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님들 네모박스만으로 조건 제시하고 있나요? 24학년도 수능 22번
현장 학생이 답만 맞추는 풀이부터 보자.
1/4 조건 보니까 일단 삼차함수의 감소구간에 0이 있네? 근데 이웃한 f(정수)의 곱이 항상 0이상이라... 잘 모르겠으니까 f(0) 양수면 어디보자... (그래프 열심히 그린 후) 아니 이게 되나? 일단 마음편하게 f(0)=0임을 가정할까?
아니 그럼 -1이랑 1이... 아 설마 이게 답 아니냐? (기대 반 의심 반)
계산해서 아님을 확인함. (아오 최고차항시치)
여기서 굴하지 않고, 그럼 -1, 1이라는 근 중에서 하나만 가리고 풀까?
이거 중에 있으면 좋겠다... -> 와 진짜로 있네 개꿀 일단 답은 맞췄다 요시 그란도시즌www
이제 현실로 돌아오자.
현장에서는 대부분 -1, 0, 1이 근일 때 안된다는 건 알아낸 후, 내가 그린 케이스가 답이기를 바래 가며, 그래프를 열심히 그리고 되나 안되나 찾다가 시간을 허비했을 것이다. 혹은 정수근의 분포에 대한 경우가 너무 많다고 느껴서 포기했을 수도 있다. 정수가 '2' 차이라는 것도 부담이다. f(0)=0이라는 논리적 근거를 찾지 못한 것이 문제였을까? 그걸 논리적으로 알아내기 위해서는 뭘 공부해야 할까? 재능을 타고나야 하나? 운이 좋아야 할까?
상당수의 강사들의 해설을 보면, f(0)=0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그래프를 가지고 정당화한다. f(0)>0이면 f(음의 짝수)가 계속 양수가 되어서, f(0)<0이면 계속 음수가 되어서 모순이란다. 그리고 f(-1)과 f(1)의 부호를 가지고 마무리한다.
우리 솔직해지자.
현실적으로, 현장 수험생이 저 경우 분류를 논리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왜? 각자의 기준으로 케이스 분류를 하고 논리를 펼치다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병훈T(존경합니다)의 라이브가 그 근거 중 하나가 된다. 점을 찍기보다 그래프를 선으로 그리고 그 사이에 정수점을 찍는 것도 한몫 한다. 해설을 봐도, 어떻게 공부했어야 맞출 수 있었을까에 대한 답을 얻기도 힘들며, '되는 케이스'를 미리 알고 이에 대한 사후적 정당화라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든다.
위 내용에 동의가 안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주관적 내용이니 그럴 수 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평가원 문제는 네모 박스에서 일반적인 상황을 주고, 서술형이 아니라 답을 내야 하니까 제대로 구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도형의 축척/적분상수/비례상수/일부 계수/(되는 몇가지 경우 중)선택된 경우를 결정시켜서, 답을 내기 위해 박스 아래 결정조건을 준다.
즉, 제대로 된 해설은 저 f(-1/4)등의 조건 '없이' (꼭 1가지는 아니어도 제한된 개수의) 일반적인 상황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f(0)를 어떤 기준으로 삼는 것 자체가 비논리적이고 문제가 있다. 특수 결정조건을 기준 삼아 일반 조건에 들어맞는지 거꾸로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 학생이 이렇게 답 맞추는 건 훌륭하지만, 강사의 해설은 이러면 안 된다. 이를 공부의 재료로 삼는 학생도 이건 좀 아쉽다. 사실 여기에 안 걸리는 강사의 해설을 나는 몇 군데 못 봤다.
그래서 난 어떻게 할 거냐고?
이 문제의 비극은 그래프를 열심히 그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수능 수2/미적분의 중요 개념 중 하나를 꼽으라면, 그래프와 식의 와리가리이다. 즉, 그래프로 못 하겠으면 식으로 정보를 캐내야 한다. 아니면 박스 아래에 '의존'하는, 상당수의 강사가 만들어낸 참사를 반복하게 된다. 사실 대수적으로 정보를 캐는 것이, 박스 조건=f(정수)의 부호를 담백하고 원론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므로 오히려 이게 그래프보다 우선순위가 앞선다.
