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독서와 문학 - 상상하고 공감한다는 것
상상한다.
굉장히 많은 뜻으로 쓰이고 있음을 압니다.
그러나 제가 이제부터 사용할 '상상하기'란,
문학과 독서를 넘나드는 이성적인 추론과정입니다.
글쓴이가 어떤 의도로 해당 내용을 작성했는지.
해당 장면 및 논리를 설명하기 위해 이 표현이 가장 최선이라는 전제 하에 우리는 글쓴이에 대해 완전히 공감해야 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수능에서는 이 전제를 지켜주기 위해 검증된 글과 작품을 제시해주죠.
어떻게 하면 저희가 적절한 상상하기를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일관된 상상하기를 함으로써
소위 말하는 '오바해서 틀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까요.
적절한 상상하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를 위해 이번에 제가 낸 책인
[국어의 호흡]의 서문을 가져오려 합니다.
'님의 침묵'이라는 비교적 유명한 시로부터
어떤 눈으로 만점권은 시를 읽는지
이것이 비단 시에 한정되는 능력이 아니라
얼마나 이성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지를 보여드리려 합니다.
상상하기를 마스터하면, 독서에서 도입부만으로도
추론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매우 넓어집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이건 사후적 풀이 아니냐고
이를 위해 저는 항상 칼럼을 작성할 때 한 번에 써내리고 검토조차 하지 않습니다.
새로 시행된 모고도 정답지 안 보고 바로 작성합니다.
그게 제가 수험생들께 약속드리는 저의 최선이며
믿음이니까요.
그 믿음을 바탕으로 주장합니다.
이 정도 추론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바쁘신 수험생 분들께서는 쭉 점프하고
'2023 수능 음지의 꽃 해설'부터 보셔도 괜찮습니다!!!!
| 국어의 호흡 1 페이지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0. 님의 침묵
님이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라네요..! 과연 님의 침묵 앞에서 나는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가질까요.
1.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님과 이별한 상태라고 합니다. 그리고 님은 내가 사랑하는 존재에요. 상상해봐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으면 나는 어떤 감정 상태일까요? 당연히 슬프겠죠. 그래요! 이렇게 앞으로 공감하면서 읽어줄 겁니다. 무리한 선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에서요.
2.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상상해봅시다! 이 장면을 그대로 머릿속에서 재현해보자고요.
푸른 산빛은 어떤 계절인 거 같나요? 봄이나 여름이겠죠...?
봄과 여름의 푸른 산빛을 깨친다고 (깨고) 나서 이번에는 단풍나무 숲을 향해 난 작은 길을 걷는대요.
여름에서 가을로 옮겨왔겠네요. 화자가 여름의 푸른 길에서 단풍나무가 있는 작은 길을 걷고 있는 뒷모습을 계속 생각하세요. 그럼 이제 '님'은 어디로 걸어갈까요? 아마 겨울로 갈 거 같은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차마 떨치고 갔다’는 표현을 보면 지금 이 상황이 아주 썩 마음에 들지는 않은 거 같아요. 뒤를 읽어보면서 나중에 돌아와서 이 부분을 생각해봅시다.
3.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음... 왜 하필 황금의 꽃일까요. 굳고 빛나는 거면 황금이라고 해도 됐을 텐데요.
이런 부분을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입니다.
글쓴이를 완전히 믿어야만 나올 수 있는 의심.
이런 표현이 왜 최선인가를 알게 되는 순간 모든 작품은 풀립니다.
그런 표현을 캐치하는 능력.
그게 바로 제가 여러분께 바라는 '상상하기'입니다.
물론 수능에서 풀 때에는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만 얻어가도 웬만큼은 맞출 수 있습니다.
다만, 가끔 나오는 문학 킬러에서는 세세히 물어보기도 하죠. 이를 대비해 ‘연습할 때’는 꼭꼭 씹어 읽는 습관을 길러야 독해력도 증진되고, 시간 단축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으실 겁니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갈게요!
