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능 후기 (1)
매년 맞는 그 날
수능 날이 밝아왔다
내 미래가 어디로 흘러갈지 방향이 정해지는 그 날 맞다
6시 40분
침대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고 렌즈를 뺐다
엄마와 아빠는 내 도시락을 준비해 주셨고
나는 정리본과 예열문제들이 들어있는 가방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파일철로 과목별로 보관되어있는 것들을 다시 점검했다
국을 한 숟가락 두 숟가락 뜨니
벌써 내년이면 23살이구나
이번에는 진짜 가야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친윤 수능이니까 국어에서 다 판가름 날듯
영어도 9월 평가원에 대한 피드백으로 1등급 8%는 되겠지"
대충 난이도 예상을 하면서
씻고 난 뒤 수험표과 신분증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가방을 맸다
7시 20분
찬 공기를 마시니 뭔가 안정된 기분이 들었다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를 막히는 도로에서 20분을 꼬박 기다렸다
현역 수능 시험장도 여기였기 때문에
친숙하면서도 모교에 온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7시 45분이었다
수험장에 들어서니까 갑자기
"뭐 이거 망치면 5수하면 되지, 널린 게 장수 미담인데 그냥 보자"
미친 생각이었지만 갑자기 나른해지고
다행증에 걸린 사람마냥 웃음이 사정없이 나왔다
5층 갔다가 아니래서 3층 하...
조금 헤매서 고사장과 자리를 찾아 착석했고
화학II에 대한 개념부터 국어 이감에서 틀린 문제 분석까지
하려고 계획을 잘 짜놓았으나
그냥 멍 때리고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몬스터 두 캔을 연속으로 때렸다
(이것 때문에 국어 시간에 두 번이나 화장실을...)
옆에 엄마가 계셨다면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수능 보러 온 아들이 맞나
메디컬은 아무 학교도 못 가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이 분명이 드셨을 것이다
8시 10분
모든 자료들을 밖으로 보내고
병아리색 수능 사프와 컴퓨터용 사인펜을 받고
지우개, 수정테이프, 신분증을 책상 앞 홈에 올리고
마음의 준비를 시작했다
빨리 1교시 국어 시험지를 보고 싶었다
국어에서 높은 1등급을 찍어서
공스타에 "2달 만에 4등급에서 백분위 100 만든 후기 올립니다" 같은
어그로 글 쓸 생각도 했다
8시 35분
드디어 받은 국어 시험지
파본 검사를 해보니 앞은 텅텅 비어있고 뒤는 아주 알찼다
문학과 언어와 매체 첫 지문에 뭔가 재밌는 내용이 있을 것 같았다
문법에서 훈민정음이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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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절반정도 풀고 종쳤나 암튼 근데 요새 이감풀면 이꼴날것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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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와 시발 문학 20분컷ㅋㅋㅋㅋ이러면서 화장실 시끌시끌 24: 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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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30초컷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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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때가 시원하고 부담없이 국어 시험 치고나오기 제일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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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가 어렵기를 바라다니 난 고1 때 멘탈에 완전 금간게 아직도 트라우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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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점 뉴런 수분감 드릴 킬캠은 알겠는데 드릴 종류가 너무 많아서 순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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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나요 ? ㅋㅋ 작년도 올해도 콘서트 가는데 ㅃㄹ 가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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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참 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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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탐 전부 47이였었나 이때 사람들 다 쌍욕했던걸로기억하는데 사탐런의첫번째기회였다죠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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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욕하는글이랑 잊잊잊×300번 써서 올리는 글 이런거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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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물국어 기원 14
대학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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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수능포기 ㄴ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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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적으로 1년에 표점 6점(백분위 7)정도 점수가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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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좀 줄여야할까요? 11덮기준 30분 약간 넘게쓰고 1틀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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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난 다 떠나서 그런걸 할 생각 자체를 못할듯 본인까지 속여야 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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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덕 같음? 4
그래도 이거보면 기분 좀 좋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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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선택과목은 평이해야함 작수처럼 나오면 안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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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앞자리에 국어 개씹불이면 마지막 2분 전에 여유롭게 팬 내리고 제출한 후 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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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제 주객이 전도되어 오르비를하려고수능을보는사람도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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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rbi.kr/00019169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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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님이 살아남아야 좋은 건데 매우 높은 확률로 님도 같이 불타올라서 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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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수능날에 국어와 영어는 어떤 지문으로 수험생들을 감동시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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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모고 언매 2
아무리 오래 걸려도 몇 분 안에는 끊어야 함? 20분은 돼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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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3~4 뜨고 잘찍으면 2뜨는데 김종웅쌤 3시간 한국사? 그거 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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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뒷자리라 사물함에 머리를 기대고 눈물을 글썽이며)개조졌네… 걍 포기각서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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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국어 기원 2
독서 2211 문학 2411 언매 2506 언매 이번엔 쉽게 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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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컷표점도 작수가 젤 높고 작수가 1받기는 가장 어려운 시험임 22때는 독서 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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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시는분들은 널널하게 다 풀고 시간 남는건가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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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점수고정형인간에서 좌우점수움직임장치 조그만거 추가된수준이라 그러는거임 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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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입시판 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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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오르비를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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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라. 그저 시대를 잘 타고났을 뿐인 범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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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해서 미안한데 진짜 너가 잘볼까? 너가 네 생각만큼 국어를 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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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주인공이 나보다 어리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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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실정 듣고 0
문학 실력 떡상했다 1회 소설 푸는거마다 반타작했는데 점점 정답률 올라가더니 오늘 푼거 1개틀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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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기출로 아카이브된 불국어 시험지가 3개나 있고 상상할 수 있는 상한선이 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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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반말로 작성했습니다 우선 02년생(딸피)인 나는 내년 무휴반을 위해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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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수능 끝나고 사라진다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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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동안 사탐 만표랑 1등급 표점 그 사진 갖고 계신 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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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인정 2
시발 문제 잘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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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국어 전에는 0
국어는 마닳이라고 그거 기출문제집 회독하면 충분하다는게 중론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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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잘수망은 불국어면 표점 먹을 가능성이라도 있지만 물국어면 대학을 못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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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꿀꿀하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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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회자되는 "국어강사들 들어와라"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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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힘들어보이셨음 주변에서 수근수근대고 후드티 눌러쓰고 시험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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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노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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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체감 3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