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시는 틀릴 일 없는 문학 보기 문제 (2)
칼럼 인덱스: [https://orbi.kr/00043624020]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 이어 문학 관련 칼럼 2편입니다.
이전 칼럼을 읽지 않으셨다면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 들어가며
지난 칼럼에서 22 수능 국어 문학 파트에서,
<보기>문제 3개를 설명 드렸습니다.
흐름 상 비슷한 이야기이지만, 보셨다시피 문제마다 제가 덧붙이는 말들이 다릅니다.
저는 그냥 제 생각을 쓰지만, 그 내용이 본인의 약점 보완을 도와줄 가능성도 높습니다.
남은 2개의 문제를 설명하고, 늘 그렇듯 그 너머의 이야기들도 해보려 합니다.
II. 정말 <보기> 문제가 가장 쉬울까? 2편
#2022학년도 수능
(1) 31번 - 박태보전
작자 미상의 작품입니다.
이 문제는 완전히 큰 틀에서의 내용 일치를 물어봤기 때문에,
오히려 너무 간단해서 "아니 진짜 이렇게 풀면 끝인 건가?" 싶은 학생도 있었을 겁니다.
그게 맞습니다. <보기>문제는 원래 쉽습니다.
문제를 보겠습니다.
19번의 정답은 5번이었습니다.
이 쯤 되면 눈치채시겠지만, <보기> 문제는 선지의 후반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아직까지 완성이 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큰 차이는 없겠으나,
어느 정도 본인의 풀이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효과적일 겁니다.
5번부터 역순으로 보는 훈련을 하세요.
이 선지는 <보기> 문제이지만, '편집자적 논평'이라는 문학 개념을 같이 넣었습니다.
서술자의 개입 = 편집자적 논평,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기본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정도 설명 드리고 지문으로 가겠습니다.
편집자적 논평은 아주 잘 드러나 있죠.
그런데, 지금 무슨 상황이었나요?
박태보는 임금의 잘못된 점에 대해 간언하는 충신입니다.
하지만 임금은 그 말을 절대 듣지 않죠.
오히려 감히 왕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합니다.
여기서 또 '배경지식'의 힘이 나오는데, 아마 박태보전은 워낙 유명해서 다 알지도 모르겠습니다.
박태보는 1689년 기사환국 때 인현왕후 폐위를 반대하다 생을 마감합니다.
연도는 안 찾아봤지만 맞을 겁니다. '권리장전 승인', '네르친스크 조약 체결'의 연도니까요.
연도는 뭐 세계사의 직업병이라 치고,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 얻어가는 게 많습니다.
적어도 당황하지는 않을 테니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박태보는 결국 임금의 잘못된 점을 고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적 논평은 박태보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선지를 다시 보겠습니다.
분명히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는데, 어떻게 기우는 국운을 회복했을까요?
애초에 포인트는 국운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이전 칼럼에 말씀드렸던 습관을 기른 학생이라면 뭐라고 대답할까요?
"국운을 회복하는지는 제시되지도 않았고,
그 전에 박태보는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 무언가를 회복했다는 '긍정적 뉘앙스'부터 틀렸어요."
라고 하겠죠.
큰 틀에서의 내용 일치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습니다.
긍정 / 부정만 짚어도 풀리는 문제가 굉장히 많습니다.
(1) 34번 - 탄궁가
정훈의 작품입니다.
아마 마지막 지문은 다들 수월하게 푸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문제는 과해석을 설명하기에 상당히 좋습니다.
34번의 정답은 3번이었는데, 선지 자체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사대부라 할지라도 가난하면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없겠죠.
지문으로 가겠습니다.
탄궁가라는 제목답게, 가난을 한탄하고 있습니다.
제사를 치르고 손님을 맞이하기엔 너무나 가난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 많다고 한탄하고 있네요.
.
.
끝이네요?
선지를 다시 보겠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내려놓는', '향촌 사대부의 죄책감'
그냥 가난하다고 한탄했을 뿐인데, 책임을 내려놓고 죄책감을 느낀다니,
이건 '너무 간 거' 아닌가요?