그래서 식으로 가자. k가 정수라고? '정수'에서 평가원은 약수배수와 나머지 혹은 카운팅과 범위를 요구한다. 귀납적 추론 수열 풀다보면 알 수 있다. (사실 수열에서 정의역이 자연수가 아니라 정수여도 된다) 일단 k=0 넣으면 f(-1)과 f(1) 어쩌구, k=1이면 f(0)과 f(2), k=2이면 f(1)과 f(3)이다. 그럼 k=0과 k=2가 f(1)로 엮이고, k=모든짝수이면 f(홀수)에 대하여 이웃한 홀수의 함숫값 부호 곱이 0이상임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k=모든홀수이면 f(짝수)에 대하여 이웃한 짝수의 함숫값 부호 곱이 0이상임을 알 수 있다. 굳이 홀짝으로 가는 이유는, 둘이 경우를 나눠서 생각하는 게 '정수'를 다루는 평가원 문제의 방식으로 알맞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래프로 섣불리 넘어가지 말고, 부호에 대한 관찰을 f(짝)과 f(홀) 나눠서 그냥 하면 된다. 그거 하라는 게 조건의 원론적인 의미이다. 명확히 알 수 있는 유일한 정보는, f(짝)에서 작은 짝수면 계속 음수, 큰 짝수면 계속 양수라는 것이다.
그럼 f(짝)의 부호를 나열할 때 무지성으로
... - , - , - , + , + , + , ... (주의: 이웃한 정수가 2 차이 남)
이렇게 될까 생각해 보면, 부호 변화 사이에서 홀수 k를 잡으면 부호가 반대가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지는 말아야 하므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f(a)=0인 어떤 짝수 a가 적어도 하나 있어서 0으로 이웃한 부호 곱의 완충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건 f(홀)에서도 마찬가지이고, f(b)=0인 어떤 짝수 b가 적어도 하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수근은 최대 3개이네? 그럼 정수근이 2개일 때와 3개일 때로 분류하고 싶다. 어려운 4점은 케이스 분류와 쳐내기를 요구하는 레파토리가 많다.
1) 정수근이 2개일 때
아까 말한 어떤 짝수 a와 어떤 홀수 b에 대해 f(a)=0, f(b)=0으로 각각 홀/짝 세계에서 유일한 정수근이다.
f(짝)과 f(홀)의 부호 나열은 둘다 다음과 같다.
... - , - , - , 0=f(a) , + , + , + , ... / ... - , - , - , 0=f(b) , + , + , + , ... (주의: 이웃한 정수가 2 차이 남)
저 두 줄이 서로 사이에 교대로 들어가야 홀짝이라는 아귀가 맞는다.
1-1) 가장 간단한 경우는 a와 b가 이웃한 숫자여서, f(정수)의 부호의 나열이
... - , - , 0 , 0 , + , + , ...
가 되는 것이다. 꽤나 일반적인 조건 하나를 제시했고 여기서 논의가 진행되기 어려우므로, 그래프로 돌아가면서 아래 결정조건을 (이제서야) 사용하자.
1-1-1) 3차함수가 중근과 다른 한 실근을 가질 때: 서로 다른 두 근이 이웃한 정수인데, 감소 구간에 정수 0이 두 정수근 사이에 있으므로 모순.
1-1-2) 3차함수가 세 실근을 갖고 그중 두 개가 정수일 때: 양끝 근이 이웃한 정수인 경우는 위와 마찬가지로 모순, 작은 근과 중간 근이 이웃한 정수인 경우는 -1과 0이 근이어야 하고 식을 세우면
이고 0<a<1여야 f(1)이 양수가 된다. 마지막으로 중간 근과 큰 근이 이웃한 정수인 경우는 0과 1이 근이어야 하고
라고 쓸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0<a<1여야 f(-1)이 음수가 된다. 그러면 이 중에서 답이 나온다.
1-2) 그렇다면 만약에 이웃하지 않는다면, 예를 들어 a와 b의 거리가 3이라면 f(정수)의 부호의 나열이
... - , - , 0 , - , + , 0 , + , + , ...
이렇게 되고 조건을 만족시키는데, 증가-(0근처)->감소-(부호변화)->증가-(0근처)->감소->증가 이렇게 된다. 이는 오차함수 정도는 되어야 증감 변화가 이만큼 가능하다. 그래프로도 차수가 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와 b사이의 거리가 더 늘면 0과 0 사이에 , - , + , 의 반복만 늘어나므로 차수가 더 커진다. 따라서 a와 b가 이웃하지 않는 이 경우는 안 된다.
2) 정수근이 3개일 때
이때는 f(홀)과 f(짝) 중 어느 하나의 배열 특정이 힘드니까 아귀가 맞게 교대로 배열하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f(정수)를 그냥 한번 나열할 때, 앞서 0이 이웃해야 한다는 보인 경험이 있으므로
(... - , - , 0 , 0 , 0 , + , +, ...) <- 희망사항
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아직 이웃한 거 확정 아니다.
