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어 고득점을 위한 태도 (2)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2024 수능에서 국어영역 95점을 받은 본체만채!라고 합니다. 지난번 칼럼에서 말씀드린 ‘기계적인 문제풀이’에 이어서 제가 생각하는 국어 고득점을 위한 2번째 태도인, ‘예측하기’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두 번째 태도.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 출발하는, “예측”의 태도
지난번 칼럼에서 말씀드린 이야기는 요약하자면 “기출문제를 분석하며 행동강령을 만들어나가자!” 였습니다. 이정도만으로도 독해와 문제풀이를 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우리가 보게 될 수능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요? 그렇기에 한 발짝이라도 더 앞서 예측할 수 있다면, 하는게 맞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가장 중요한 수능 예고자료, “EBS”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2022학년도 수능의 ‘헤겔’, ‘브레턴우즈’에서 EBS 독서지문이 연계가 된 이후, EBS 학습은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올해 ‘그 일’로 인해 EBS가 더욱 강조되고 나서는 소위 ‘체감 연계율’이 더욱 강화됐지요. 실제 이번 수능에서도 독서 세 지문이 모두 내용까지 겹치는 직접연계가 이루어지면서, 내년 수능을 대비하는 학생들은 EBS를 더욱 철저히 학습해야 할 겁니다, “OK. 연계 학습을 해야하는 것은 알겠어. 근데.. 어떻게, 얼마나 해야할까?”에 대해 고민하는 수험생들이 많을 것 같아요. 음.. 일단 같이 2024학년도 수능 시험지에서 EBS가 어떻게 연계되었는지 함께 살펴보며 학습 방법을 정립해봅시다.
우선 문학에서 연계된 작품부터 살펴봅시다. 고전소설에서는 “김원전”이 연계되었습니다. 위쪽은 2024 수능완성 146p의 지문이고, 아랫쪽은 이번 수능에 출제된 파트입니다.
눈썰미가 빠르신 분들은 찾으셨을 것 같은데, 같은 대목입니다. 기존의 평가원은 소설이나 가사를 연계할 때 최대한 EBS에서 출제된 대목을 겹치지 않게 내려고 노력했었습니다. 그래서 소설의 전체 줄거리를 정리하는 것이 요구되었고요. 그런데, 올해 9월에 출제된 “원미동 시인”에서부터 두드러지는 특징인데, EBS에 나온 대목을 그대로 가져와서 출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양상은 전체 7000줄이 넘는, 매우 긴 기행가사인 “일동장유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위쪽은 2024 수능특강 문학 66p에 나온 지문이고, 아랫쪽은 이번 수능에 고전시가 파트에서 출제된 지문입니다. 역시나 똑같죠? 이렇듯, 이번 수능에서 무려 두 작품이 EBS에 나온 대목을 그대로 가져와 출제되었습니다.
현대 운문에서는 “가지가 담을 넘을 때”가 출제되었는데요,
비교적 쉬운 시이기도 하고, 사실 이 지문이 나온 세트에서는 수필인 “잊음을 논함”의 임팩트가 더 컸기에 앞의 두 지문에 비하여 연계의 유의미함을 느끼지 못한 학생들이 많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까지의 올해 수능 문학 연계내역을 통해, EBS 문학 학습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보자면,
(1) 산문이나 긴 가사의 경우, 큰 흐름에 집중하되 연계교재의 지문도 다 읽고 풉시다.
기존에는 산문이나 긴 가사(일동장유가, 연행가 등)의 경우 전체적인 줄거리를 잡으며 정리하는 방식으로 학습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이런 방식의 정리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연계교재의 지문에서 절반 정도는 연계되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해당 작품의 다른 부분에서 출제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김원전”의 경우 연계되지 않은 부분에 굉장히 많은 인물들이 포진되어 있어 상황을 제대로 잡고 읽지 못하면 굉장히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를 정리하는 학습은 가능하면 강의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산문의 경우에는 흥미요소가 꽤나 있어 한 번 들으면 잘 안 까먹거든요. 저의 경우에는 김승리 선생님의 KBS 강의, 시대인재 재종 박준호 선생님의 EBS 정리 수업을 들었는데 두 수업 모두 머리에 쏙쏙 박히게 잘 정리되었습니다.
