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수능 국어를 가르치며 든 생각들 [2부]
*재업로드입니다!
*어제 너무 관심이 적어서 조금 수정하고 업로드 했습니다
*누군가에겐 정말 도움이 될 글입니다. 좋아요 좀 눌러주세요 ㅎㅎ
지난 2년 간, 수능 국어를 가르치며 든 생각들 [2부]
1부 링크
3. 그래서 어떻게 과외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
오르비에 칼럼을 올리면서 솔직히 이걸로 과외를 잡아야지 하는 생각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부끄럽지만 별 수가 없었어요. 다른 과외플랫폼들은 이용하기 불편했고 이용료도 내야 했고. 저는 당장 대학 생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해야 했고. 정말 처음에만 그랬고 지금은 마음가짐이 많이 다릅니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올게요.
사실 저 정도 학력 되면 처음부터 시급 2.5~3.0 받아도 돼요. 그런데 제 첫 시급은 1.5였습니다. 저는 도저히 그 만한 돈을 처음부터 받을 수가 없었어요. 돈은 무게라는 게 있잖아요. 더군다나, 수능을 가르친다는 것은 어찌보면 학생의 인생을 맡기는 걸 수도 있는데 이 돈은 숫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저의 시급에 대해 떳떳해질 때까지 가격을 후려쳤습니다. 내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도 잘모르는데, 그 돈을 당당히 요구할 자신이 없었어요.
떳떳해지기 위해서, 정말 어떤 일이든 다 했습니다. 하루 수업 10시간은 기본이고, 밤새서 자료를 만들며, 수업 문의를 주는 서울의 곳곳을 찾아가 일했습니다. 하루 세 시간씩은 지하철에서 보냈습니다. 한 달 교통비는 한 달치 과외비였습니다. 과장 조금 보태서, 고양시에 사는 제가 서울에 사는 사람보다 어쩌면 서울 지리를 더 잘 알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게 1월부터 2월 말까지 시간을 보냈네요.
별로 권하는 방법은 아닌데, 보통 오르비로 수업을 구했습니다.
이게 과정이 순환이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숨고나 김과외, 지인찬스 등을 이용해 수업을 구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과외 중개 업체에 소속되는 것도 좋습니다. 저도 이젠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유튜브, 인스타 등을 활용하는 겁니다.
수업을 위해 연구한 것들과 제작한 자료들의 퀄리티가 좋을 때,
단지 제 과외생들을 위해서만 제공하는 건 아까웠습니다.
내가 아는 것들을 공유함으로써 얻는 성취감, 뿌듯함
나도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고 싶다는 다짐
이걸 공유하면 제 실력을 알아본 사람들이 제게 수업 문의를 하고
다시 수업 준비를 위해 연구한 것들 중 일부를 글로 올리고 다시 문의가 들어오고.
이런 선순환이죠.
이제는 꽤나 비싼 시급을 받아요.
내가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란 걸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에 떳떳합니다.
내면적으로 성숙해지고 단단해진 강사가 되었습니다.
4. 무료 그룹과외에 대하여
매년 진행하고 싶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여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려는 수업입니다.
이걸 왜 시작했는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1. 뮤츠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서울대 학생에 물리2를 가르치시는 분이었습니다. 삼수 때 워낙 자료가 없어 오르비를 디깅하던 중 그 분이 우연히 물리2 무료 그룹과외를 하시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쪽지를 보냈고, 수강을 했습니다. 시중의 인강에서 볼 수 없는 아주 혁신적인 내용들로 가득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좀 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제 사고의 한계를 부숴준 강의는 분명했습니다. 과장 하나 없이 그때 이후로 제 공부 능력은 양자도약을 하였습니다. 인생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젠 제가 그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분도 이걸 원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참고로 지금 그 분은 수능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사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2.
20학년도 수능 이후부터 그 후년 6월까지, 수없이 수업을 했고 자료를 만들었기에 뭔가가 많이 쌓이긴 했습니다. 이젠 그걸 정리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걸 엮어서 책을 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3.