배열 특정이 힘들어 식으로 밀어붙히기 힘드니까 이제 그래프의 힘을 빌리자. 아까처럼 만약에 정수근 사이에 다른 정수가 하나 있다면, 만약에 작은 근과 중간 근 사이의 최소 정수 c가 있다면 f(c)>0인데 f(c-2)<0이므로 모순. 마찬가지로 중간 근과 큰 근 사이의 최대 정수 d가 있다면 f(d)<0인데 f(d+2)>0이므로 모순. 따라서 저 희망사항이 맞고, 이웃한 세 정수근을 갖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 하고 이제서야 아래 조건을 다시 보면 세 정수근이 -1, 0, 1이고
이 되는 것이다. 이건 계산해보고 거르면 된다.
이 풀이가 완전하지는 않고 길이를 줄일 여지도 충분하다. 그러나 박스 아래 조건 없이 최소한의 일반적 상황 제시, 즉 f(정수)의 부호에 대한 통찰 없이 아래 특수결정조건으로 넘어가는 해설은, 그냥 맨 위에 제시된 '현장 학생이 답만 맞추는 운 좋은 풀이'에 대한 사후적 설명에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걸 해설이랍시고 하면 안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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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킬러라는 기준이 뭔진 모르겠는데, 논리적으로 풀면 솔직히 과하고 운좋게 찍듯이 경우 제시하면 답 나오는게 문제로써 별로라고 생각함
라고할뻔 ㄹㅇㅋㅋ
수학강사들 실력없는 사람들 천지에요. 1타강사라고 해서 수학을 잘하는것도 아님. 이미 다 셋팅되어있는 자료나 판서를 그대로 읊으면 됨.
올수 시간재고 미적 100점 맞는 강사는 전체 수능강사의 5%도 안될껄요.
전 작수 100인데, 가끔 강사들이 어떻게 해설하나 해설강의 들으면 말도 안되는 풀이 넘 많아요. 절대로 현장에서 써먹지 못하는 풀이. 애시당초 그런 발상을 할수도 없고, 자기도 그렇게 생각 못했으면서 하루죙일 팀원들이랑 머리굴려서 풀이 만들어내고 그걸 해설이랍시고 올림 ㅋㅋㅋ
수학을 잘 푸냐 아니냐를 떠나 강사는 가르치는게 일이기는 한데, 수준낮고 현장에서나 공부에 도움안되는 풀이 하는 강사는 존재 이유가 없고 강사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함. 대학에서도 수학 공부들 했을텐데 이게 무슨 과탐 퍼즐맞추기도 아니고, 중졸 풀라고 낸 수학시험에 그러는건 꼴사납긴함ㅋㅋㅋ
진짜 제가 고민하던 지점을 짚어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좋네요. 잘 봤습니다. 혹시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여쭤봐도 될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강사분들의 풀이가 분명 좋긴 한데 그렇게 공부하는 것보다는 보여주신 풀이처럼 조금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공부했으면 해서요 ㅜㅜ
수학딜러 라는 유튜브에서 이 문제에 대한, 저와 결이 비슷한 해설을 했고, 정수근 연속성이 간과되긴 했지만 아마 그쪽 부분만 잘린듯합니다. 제가 댓글도 달았네요.
저는 수능으로 평균 이하 학력의 지역에서 시내 학원을 다녔고 인강을 풀이 비교용으로, 사실 제대로 들은 적이 없어서 잘 모릅니다. 제대로 된 방향이라는 게 사실 잘 모르겠는데, (처음엔 외워서라도) 공부한 것을 내가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본인 것으로 만드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 '본인 것'에 대해서는, 탐구처럼 내가 문제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단원별로 의식적으로 활성화 시켜 놓고, 그 안에서 사고해야 합니다. 그럼 실전에서 풀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이 구분되고, 피드백도 명확해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문제의 대부분의 풀이에 대해, 대체 어떤 지점을 '본인 것'으로 만들라는 건지 의문이라 비판한 것도 있습니다. 참고로 글 올린게 이쪽 일을 해서도 아니고, 누구 도움 되라고 하는 게 목적도 아닙니다. 올해 제 풀이가 남들과 다를 때 유튜브에 강사라는 사람한테 '이거 실전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게 도움은 되냐 이게 낫지않냐' 하다가 차단을 좀 당해서 (학원 홍보 강의 팔이용이니까요) 킹이 받았고, 밝히진 않겠지만 그런 강사들 저격용 글입니다.
막상 스스로 하기 정말 쉽지 않은 부분인데 대략 어떤 말씀을 하시는 건지는 잘 이해했습니다.. 조건을 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혹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아가는 과정이 어렵더라구요..여러 풀이를 보며 제 스스로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이네요.. 귀한 시간 내어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