'가난하니까 뭔가를 포기해야만 한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낚시'하는 선지였습니다.
'과해석' 이라는 말이 와 닿으시나요?
아마 이제는 <보기>문제가 두렵지 않으실 겁니다.
III. 마치며
여기까지 해서 문학 <보기> 문제 칼럼을 끝입니다.
이걸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실지 모릅니다.
'저렇게 자신 있게 풀었다가 틀리면 어떡하지?'
나는 분명 과해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거나,
내용일치를 잘못 짚어낼 수도 있을 겁니다.
겁 먹을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틀리면, 그냥 틀리시면 됩니다.
그러라고 기출과 N제, 수많은 실모들이 있는 거 아닌가요?
틀리고 또 틀리고, 화가 나는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어디까지가 '과해석'이고, 내용 일치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말이죠.
다시 한 번 강조 드리지만, 평상시에 문제 풀고 나서 <보기>의 내용을 꼭 복습하셔야 합니다.
<보기>에 나오는 주제들도 칼럼으로 정리해서 올릴 텐데, 미리 다 알고 가야 합니다.
이 글이 아무 근거 없이 그냥 찍는 방법에 대한 글은 아닙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절대 까먹지 말아야 할 것은?
<보기> 문제는 내용일치 선에서 정리된다.
"저건 너무 간 거 아니야?" 같은 생각을 들게 만드는 과해석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다.
<보기>가 다소 이해되지 않아도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더 나아가 <보기>를 읽지 않을 수도 있다.)
항상 글 잘 보고 있다는 말씀들에 보람을 느낍니다.
더 좋은 칼럼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작년이랑 올해 현장응시한 9평에서는 각각 백분위 93,95가 나왔는데 수능에는 작수...
-
맨처음에 음수로 나오는 거 신경 안 쓰고 33이었나 3점 주관식이랑 같은 게 있어서...
-
고민 1
제가 남성향 만화랑 힙합(+버튜버)을 좋아해서 그런지 유튜브 알고리즘이 자꾸 비슷한...
-
경찰대 0
현재로서 어디정도 위치인가요?
-
제가 논술 연습한거 올리는데 거절당해서요.. 혹시 어떤질문을 받아주시나요? 참고해서...
-
(최초정답자 5000덕) 국어 [4-7] 국가신용등급과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 9
풀면서 존나 짜친다고 생각할수도? 1번선지 조정될 가능성이 커지겠군에서 조정되겠군으로 바꿉니다..
-
계획을 수행할 때 특정 항목을 완료하고 나서야 다음 항목으로 넘어가는게 좋을까요 시간 상관 없이?
-
은종찬t 0
은종찬쌤은 재종학생만 수업하시나요?
-
[사전공지]고려대 25학번 합격자를 위한 고려대 클루x노크 오픈채팅방을 소개합니다. 1
아직 합격자 발표일 이전이지만, 미리 공유 드릴게요!! 고려대 25학번 합격자를...
-
과탐추천 6
메디컬목표라 과탐해야하는데 물1은 3년하던거라 안바꿀거고 화학1은 올해 바꿨다가...
-
수능 수험생중 최소 50%는 메디컬을 꿈꿀거임 하지만 메디컬은 대충 상위 3%정도만...
-
우우 오뿌이 1
-
흠...
-
왜 욕먹음 ㅠㅠ
-
제목이곧내용이에용
-
머리아푸요 5
공부하다보면 과부화 온건지 뭔지 모르겟는데 자꾸 머리 아픔 아 설마 커피 마셔서...
-
어차피 2년 뒤 개편한답시고그냥 아무렇게나 내는 건가 이 체제가 맛이 갔다는 소리야...
-
갈비찜시킴 3
먹고자야지
-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
생명 6,9,수 다 2등급인데 걍 버릴까? 생지런데 지구는 더 이상 못하겠음 사문...
