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이드잭 [521447] · MS 2014 · 쪽지

2014-09-17 15:07:19
조회수 10,036

믿음이 부족한 그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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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더 이상 이런 류의 글은 올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쪽지로 계속 요구를 해서 올해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올립니다.
그리고 노파심에서 한 말씀 더 드리자면 중요한 것은 잠시 단순한 감동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지금 드는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것입니다.
이제는 한양대 모의 논술 해설이 모두 끝났으므로 연세대를 올해 모의논술까지 순차적으로 해설을 올리려고합니다. 그 후에 (10월 4일)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논술 해설을 틈틈이 올리겠습니다.
논술이 아닌 글들은 주로 입시(정시)정보 혹은 진로정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 논술 첨삭을 못받으신 분은 댓글 남겨주십시오.
쪽지가 너무 많이 와서 답장이 느린점 사과드립니다.

올해 7월에 제자들을 위해서 썼던 글입니다.



비의 계절이 다가오는 것을 보니 동기부여랍시고 이러한 글을 써서 여러분들에게 주는 것도 잠시 쉬어야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만, 오늘은 그 전에 내 개인적인 이야기의 보따리를 풀어보겠습니다. 8시부터 10시까지 한 공간에서 생활을 하지만, 전인격적인 관계가 아니기에 나도 여러분을 잘 모르고, 여러분도 내가 부원장이라는 것 외에는 나를 잘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나에 대해 궁금해 하는 학생들이 꽤 많습니다. 나의 모든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밤을 세도 부족할 것이므로 공부에 관한 이야기에 국한하여 글을 이어나가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나이가 몇 살 되지는 않았으나 순탄치만은 않았던 삶인 것 같습니다. 남부럽지 않은 유년기를 보냈으나 IMF이후 아버지는 실직을 하셨고, 큰 이모는 어떠한 사건에 의해 돌아가시고, 그 사건으로 인해 어머니도 중환자실에 입원을 했다가 기적적으로 되 살아나셨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작은 이모도 백혈병으로 돌아가시어 사촌동생들 여러 명과 같이 생활을 하며 살았습니다. 사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친구들처럼 지내기는 어려웠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처음에 반에서 1등을 하기도 하였으나,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에 앞서 말한 것을 포함한 여러 상황들 때문에 점점 무기력해져서 학교가 마치면 집에 있는 고물 컴퓨터로 게임을 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공부를 해도 밤늦게까지 학원을 다니는 다른 친구들을 이길 수도 없을 것 같고, 그냥 게임을 하는 순간은 다른 것을 다 잊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나의 그 시절의 도피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제일 견딜 수 없었던 것은 나의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9시에 야자가 끝나면 집에 와도 10시이고, 그 뒤에 게임을 한다든지 TV를 볼 수 없다는 것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타성에 젖은 삶에 익숙해진 것 때문일 겁니다. 어느 정도 이러한 생활에 적응될 즈음에 중간고사를 보게 되었는데, 수학 30점, 영어 36점을 받게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머리는 좋다고 생각했으나, 이러한 점수를 받게 되자 그냥 나는 이것밖에 안 되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수준별 수업으로 A, B, C, D반 중 D반에서 공부를 해도 그러려니 생각하게 되었고, 점심과 저녁시간에 급식이 무엇이 나올지, 오늘은 쉬는 시간에 뭘 할지나 궁리하는 것이 1년 내내 나의 일상이었습니다. 물론 공부를 해보고자하는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닙니다만, 대충 공부하고 대충 쉬었기 때문에 결과는 항상 같았습니다. 이 당시에는 열등감도 심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반에서 1등 하던 친구는 매일 야자시간이 끝날 때 매일 어머니가 외제차로 학원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만, 나는 그냥 통학용 버스를 타고 10평 남짓한 집에 들어가서 천장만 바라보다 잠이 드는 것이 다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쇼펜하우어가 말한 삶의 맹목적 의지는 이 시절의 나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느 날인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으나, 남포동의 만화방에서 200원, 300원을 받으며 나를 키우는 부모님을 위하여, 그리고 나의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하여 한 번 공부라는 것을 제대로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알지 모르겠지만 공부라는 것에도 두려움이 따라옵니다.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쉬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으며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갈 때는 공부하는 것이 힘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다 잡고 이러한 모든 것들을 포기한 채 공부를 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관성의 법칙이라는 것이 적용되어 이전의 삶의 양식을 바꾸는 것은 굉장히 지치고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시작하기가 두려웠습니다. 내가 공부를 해도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어떠한 공부에 도전을 해도 그것이 안 된다면 나는 살 가치가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며 공부계획을 짜고 통학용 버스를 타고 가며 단어를 외우고, 청소시간 때는 수학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조례시간에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또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쉬는 시간마다 또 공부를 했고, 점심시간에는 식사를 한 후에 도서관에서 또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은 후에는 야자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교실에 앉아서 공부를 했고, 야자가 마치고 30분을 더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집에 갈 때도 공부를 하고 자기 전에도 천장을 보며 그 날 공부한 것을 복습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쉽지 않았습니다만, 사실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만, 이것에도 관성이 생겨서 나중에는 수학여행, 소풍 때도 책을 들고 다니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부한 지 한 달여 정도 뒤에 고2 중간고사를 치게 되었습니다. 전교생 500명 중에 300-400등 정도의 성적으로 1학년을 마친 나였습니다만, 이 첫 시험에서 전교생 중에 2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반에서 1등을 못한 적이 없고, 모의고사에서 모든 영역의 1등급을 받지 못한 것도 한 번, 두 번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뒤에는 공부가 너무 쉬웠습니다. 처음이 어려울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고등학교를 마친 후에 평소에 항상 생각해오던 학과인 법학과로 진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로스쿨로 진학을 했고, 내 꿈을 생각하며 이 순간에도 정진하고 있습니다. 출세는 세속적 개념이고, 성공은 개인적 개념이라고 한다면 나는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어가고 있기 때문에 최소 그때의 나보다는 성공한 셈입니다. 내가 이러한 이야기를 쓰는 것은 단순히 여러분들에게 내가 소싯적에 공부를 조금 했다는 것에 대해서 자랑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예전의 나처럼 목표 의식 없이 살아가는 현재에 살고 있는 여러 명의 과거의 나에게 주는 미래의 나의 애정 어린 편지이자 고해입니다. 현재에도 지금의 편안한 삶을 포기하기는 싫고, 남들이 무시안하도록 좋은 대학은 가고 싶고, 공부를 제대로 해도 성적이 오를까 걱정이 앞서는 여러 명들의 과거의 내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방황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과거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사람이고 아직 당신은 그 무언가가 두려워서 도전하지 않은 것뿐이라고. 지금도 연속된 시간 안에서 과거의 나는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미래의 나는 그들을 향해서 또 달려가고 있습니다. 항상 명심하십시오.

'믿음이 부족하여 도전하기를 두려워하는 바, 나는 내 자신을 믿는다.'



[동기부여글]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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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광을 어디까지 받아주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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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해설]

한양대 논술 길라잡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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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논술 길라잡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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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논술 길라잡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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