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T] 절망을 넘어서기
김지석曰
멘탈평정=수능평정 <5>
절망을 넘어서기
당신은 올 한해 왜 이 힘든 수험생활을 견뎌왔나요?
공부를 하는 목적이 뭐였나요? 왜 공부했죠?
시험 잘 보기위해서, 대학 잘 가기위해서, 즉 성공하려고 공부했겠죠?
목적이 있으면 수단이 있습니다.
공부의 목적이 시험을 잘보는 것이고 성공하는 것이라면, 그 수단은 뭐엇인가요?
너무나 많은 사람이 ‘나’ 자신을 수단으로 삼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수험생활이 너무 불행합니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수능을 보고나면 매년 자살하는 친구들이 생깁니다.
저는 그게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정말 아픕니다.
이 글을 읽는 학생 중 그런 학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저는 지금도 걱정이 되고,
얘기를 꺼내기 참 어려운 말이지만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그 친구들은 왜 자신의 목숨을 버릴 정도로 절망하는 걸까요?
제가 감히 헤아려 보기에 그런 친구들 목적을 오직 시험을 잘 보는 것뿐이었던 거예요.
그러다보니 자기 스스로를 철저하게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긴 게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나’라는 수단은 어떻게 되죠? 쓸모없어 지지요.
‘나’라는 사람이 쓸모없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그토록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게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목적과 수단을 바꾸어 봅시다.
‘나’의 성장을 목적에 두고 ‘시험’은 ‘나’의 성장을 위한 훈련의 수단으로 삼는 겁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란 소설책을 읽어 보셨는지요?
연금술이란 쇠를 금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지금이야 과학이 발달해서 쇠로 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옛날에는 연금술이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소설 《연금술사》의 이야기 속에는 연금술이 존재합니다.
소설에서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쇠를 금으로 바꾸려고 하였지만 다들 실패했습니다.
연금술사는 거의 만나보기 힘듭니다. 왜 그들은 실패했을까요?
그들은 금(성공)을 가지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연금술사들은 목적이 달랐습니다.
그들은 쇠 같은 나 자신의 영혼이 금(金) 같은 나 자신의 영혼으로 바뀌기를,
나라는 사람이 바뀌는 것(성장)이 목적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한 훈련의 수단이 쇠를 금으로 바꾸는 것이었고,
또한 그가 실제로 ‘금과 같은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쇠를 금으로 바꿀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진짜 연금술은 자기 자신의 영혼이 변화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이 시간 진정 이루어야 하는 목적은 높은 시험 점수가 아니라
나 자신이 성장하는 것입니다. 내가 바뀌어 나가야 합니다.
시험은 그를 위한 훈련의 수단일 뿐입니다.
단지 시험을 성적을 올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10시간쯤 공부하고 나면 지겹고 짜증나고 괴로워서 다 때려치고 싶습니다.
하지만 집중력이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목적이라면
10시간 공부하면 성취감과 희열이 느껴집니다.
11시간 공부하면 스스로에게 감동하게 되고
12시간이 되면 "나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며 행복합니다.
제가 수험 생활을 통해 가장 가치있게 얻은 것은 서울대학교 간판이 아닙니다.
물론 서울대 간판은 이 사회에서 엄청난 가치가 있습니다.
서울대 학생증은 신한카드보다 더 풍부한 혜택이 있습니다.
뭔일을 하든 사람들이(특히 학부모들이) 좋게 봐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학부모님은 제가 서울대생이라는 것을 알게되고는
갑자기 저의 모든 것을 칭찬하기 시작하시더니
심지어는 제가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와서 커피를 잘 안마신다고 하자
"어머 너무 순수하시다~!♡"
며 칭찬까지 해주셨습니다.
"훗, 커피를 안마시는 것과 순수한 것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런 서울대 신분보다도 더 가치가 높은 것을
저는 수험생활을 통해 얻었습니다.
저는 수험생활을 통해 위기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는 능력을 얻었습니다.
위기가 닥쳤을 때 ‘멘붕’이 오는 사람이 있고,
정신을 바짝 차려서 그 위기를 극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수험생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을 얻었어요.