황금이라면 이 맹세는 영원할 것처럼 보였을 텐데 뒤를 읽어보면 결국 부서진 채 사라졌다고 합니다. 부서지고 사라졌다. 황금이 아닌 ‘황금의 꽃’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이 ‘사라짐’과 연관지어 생각해봅시다.
꽃은 결국 언젠가는 집니다.
황금의 꽃은 빛나고 굳어 황금처럼 마치 영원할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황금이 아니라 황금의 꽃이라고 표현한 거 같네요.
4.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첫 키스의 추억이 엄청 강렬했나 봅니다..! 운명의 지침이 돌아갔을 정도니까요.
화자의 삶은 이 키스 전후로 나뉘겠네요. 이 추억은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사라졌으니 현재는 당시의 상황이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을 거 같아요.
5.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잉..? 향기로운 소리인데 왜 귀먹을까요. 꽃다운 모습을 봐놓고 왜 눈이 멀었을까요. 귀가 안 들리고 눈이 안 보이면 이전과 달리 제대로 된 판단이 힘들 거 같아요. 원래 있던 감각들이 지금 상실되었으니까요. 왜 화자는 감각을 상실했을까요. 그 답을 4번 구절에서 찾아보세요!
‘운명의 지침’이 돌아가서.
아 뭔가 중요한 게 나온 거 같네요. 화자는 운명의 지침이 돌아갔어요. 이전과 달리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눈 먹고 귀 멀었어요. 님이 너무 아름답고 키스가 강렬해서 운명의 지침이 돌아가 달라진 화자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그럼 정확히 어떤 모습이 달라졌을지 앞으로 얘기해줄 거 같아요.
6.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이별할 줄 압니다. 그런데 현재 화자는 ‘만날 때’와 달리 이별을 ‘뜻밖의 일’로 생각하고, 가슴은 놀랐으며, 알고 있는 슬픔이 아니라 ‘새로운 슬픔’을 느끼고 있어요. 왜 그러겠어요. 임을 만나 운명의 지침이 완전히 돌아가 버렸으니까요.
이제 여태 읽어온 것을 통합적으로 볼 겁니다.
2번 구절 다시 봅시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겨울로 가고 있죠. 본인은 싫지만 겨울로 가요. 1번 구절에서 봤듯이 우리는 현재 ‘이별의 상황’을 다루고 있으니 겨울과 이별을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은 해야 하는 합리적인 생각일 겁니다. 겨울(이별)은 반드시 오는 거예요. 그 길을 내가 걸어가고 있다고 표현한 것을 보면, 화자는 알았던 겁니다. 푸른 산빛(님과 잘 만나던 시절)이던 과거 시절에도 언젠가는 겨울이 올 것이라는 것을요.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져볼게요. 그러면, 화자는 과연 6번 구절의 상황에서도 언젠가 겨울(이별)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아나요? 아니요. 운명의 지침이 돌아간 화자는 이제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해요. 이별은 절대 올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이별이 뜻밖의 일로 다가왔겠죠.
‘황금의 꽃’도 마찬가지에요. 언젠가는 질 줄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화자는 님을 만나고 난 이후부터는 그걸 몰라요. 왜냐면 황금의 꽃은 빛나고 굳기에 순간적으로 꽃임을 더 이상 생각하지 못합니다. 꽃은 언젠가 지지만 꽃보다는 황금의 속성인 ‘영원함’에만 신경쓰게 된 거죠. 역시나 이 맹세는 결국 ‘지고’ 말게 되죠. 화자는 현재 이별했으니까요.
사실 이건 2번 구절을 처음 읽을 때 이렇게 했어야 합니다.
어차피 1번 구절에서 이별의 상황이 이 시의 내용이라고 했으니 다른 구절들도 이별과 연관지어야 하니까요.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전체 그림을 그려놓고
거기에 껴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릴스 보다보면 평범한 풍경 사진 같은데 고개를 흔들거나 눈을 반만 뜨고 보면 갑자기 어떤 사람 얼굴이 (주로 히X러) 보이는 짤 많이 있죠. 갑자기 사람 얼굴을 그 풍경에서 볼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이미 그 사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대충 찍은 점도 그 얼굴에 껴맞추어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독서에서는 도입부, 문학에서는 제목과 <보기>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그림에 대한 예상을 하는 것을 연습해야 이후에 다른 내용들도 전부 껴 넣으면 쉽게 읽을 수 있게 될 겁니다.