다만, 올해 9월부터 보여준 절반 정도는 EBS에서 연계하는 경향을 보았을 때, 연계교재의 지문과 문제 또한 한 번쯤은 살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줄거리를 아는 것과 해당 대목을 읽어보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보기”의 내용이나 발문의 내용은 해당 대목의 출제 요소들을 훑어보는데 분명히 도움이 되므로, 이 역시나 시간이 된다면 다 풀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2) 운문의 경우, 정서/태도 위주로 전 범위를 여러 번 훑읍시다.
현대시와 고전시가는 매 시험지마다 꼭 한 지문은 연계가 됩니다. 고전시가 중 긴 가사는 위의 (1)에서 말씀드린 방법대로 정리하면 됩니다. 나머지 고전시가들은, 지금 여기에서 말씀드리는 방법대로 정리하면 되겠습니다.
현대시의 경우에는, 사실 연계작품이 주인공인 세트는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23 수능처럼 세트 자체가 쉽거나/22 수능이나 24 수능처럼 세트는 어렵지만 비연계작품이 주인공이 되는 것처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계 공부는 꼭 해야합니다. 쉬우면 쉬운대로 더 빨리 털어내고 가야해요. 특히 올해 수능같이 수필이 딸린 세트에서 연계작품조차도 제대로 공부가 되어있지 않다면 이 세트에서만 10분 가까이 써 시험의 리듬이 몽땅 깨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그냥 전 범위의 작품을 정서/태도 위주로 여러 번 훑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 범위라고 하면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저는 그래도 이게 맞다고 생각해요. 인생을 건 시험에 투머치는 없잖아요? 강사나 회사들의 중요도 기준도 너무 맹신하진 맙시다. (이번 수능 가담넘은 이감 중요도 B였어요.. 무조건 A이상의 중요도를 가진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에요.) 상반기에 처음 볼 때는 꼼꼼하게 정리하고, 하반기엔 여러 번 정서/태도 위주로 훑어주세요. 궁극적으로는 제목만 보고 읽지 않고도 정서/태도가 생각나는 정도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작년에도, 올해도 현장에서 연계 현대시를 읽지 않았어요.
고전시가의 경우에는 굳이 연계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꼼꼼하게 전 작품을 정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연계가 아니더라도 EBS에서 나온 다양한 고사, 단어들을 오마주하여 시험지에 간접적으로 출제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대표적인 예시로 23학년도 9월 모의평가에 나온 박인로의 ‘소유정가’는 23학년도 수완에 나온 박인로의 ‘사제곡’과 굉장히 유사한 표현들을 많이 담고 있었어요. 특히나 고전시가가 약한 학생들에겐 EBS 학습이 독해력 향상 자체에 큰 도움을 주게 됩니다. 이런 학습은 개인이 하는 것보다 시간이 들더라도 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정리하는게 효율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연계 작품이 기출문제로 나온 적이 있다면 그 기출문제를 잘 살펴보세요. 최근 2010년대 말에 출제되었던 작품들이 4-5년이 지나 재활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까지도 재활용되는 경우가 많거든요.(이번 6모의 한거십팔곡이 그렇습니다.) 그렇게 정리되고 나면 하반기에는 현대시처럼 여러 번 정서/태도 위주로 훑어주세요.
(3) 사설 문제나 강사들의 “해석”은 맹신하지 맙시다.