복잡한 일을 해내야 할 때 전략을 세우는 능력을 얻었습니다.
해야 할 것이 많을 때 계획을 잘 세우는 능력을 얻었고
그 계획을 실천할 수 있는 성실함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집중력과 의지력이 강해졌고,
마음을 차분하게 유지하는 힘이 생겼습니다.
또 제가 제 감정이나 내면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제 감정에 대해 깊게 생각하다보니
타인의 그것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하게 됐고 배려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들이 제가 수험생활을 통해 얻어낸 진짜 가치 있는 것들입니다.
수험생활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너무나 많이 업그레이드되었고
그래서 저는 수험생활을 겪으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수험생활이 없었다면,
그냥 수능 시험에서 찍은 문제가 다 맞아서 운 좋게 서울대에 갔다면
나는 지금보다 훨씬 별 볼일 없는 인간이었을 것이고
나 스스로를 좋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는 수험생활 동안 너무 행복했습니다.
주위에서 어른들이
“수험 생활 1년 동안은 죽었다고 생각해라”
“미래를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해라”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시험 결과를 떠나서
하루하루 조금씩 보다 나은 자기 자신을 만들어 나가고
그것이 하루하루 조금씩 느껴질 때마다
고통스러운 수험생활 속에서도
(좋은 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하루하루 지금 이 순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당신이 뜨겁게 보낸 올 한 해를
시험을 잘 보면 좋은 한 해였던 것으로
시험을 못 보면 헛된 한 해였던 것으로
평가하지 않길 바랍니다.
시험 결과가 중요하긴 하지만
결과가 전부 다가 아닙니다.
그리고 시험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힘든 수험생활 과정의
진짜 의미과 가치를 느끼고
그를 통해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럼 결코 절망스럽지만은 않을 거예요.
당신은 수능날 받을 점수로 측량할 수 없는
귀하고 귀한 사람이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 마음을 항상 품고
담대하게 수능을 맞이하고
담대하게 수능을 보내길 바랍니다.
제가 마음 가득히 당신을 응원합니다.
멘탈평정=수능평정<1> "공부할 의욕이 안 생겨요ㅠㅠ"
멘탈평정=수능평정<3>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P.S. 내일 유익한 내용으로 마지막 칼럼 올리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할게요.
0 XDK (+100)
-
100
-
1. 의사 면허가 모든 것을 책임져주는 시대는 언젠간 반드시 사라질 것 같다....
-
경제하다와서보면얘는ㄹㅇ..
-
올해 지구 1
50 50 47인데 과외 경쟁력있음? 근데 이제 수능찍맞n개를 곁들인 ㅋㅋ
-
ㅇㅈ 2
ㅇ
-
안녕하세요 사탐,과탐 둘 다 노베이고 어느것을 할까요? 미리 경험하신 분들께 조언...
-
기출 푸는데 갑자기 미적기하 선택에서 그런거 없어지고 기하랑 다 들어있길래 뭐지...
-
신선하다는 의견을 많이 봤는데… 그냥 사설에서 나오는 유형 아님??
-
수학 잘하려면 2
수학 개념을 다 익히고 문제푸는거에요 아니면 개념 보고 바로 문제를 풀어서 개념을...
-
시험장에서 공통 은 잊어버렷는데 미적이 존나 어려웟어서
-
1컷 84~85면 내가 승
-
하ㅠ
-
아..적당히 해야지
-
님들 과외 어디서 구함 14
답답하네
-
반수하신분들…. 4
반수에 도움되는 조언 한마디씩만.. 부탁드립니다… 무휴반해야할수더 있고요…....
-
안녕하세요! 부산진학지원단 가채점 통계자료와 실채점 결과를 활용하여 '올해는 어떻게...
-
끊어야하는데 하.....
-
오늘은 6승 3패 막판 탑 케틀 후픽 박은 새끼야 다신 만나지말자
-
걍 일러 투척 7
-
문과면 메가패스 2
살 필요가 없지 않나요..?
-
김범준T 0
확통하는 문과 3등급이 듣기엔 어려운가요
-
고전시가 질문 5
제가 답을 고를때는 나열하는거같아서 기대감은 안드러났다고 생각했는데 답지에는...