이걸 앞으로 '상상하기'라고 부르겠습니다! :)
3번 구절에서 나온 ‘황금의 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가 이별에 관한 것이므로 꽃과 이별의 공통적 속성을 생각해보는 겁니다. 그러면 꽃이 지는 ‘소멸’의 속성이 ‘이별’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죠. 앞에서 봤을 때는 뜬금없이 저렇게 해석해버리면 어쩌나.. 싶으셨겠지만 이런 배경이 있던 것입니다. 무작정 생각하라는 게 아니에요. 필요한 주제에 맞춰 해석하시면 됩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까지 하나요. 수능에 필요한가요? 수능 때 이 정도 해석까지는 물어보지 않고, 심지어 <보기>까지 줍니다. 훨씬 쉬울 것이에요.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시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들어있지만, 한편으로는 같은 내용을(여기서는 이별) 담고 있기에 핵심 하나만 파악하면 모든 줄이 해석이 된다는 것이에요. 독해력을 기르기 위해서 part 1에서는 누구나 들으면 ‘맞네..’하는 선에서 주관성을 빼고 문장의 의미에 근거해 깊게 읽을 것이에요. 명심하셔야 하는 딱 한 가지는 ‘나는 저렇게 못 해’라고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여러분은 이미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 정도의 해석을 해오셨거든요...
영화에서 남주가 여주에게 준 꽃이 여주의 집 화분에서 시드는 장면이 나오면 어떤 생각하시나요? 뭔가 안 좋은 일이 예감되지 않나요? 그거랑 뭐가 다를까요. 불안한 음악이 나오는 드라마처럼 시의 처음에 시적 상황이 제시되거나 <보기>와 제목에서 분위기가 나옵니다. 그 상황과 분위기에 맞춰 해석하는 경험과 능력은 이미 여러분들께 있어요.
우리 독서와 문학에서도 해낼 수 있도록 찬찬히 노력해봅시다.
아래 예시로 한번 더 연습해보겠습니다!
요건 책에 없는 칼럼 전용이에용
수평
문태준
단 하나의 잠자리가 내 눈앞에 내려앉았다
염주알 같은 눈으로 나를 보면서
투명한 두 날개를 水平으로 펼쳤다
모시 같은 날개를 연잎처럼 수평으로 펼쳤다
좌우가 미동조차 없다
물 위에 뜬 머구리밥 같다
나는 생각의 고개를 돌려 좌우를 보는데
가문 날 땅벌레가 몽긋이 지어놓은 땅구멍도 보고
마당을 점점 덮어오는 잡풀의 억센 손도 더듬어 보는데
내 생각이 좌우로 두리번거려 흔들리는 동안에도
잠자리는 여전히 고요한 수평이다
한 마리 잠자리가 만들어놓은 이 수평 앞에
내가 세워놓았던 수많은 좌우의 병풍들이 쓰러진다
하늘은 이렇게 무서운 수평을 길러내신다
Quiz 1. ‘생각의 고개’란?
Quiz 2. ‘내가 세워놓았던 수많은 좌우의 병풍들’이란?
Quiz 3. 마지막 행의 의미는?
어떻게든 자기 답을 만들어내신 후에 다음 쪽 설명을 봐주세요..! 반드시요!
Quiz 중 아무것도 못 맞추었다 : 4등급 이하
Quiz 중 1번은 풀었다 : 1등급 후반 - 3등급
Quiz의 2번까지 풀었다 : 1등급
Quiz의 3번까지 풀었다 : 만점권
러프하게 채점 기준 남기고 해설 들어갑니다.
수평
수평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우선 제목이니 글에 수평이 나오면 집중해야겠어요!