연계 지문이 반영된 사설 모의고사를 풀다가 다양한 보기, 다양한 해석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강사들마다 다른 해석을 주장할 수도 있고요. 이런 해석들이 납득이 안되더라도, 그냥 지나가주세요. 너무 마음에 드는 해석이라도 외우지는 마시고요. 시어의 의미나 작품의 주제는 “수능 그 날, 평가원의 선지와 보기”가 결정해주는 것입니다. 제가 앞에서 전체적인 줄거리, 정서/태도 기준으로 훑으라고 말씀드린 내용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여러분이 학습해야할 것은 대략적인 내용과 정서이지, 작품의 심층적인 해석이 아닙니다. 제발 주의해주세요.
지금까지는 문학을 살펴봤으니, 독서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도 살펴봅시다. 독서의 경우에는 문학보다 더욱 직접적입니다. 올해 수능에선 “선거 보도”, “이상치와 결측치”, “중국 학자들의 노자에 대한 태도”에 대한 지문이 출제되었고, 세 지문 모두가 상당 부분 연계되었습니다. 세 지문 중 주제통합 지문만 살펴보자면,
위쪽은 EBS 수능특강 독서의 242p, 아랫쪽은 이번 수능 주제통합 지문 중 (가) 지문입니다. 읽어보시면 두 지문 모두 “한비자의 노자에 대한 태도”라는 제재로,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매우 직접적으로 연계가 되죠? 한편, (나) 지문은 EBS에선 서양 학자의 사상을 담고 있었던 반면, 수능에서는 중국의 다양한 학자들의 사상을 비교/대조하는 방식으로 출제되었습니다. 이렇듯, EBS 독서는 일부분은 EBS 지문의 주제와 내용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고, 나머지 부분은 EBS와 무관한 부분으로 채워지는 식으로 연계됩니다. 변별의 포인트는 어떤 부분일까요? 당연히 EBS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입니다. 오답률이 높았던 15번과 16번 모두, (가)에 대한 내용보다는 (나)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에서 살펴볼 수 있지요.
“이상치와 결측치”를 다룬 사회지문에서도, 개념적인 부분은 EBS에 있던 내용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마지막 문단과 보기 문제에서 다룬 “후보 직선 구하기”와 관련된 부분은 EBS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이였고, 이 문제가 해당 세트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였죠.
이 정도가 현재 EBS 독서가 연계되고 있는 양상이고,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학습해야 할지 생각해보자면,
(1) 본인이 약한 파트를 기준으로, 최대한 많은 EBS 지문을 읽어둡시다.
사실 EBS 독서 지문을 모두 읽고 문제까지 풀어보는 것을 추천드리지만, 아마 이 정도의 공부를 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을거에요. 그렇다면, 최소한 본인의 취약 파트의 지문만큼은 정리하세요. 예를 들어 인문/철학 제재에 대한 문제 풀이가 약한 학생이라면 그 부분의 지문만큼은 꼼꼼히 공부해두시길 추천드립니다. 수능장에서 아는 내용이 나왔던 것 만으로도 생각보다 매우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됩니다. 시간이 되시면, “보기”에서 다룬 내용까지도 공부해두시길 추천드립니다. (24학년도 9모에 나온 “정약용” 부분의 내용은, 수능특강에선 지문이 아닌 “보기”에 나온 내용이였습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이 되는 문제는 순수한 독해력을 요구함을 잊지 맙시다.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높은 연계율에도 불구하고 등급을 가르는 고난도 문항은 EBS에서 연계되지 않은 부분에서 출제됩니다. 비록 올해는 독서 지문이 어렵지 않았으나, 언제든지 22나 23수능의 난이도로 돌아갈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고 언제나 최악을 생각하며 공부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연계 반, 비연계 반의 형태를 가진 지문은 사설 모의고사들을 많이 풀다보면 익숙해지실 거에요.