-
사탐 고민 1
반수예정인 생지러입니다 생명 -> 사문은 무조건할것같고 지구과학이 좀 애매한데 뭔가...
-
일백만점에 만점 2
??왜들어옴
-
운동하고 써브웨이 30cm 먹으면 되겟당 그리고 저녁약속 가기
-
문제를 만들면 댐그럼 자주 나오는 숫자나 형태가 대충 다 보임
-
사드문해 특 16
본인 재수까지만 해도 드문만 있었음
-
4-5% 시험지에 100점받고 10% 시험지에 85받고 결정적인 단서나 선지에 단어...
-
너무 답답하다 0
학겨 주변 동네 너무 낙후되었고 살인 사건들도 일어나고 대학 가면 많은 경험을 할...
-
이게 맞냐... 화1 정상화좀
-
대2 N수 시작 0
인서울 컴공 2학년이고, 무난한 학점.. 나름 우리학교 간판 학과라 취업도 매우...
-
오늘 서울대 물리 면접 보신분 계신가요? 역대급으로 어려웠던거 같은데 어떠셨나요
-
ㅈㄴ부럽다
-
둘 다 붙으면 어디 감?
-
논술 준비 하면서 기하가 생각보다 진짜 진짜 괜찮은 과목이라고 느껴지는데 워낙...
-
과탐 하나 과목 바꾸는거라 내년꺼 나오기 기다리면 시간이 너무 지날거같음
-
특히 잔나비 노래는 책한편 읽는 느낌임 그런김에 읽을만한소설책이나 가사좋은노래추천좀...
-
우~야쓰~~ 0
다들 머함
-
23때 모의수능봐서 화작 98 뜨고 작년 언매 73점인가 뜨고 올해 언매 98뜸
-
지인선>>>>.... ...>>>>사드문해 참고로 저는 사드문해중 하나도...
-
각각 1, 2 뜨길 오늘도 기도합니다...
-
너무 차이가 심하네요..
-
누나력 ㅁㅌㅊ?
-
님들 빠른년생이면 한번 더 볼거에요? 빠른년생이면 나중에 취업할 때 좀 이득을 보나요?
-
오르비에 이 시기에 이런 글 써서 정말 죄송하지만…ㅠ 이유가 뭔가요? 돈때문인가요?...
-
예스아이씨 그물망 팬츠
-
기출코드로 공부해도 ㄹㅇ괜찮을듯
-
?
-
수능끝나고 다음날부터 바로 공부 시작해서 일주일쯤 했는데 슬슬 힘드네요 만나는...
-
이게 내 희망이야
-
먼가 로그인되어있던것들이 다 날라갔네
-
양참덮 0
너무배부르고맛잇는데어케다이어트음식이지 ㅜ
의머의 이륙허가는 너무 귀하네요..
어느 정도 실력이 완성된 사람은 보기 문제의 선지를 5번 부터 봐야하는 이유가 뭔가요?
답이 그쪽에 있을 확률이 높아서??
그렇죠. 대체로 평가원은 끝까지 선지를 다 보기 원할 테고,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정답이 후반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사람의 경우 어차피 5번부터 보더라도 1~5번을 다 보게 될 거기 때문에,
효과는 없고 오히려 혼동을 줄 수 있습니다.
커풀화1님도 잘하실 수 있습니다. 초기부터 봐주시는 분인 거 알아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침에 첫번째 칼럼 보고 긍정 부정 따져보며 풀었더니 방금 문학 현대시 빼고 다 맞았습니다. ㅎㅅㅎ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 그리고 혹시 과해석에 관해 질문 하나 하고싶은데, '죄책감' 같이 특정한 감정에선 과해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하는 종류의 선지들이 있나요?? 예를 들어, '~를 통해 자만심을 드러낸다' 라고 되어있다면 자만심은 과해석으로 의심해볼만 하다 이런 식으로요 !
제가 들었던 말 중에 최고로 보람찬 말이네요 감사합니다:)
과해석으로 의심해볼 만한 선지에 관해서는 정리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