단 하나의 잠자리가 내 눈앞에 내려앉았다
잠자리가 눈 앞에 내려 앉았답니다. 아마 코...? 그 장면을 상상합시다!
염주알 같은 눈으로 나를 보면서
투명한 두 날개를 水平으로 펼쳤다
잠자리가 두 날개를 수평으로 펼치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장면이 상상되시나요??
모시 같은 날개를 연잎처럼 수평으로 펼쳤다
좌우가 미동조차 없다
좌우로 날개를 쫙 핀 채로 가만히 계속 붙어있나 봅니다.
물 위에 뜬 머구리밥 같다
마치 개구리밥이 물 위에 균형 잡으며 떠 있는 것처럼 잠자리가 코에 잘 달라 붙어있네요.
나는 생각의 고개를 돌려 좌우를 보는데
생각의 고개. 여러분 뭘로 생각하셔요? 생각을 하는 고개라는 것과, 돌리면 좌우를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당연히 머리죠! 머리네요 머리. 생각의 고개=머리
가문 날 땅벌레가 몽긋이 지어놓은 땅구멍도 보고
마당을 점점 덮어오는 잡풀의 억센 손도 더듬어 보는데
고개를 돌려 주변 풍경을 보기도 하고 손으로 풀도 만질 정도면 고개도 숙였을 거에요. 이쯤되면 잠자리도 떨어질 법한데요.
내 생각이 좌우로 두리번거려 흔들리는 동안에도
잠자리는 여전히 고요한 수평이다
머리(생각의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도 잠자리는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다고 합니다.
한 마리 잠자리가 만들어놓은 이 수평 앞에
내가 세워놓았던 수많은 좌우의 병풍들이 쓰러진다
이 시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잘 상상해보세요. 여태 시에 나온 ‘상황’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잠자리가 코에 붙었고 고개를 흔들어 봐도 떨어지지 않는 겁니다.
‘내가 세워 놓았던 수많은 병풍들이 쓰러진다’는 것을
고개를 흔드는 상황에서 생각해보자고요.
잠자리가 코에 붙어있고, 나는 고개를 막 흔들고... 그러면, 잠자리에 초점이 맞은 상태이니 잠자리 말고 다른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요? 초점도 안 맞으니 막 흔들리고 쓰러지는 것처럼 보이겠죠. 쓰러진다...? 아!
그러면 저 구절을 조금 더 자세히 해석해봅시다.
‘좌우의 병풍’은 내가 ‘세워놓았던’이니 원래 반듯하게 보인다고 생각했던 세상의 모든 것들입니다.
그러나 고개를 흔들면 잠자리를 제외한 모든 것이 쓰러지죠.
한낱 잠자리보다도 못한 거죠. 내 생각과 달리. 그래요.
병풍은 내가 세상을 보는 시각 즉, 온갖 선입견과 가치관을 말합니다.
사람은 기존의 선입견과 가치관에서 벗어나기 힘들며, 그걸 절대적으로 여기기도 하죠.
그러나 잠자리가 맞춰놓은 수평 앞에서 온 세상이 흔들리는 것을 본 화자는 선입견과 가치관 같이 세상을 보는 시각은 절대적일 수 없다는 걸 깨닫네요.
와...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몰랐는데 말이죠. 장면을 상상하면서 읽으면 수월해집니다...!
만약, 지금 이 설명이 하나도 공감 안 되신다면, 혼자서 읽은 시간이 너무 적거나, 깊이가 얕은 겁니다.
하늘은 이렇게 무서운 수평을 길러내신다
잠자리의 수평. 온 세상이 흔들리는 중에도 고고히 수평을 맞추고 있는 잠자리의 날개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비교했을 때 더 이상 가볍지 않네요.
무섭다고 표현한 게 맞을 정도군요. 왜 이제 잠자리의 수평이 무서운지 알 수 있겠죠?
네!!!
항상 잊지 마세요. 시의 내용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면서 읽는 태도요...!
교재 <국어의 호흡> 중 Step 1의 “상상하기”였습니다.
