지면 경쟁률이 올라갈것이라는 예상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공고화된 상위권 대학 서열 안에서는 등록금의 영향이 별로 없습니다.
    시립대가 정원이라도 다른 주요 사립대들이랑 비슷했어도 혹시 모를까...

  • 상변선생 · 342667 · 12/11/19 22:00 · MS 2010

    님의 말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서열화가 공고하기 때문에 들어가서 고생하는게 나을 거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입니다. 경험하기 전에는 힘든 것을 모르는 학생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래서 연대 다니는 한 제자가 자기 과에 신용불량자들이 많다는 말을 했던 것도 그런 추세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르크스가 말했던 것처럼 경제적 이유 (하부구조)가 대학서열(상부구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 생각에는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대학들이 특성화된 과를 신설해서 장학금을 주면서 학생들을 유도하는 것도 경제적인 부분이 큰 요인이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같은 곳은 점수가 올라갈 가능성이 꽤 높아 보입니다. 경쟁률이 예전보다 올라가면 점수도 따라 올라간다는 것은 제가 입시를 담당하면서 경험했던 것입니다. 제가 쓴 글을 보시면 알겠지만 경희대나 외대같이 시립대와 경쟁하는 학교들 사이에서 시립대가 올라간다는 말입니다. 서울대를 갈 사람이 등록금 때문에 시립대를 가지는 않겠죠...

  • 김장독 · 372089 · 12/11/20 17:19 · MS 2011

    외대는 어문계열 위주라 애초에 시립대랑 분야가 다른 학교이기 때문에 서로 수요층이 별로 겹치지 않아 한 쪽이 큰다고 해서 한 쪽이 영향을 받진 못합니다. 경희대는 그나마 영향이 좀 갈 수도 있는데 시립대 정원이 워낙 적어서 경희대를 크게 갉아먹고 올라가긴 어렵죠. 위에서 썻듯 시립대가 정원이 주요 사립대들과 비슷했으면 가능했겠지만요.
    또 입학성적이 올라간다는 예상에 겁먹고 지원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상쇄되기도 합니다.
    http://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3227469&sca=&sfl=wr_subject%7C%7Cwr_content&stx=%EC%8B%9C%EB%A6%BD
    이 글을 봐도 상위권대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은 님 말씀처럼 들어가서 등록금 버느라 고생하는게 낫다고 생각하거나 경험하기 전에는 힘든 것을 모르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시립대 등록금이 100만원이고 사립대 등록금이 400~500만원대라고 할지언정 4년간 2000~3000만원 더 들여서 다른 사립대를 가는게 낫다고 생각하더군요.

    시립대가 주로 나군에서 많이 모집하는데 비슷한 점수대의 경쟁대학들을 살펴보자면
    중앙대는 올해 정시를 거의 안뽑습니다. 수시가 81%대입니다. 더군다나 일부 학과들은 아예 정시를 선발하지 않죠.
    문과는 시립대랑 수능반영비율이 많이 달라 더욱 어렵고 이과는 수능반영비율이 동일합니다만 지나치게 적은 정시 인원때문에 정시 입결을 따지는거 자체가 불가능하니 패스.
    외대는 어문계열 위주라 지원자들의 성향이 많이 달라서 영향이 가기 어렵습니다. 시립대는 어문계열이 별로 없죠. 외대 이과는 시립대랑 경쟁상대가 아니니 패스.
    경희대는 그나마 나머지 두 대학보다는 영향을 좀 더 받을 수 있겠지만 가군 위주로 선발하고 나군은 모집인원이 얼마 안되어서 큰 영향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 상변선생 · 342667 · 12/11/20 19:49 · MS 2010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많이 연구하셨군요 ^^

  • 김장독 · 372089 · 12/11/20 23:51 · MS 2011

    입시로 밥먹고살아야하는데 이정도는 기본 of 기본이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