제가 세계 정복이 꿈이라 했죠? 농담 반 진담 반이긴 한데 어쨌든 그만큼 큰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나를 대중들에게 설득시키는 능력이 필수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대중 앞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능력은 대학 졸업 전까지 키워야 하는 역량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대학은 온라인 수업,
코로나든 아니든 그룹 수업은 구하기 힘들고.
근데 능력은 키워야겠고.
기회는 없으면 만들면 되는 법이지
오르비에 무료 수업 공고를 내게 됩니다.
매주 한 챕터씩 책을 쓰고 이를 수업하는 식으로 운영합니다.
혹시나 학생들 기준에 실망스러워서 오르비에 저격을 당하면 어쩌나.
그럼 나 완전 나락 가는 건데.
학생들은 귀중한 시간 내서 수업을 들으러 오는 건데
나는 성공하고 싶은데
수업 준비를 하는데 너무 긴장되고 떨려서 3일 밤을 샜습니다.
스트레스가 어마무시했어요. 삼수까지 한 제 인생, 나름 스펙타클했는데
제가 여태 겪어본 스트레스와는 비교도 안 됐습니다.
그런데 수업 준비만 필요할까요?
무료의 기준은 수강료. 장소비, 인쇄비 등의 제반비용은 걷었습니다.
업체를 알아보니 생각보다 비싸서 고민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가격에 부담을 느낄까봐 걱정되었고요. 왜 강사분들이 행정 조교를 따로 두는지 여실히 느끼게 된 경험이었죠. (이 경우엔 제 수강생 중 한 명 꼬드겨서 제반비용을 안 받는 대신 좀 힘을 보태달라는 식으로 도움을 받긴 했습니다.)
우역곡절 끝에 첫 수업 당일
삼일 동안 세 시간은 잤나
우리 집으로 배송된 그 주의 교재를 검토하며 제대로 인쇄되었는가 확인하고 지하철로 그 무거운 책을 옮기며 오늘 수업할 내용을 복기. 일찍 도착했어야 하는데 그전에 개인 수업이 있어 정시가 다 돼서야 도착했습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와있었네요.
수십개의 눈동자가 일제히 나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토하고 숨고만 싶었습니다.
포기와 도망은 나와 아주 거리가 먼 단어
어떻게든 수업을 해보았고 처음 한 시간은 어떻게 수업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좀 시간이 지나서야 호흡이 안정되고 긴장이 풀어졌습니다.
수업이 끝난 뒤,
강의의 질은 처참했지만
인간으로서 모든 능력이 한 단계씩 향상됐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의실을 나온 저는 세 시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인간이 되어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우여곡절은 많았어요.
매주 상승하는 저의 강의력과는 별개로 잡음이 많았습니다.
2주차 수업에 좀 어려운 내용을 수업했더니 3주차엔 절반정도로 학생이 줄어 있더라고요
8주 정도의 수업을 예상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6주 조기 종강을 했습니다
끝까지 학생들을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의 수업 내용을 모두 엮은 책을 만들어 각자의 집으로 배송해줬습니다. 일정 금액 환불도 해주고요.
따지고 보면 저는 상당히 손해를 보며 수업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무엇과도 바꾸지 못 할 노력과 성취를 했습니다.
21년 여름은 제겐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계절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후회 없는 수험생활을 보낸 경험이 제 인생의 최고의 성취가 되지 않게 정말 노력했습니다.
그때의 노력이 제 최고의 노력이라고 인정하기 싫었습니다.
수험생활의 성취에서 얼른 벗어나 더 큰 세상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정신없던 저의 지난 2년은 나름 성공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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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까지는 개인적인 경험담 위주로 구성하였습니다.
다음 내용부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내용들을 구상 중입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실제 순서와는 다릅니다!
0. 제가 과외를 해도 될까요?
1.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
2. 대면 수업 주의점
3. 온라인 수업 주의점
4. 수업 준비에 대한 오해
5. 숙제
6. 등급대별 수업 방향
7. 레벨테스트 방법
8. 학부모님과의 상담
+ 여러가지 수업 방법
- 서울대/의대 성적대 학생은 어떻게 공부했는가?
- 내신 최상위권 학생의 수업 태도
- 하위권을 위한 수업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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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은 오후 7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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