-
27수능때 과탐 장례식이라 전례없는 핵폭탄과탐 내야되는데 국어까지 불로내긴 좀...
-
자러 갈까요 8
미적을 더 하고 싶기도 사실 한 페이지밖에 안 함뇨..
-
전전은 당연히안되는걸로알고 자전융힙이나 신소재화공쪽이요
-
이동준 강기원 0
예비고3이고 시대 둘다 신청 성공해서 갈수있는데 두분 병행하면 많이 빡셀까요?...
-
기본으로 4그릇 이상먹었고 아직도 카레 8그릇 먹은게 기억남 치킨 1마리 먹어도...
-
지옥2 보면서 느낀건데 유아인 연기는 진짜 대체불가인듯
-
아
-
다들내가많이좋아하는거알지 현실친구가없어서 난너희들밖에없어
-
왜 여자아이들이나오냐 ㅅㅂ 톰보이는 혁오아니냐?
-
고1때 경우의수 잘하긴 했지만 확통은 또 다른 영역이죠? 가르치고 싶어서 공부해보고 싶은데...
-
2주 전에는 1
2시에 자서 7시에 일어나고 하루종일 시발시발거리면서 공부할 체력이었는데 면접준비...
-
병원 가서 ct도 다 찍어봤는데 아무 문제 없다그랬고 한의원가서 한약짓고 공진당도...
-
약대 어디가요?
-
https://orbi.kr/00069878130/%EA%B5%AD%EC%96%B4%...
-
뭐가 더 도파민 폭발임? 수능날 60분컷 적백받고 40분 잠으로 능욕 vs 원하는 사람과 쓰리썸
-
ㅇㅇ?
-
한의대 선택과목 0
오로지 한의대만을 생각하고있습니다.. 일단 탐구는 무조권 사탐을 할것인데 수학은...
-
진짜 이거까지만 먹고 다이어트하는거어떰
-
논술 입실까지 7시간남았다
-
놓쳐서 아쉽네료
-
무조건 정상화 시킬거 같은데 메디컬학과들이 사탐을 반길리 없음
-
운동신경 ㅈ도 없어서 팔굽혀펴기랑 턱걸이밖에 할 줄 아는 거 밖에 없는데 구기...
-
투표좀요 0
어떨지 궁금하네여
-
들어올때 키오스크로 보고 59번자리 누가 선택안했길래 59번자리 내가...
-
용돈 땡겨받게 생겼네 아..
-
작수 미적 81점 백분위 93 올해 확통 81점 백분위 85
고맙습니다
선댓후감상♡♡
썜 너무 멋있으십니다
쌤 수업을 들은적은 없지만 글쓰시는것보면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네욯ㅎ
쌤 항상 감사드립니다.
나 = 목적, 시험 = 수단
내일 모래 수능 결과가 어떻든 올 한해
많이 성장한 점을 되돌아 보니,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글 쓰면 거짓말 같지만 저는 원래 일년동안 저런 생각으로 공부 했었는데,막판 쯤 오니 이런 생각들이 희미해졌네요
참 하루만에 끝나니 기분이 묘합니다
일년동안 하던 그 목표의식과 성취감이 진짜 좋았구나를 이제야 깨닫네요
여러분,모두 행복하십쇼
반수 초반에는 저런 마음가짐으로 공부했는덕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다가 최근 며칠은너무 지쳐서 될대로 돼라 마인드였어요 근데 이 글 보니까 다시 정신 차리게 되네요ㅠㅠ 남은 하루도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지석T의 칼럼처럼 작년보다는 더욱 성장해있는 저를 보니 이대로 죽어도 여한은 없겠다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 당장 못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긴 시간을 통해 성장한 저를 보니 공부한 시간은 헛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쌤항상감사드려요
감사해요.. 수능 망치고 난 진짜 가치 없는 인간같고 1년동안 남은거라고는 망한 성적표 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글을 통해 제가 아주 조금은 가치있는 사람일수도 있겠구나 라고 느꼈어요. 진짜 다 포기하고싶었는데 위로의 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