실제로 문제는 어떻게 푸는지 알아보기 위해 23 수능 현대시인 '음지의 꽃' 해설을 가져오겠습니다.
-
23 수능 음지의 꽃
주제 : 참나무의 죽음으로 탄생한 버섯이 보여주는 자연의 순환적 아름다움
사물의 모습 - 참나무의 죽음으로 탄생한 버섯
에 대한 긍정적 인식 - 아름다움
을 바탕으로 중심 제재 - 버섯
에 대한 예찬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 순환적 아름다움
-> 정답은 1번!!!!!!!!!!
마찬가지로 이 작품의 특이점은 '순환적' 즉, 참나무의 죽음이 버섯의 탄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었죠.
그러면 당연히 출제자는 이 부분을 정답으로 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해당 부분부터 먼저 확인을 하는 것이고
그런 사람들은 2번이 바로 보여서 문제의 정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게 됩니다.
공존하던 생명체들이 흩어진다는 말도 없었고, 굳이 유추하자면 생명체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인간인데, 이를 시에서 예찬 대상인 '홀씨'와 연관짓는다면...?
주제에 반대가 인간,
주제 그 자체가 홀씨 (버섯)
그러므로 이 둘이 붙어 있으면 바로 정답으로 볼 수 있겠죠!!!!!!!!!!!!!
사실 일치에 그치지 않고
크게 주제로 푸는 습관을 이 책을 통해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
이렇게 초보부터 고수까지 모두가 배울 수 있는 문학서의 등장
>> https://atom.ac/books/12322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당
_
후기 이벤트
배송 시작한지 얼마 안돼 후기가 거의 없는데
후기 올려주신 분들 중 정성스럽고 솔직하게 써주신 다섯 분 추첨해서 치킨 보내드리겠습니다!
기한은 한달 후인 5월 15일입니다!!!!!!!!!!!!!!!!!!!
자주 들어오는 질문
Q. 몇등급이 볼 수 있나요?
A. 등급이 상관 없는 책입니다. 누구나 볼 수 있고, 상충되는 커리가 없어서 어떤 커리든지 간에 융화가 잘 될 내용으로만 구성했습니다.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문제 해법도 특이한 점 중 하나입니다. 제가 여러 칼럼에서 썼듯 주제로 정답 선지를 한 번에 고르게 됩니다!!!
Q. 고전문학 편이나 독서 편은 나오나요?
A. 원고 작성 중에 있으나 현대 문학과 결이 아예 달라 커리 구성에 필수적이진 않을 겁니다. 원고가 마련되면 빠르게 게시물을 통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Q. 질의응답은 어떻게 하나요?
A. 오르비 게시물로 써주시면, 매일 '국어의 호흡/ 국호'로 검색하는 저자들이 화들짝 놀라서 답글을 달아드립니다!!
사진이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ㅎㅎ
Q. 정오사항 제보는 어디로 하나요?
A. https://open.ㅋㅋㅇ.com/o/suGl20lg 로 해주시면 됩니다...! 중간의 한글 영어로 바꿔주세요! 옾챗입니다.
초판이라 저희 측 전달 원고가 책으로 가공되며 편집 실수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 빠르게 반영하여 종오표 내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0 XDK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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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대식 922.7은 인문도 가능성업나요......... 5
에혀ㅜㅜㅜㅜㅜㅜ
캬....나도 언젠가는 국어 칼럼을....
수학 네임드라뇨 가당치도 않습니다....
이 책.. 독존님께는 미안한 말이지만 나만 알고 싶습니다..
궁금한게 고전시가, 고전소설을 풀때도 전체 주제를 한 줄로 정리한걸 바탕으로 푸시나요?