언어와 매체에 대해선 간략하게 학습 방법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매체의 경우에는(아마 화법과 작문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안 풀어보셔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언어(문법)은 꼭 다 풀어보시길 추천드려요. 문제 자체에서 배울 것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문형 문법 문제 중 일부 문제들은 정말 저게 수능에 나온다면 힘들겠다.. 싶은 소재들이 많습니다. 한 번만 풀지 말고 선지의 사례들 하나하나 분석하며 여러 번 정리하세요. 본인이 필요하다면 연계교재를 정리해주는 강의(강E강, 김승리의 선택..)등을 들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기출과 엮어서 잘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 것인데, EBS 학습은 최대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주세요. 아무리 EBS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독해, 그리고 기출에 대한 학습이 더욱 중요합니다. 식사 시간 중이나 밤에 누워서 잠들기 직전에 강의나 교재를 짧게짧게 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중요한 시간에 뭉텅이로 묶어서 공부하는 것은 피해주세요!
여기까지가 제가 생각하는 EBS 학습 방법인데, 글을 맺기 전에 연계 공부를 위해 제가 사용한 다양한 컨텐츠들과 강의들을 간략하게 리뷰해보고자 합니다. 필요하다면 본인의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racle 독서/문학, EBS Sumary book- 윤지환T
Eracle 독서는 EBS 지문 내용들만 그대로 담고 있는 교재라, 무거운 연계교재를 대신하여 들고다니며 사설 문제를 풀거나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 그때그때 꺼내보기 좋았습니다. 문학의 경우에는 산문의 줄거리 정리가 재밌게 읽기 좋게 구성되었던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수업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중요한 제재들을 PPT로 정리하여 설명해주시는데 교재가 시각화가 잘 되어있어 들고다니며 보기도 좋았습니다.(비록 안나왔지만 경제.. Goat)
Musse 문학- 박준호T
현대시와 고전시가의 경우에는 작가 자체의 특징에 대해서도 잘 정리해주셔서 간접 연계를 준비하는데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여러 해석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도 빠짐없이 잘 짚어주셔서 사설 문제를 풀다가 헷갈릴 때 잘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가장 도움이 된 수업은 고전산문 내용 정리 수업이였는데, 정말 재밌게 장면들을 잘 정리해주셔서 한 번 듣고도 소설의 내용을 잘 기억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Re:EBS 문학- ㄱㅇㅇT
혼자 공부하기에 최적의 교재라고 생각합니다. ㄱㅇㅇT 특유의 대화식 서술 덕에 혼자서 공부하기 딱딱하지 않았고, 특히나 고전시가의 경우 고사의 뜻과 어원 등이 아주 잘 정리되어 있어 필요할 때마다 살펴보기 좋았습니다.
EB-Schema 1, 2, 3- 김승리T
EBS 독서에 대한 부분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강의 중에 EBS 내용 뿐만 아니라 거기에서 확장될 수 있는 내용들까지도 정리해주시는데, 6월, 9월, 수능에서 모두 적중률이 높아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선생님이 직접 문제를 제작하시기에 다루시는 출제 Point들 또한 정교하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KBS 수특/수완- 김승리T
모든 작품들을 짧은 러닝타임동안 강의하셔서, 속된 말로 “하나씩 꺼내먹기” 최적의 강의였던 것 같습니다. EBS 특성상 각을 잡고 공부하기보다 자투리 시간에 하는 것이 효율이 좋은데, 필요할 때마다 듣기 정말 좋았습니다.(저는 식사할 때나 밤에 자기 직전에 많이 들었어요.)
오늘 칼럼에서 드린 이야기는 “수능장에서 나올 문제를 예측하게 해 줄, EBS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오늘 이야기 역시나 수능 국어영역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마지막 태도인 “순발력”. 정확하게는 ‘실전 연습’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보도록 할게요. (그리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 물리학2, 생명과학2와 수리논술 학습법에 대한 칼럼도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오늘도 나름 열심히 썼는데.. 지나가면서 좋아요 ‘꾸욱’ 눌러주시고 팔로우하고 가 주시면 더욱 좋은 칼럼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칼럼에 지적할 내용이나, 질문하고 싶으신 내용이 있으시다면 정말 대환영입니다!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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