네 독서도 그렇게 풉니다ㅏ
문태준 시인의 <수평>에서 잠자리의 수평을 불교적 깨달음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세워둔 병풍은 속세에 대한 미련에 비유한 걸로 읽혔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런 특정 단어에 대한 주관적 의미는 <보기>에 나오면 반영하면 됩니다. 직접 불교 관련 용어가 쓰인 것은 아니니 수능에 국한해서 말씀드리면 <보기>에 해당 내용 없을 시 그런 해석으로 나아가면 안 됩니다. 수능을 떠나 문학적으로 간다면 그렇게도 볼 수 있겠죠. 말이 된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수평-불교적 깨달음 --> 속세 -병풍의 연결 관계가 표현 상의 어색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문학작품은 여러 상황에 모두 비유될 수 있는 범용적인 연결 관계를 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아아아아앙 책최고~
직접 받으니까 더 예쁘더라고요 ㅎㅎㅎ
책 나오자마자 사고 벌써 Part1 후반 정도까지 읽었습니다.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전체적인 느낌으론 UR독존님이 과외쌤이 되어 제 옆에서 나긋나긋하게 설명해 주는 느낌이라서 UR독존님 칼럼보고 느낀것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는 분이 구매하시면 더욱 효과가 좋을것같습니다...! 다만 형광색 밑줄도 사용하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네요... 제가 자세한 후기를 쓸 능력은 없어서 간단하게라도 댓글에 남겨봅니다!
정성스럽게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형광색 밑줄은 생각 안 했었는데 글이 많다보니 강조가 명확하게 들어 있는 게 더욱 좋았을 수 있겠네요 다음 쇄에서 다른 분들은 더 좋은 책 받을 수 있도록 의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푸시면서 질문 생기시면 편히 물어봐주세요! 감사합니다 :)
어제 알라딘에서 구매했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ㅎㅎ
고전문학도 좋지만 독서가 급합니다 전 ㅠ
독서가 글 양이 진짜 많더라고요 ㅜㅜㅜ 그래도 이미 써놓은 것들이 있어서 편집을 하면 됩니다
독서편도 기대하겠습니다..ㅎㅎ
문학 공부를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었어요!
덕분에 자신감도 얻고 감상하는 법도 더 제대로 확립하고 갑니다ㅎㅎ
항상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질문사항 남깁니다.
시 - 수평 해석 과정에서 생긴 질문입니다.
나는 생각의 고개를 돌려 좌우를 보는데
가문 날 땅벌레가 몽긋이 지어놓은 땅구멍도 보고
마당을 점점 덮어오는 잡풀의 억센 손도 더듬어 보는데
내 생각이 좌우로 두리번거려 흔들리는 동안에도
잠자리는 여전히 고요한 수평이다
=>
저는 이 부분을 '해야할 일이 있는데 그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잡념에 휩싸이고 있는 화자가 잠자리 날개의 수평을 보고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라고 해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세워 놓았던 수많은 병풍들'을 '잡념'이라고 해석했고요.
선생님께서는 병풍을 '가치관, 선입견'이라고 해석하셨는데, 그 판단의 근거가 궁금합니다! 물론 해석을 보면 '그렇게도 볼 수 있겠네'싶기는 하지만, 실전에서 병풍을 '가치관, 선입견'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어 질문 남깁니다!
우선, 해야할 일이 있는데 집중하지 못하고 --> 이 해석의 근거가 되는 말이 있나요? 만약 이것이 제일 정확한 해설이 되기 위해서는 잠자리를 보기 전 화자가 어떤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시적 상황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시에서의 시적 상황은 '머리를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는 잠자리'이죠. 즉, 나의 머리는 쉽게 흔들리는데 잠자리를 그렇지 않아서 무서운 수평이라는 것인데, 머리가 쉽게 흔들린다에 대한 해석으로 '해야할 일이 있는데 집중하지 못한다'라는 해석은 근거가 없는 셈이 됩니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여러 풍경을 보게 됩니다. 이것들을 보는 데에 화자가 지장이 있나요? 그냥 편히 고개를 돌려 보고 있습니다. 즉, 할 일을 못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고 싶은 대로 잘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따라서 내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일들이 쉽게 흔들린다는 것을 잠자리를 보고 깨달은 셈이니, 이를 '가치관 선입견'으로 해석하는 것이 시적 상황에 가장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의 해석이 맞는지를 보고 싶으시다면 이렇게 시적 상황에 가장 최선인 상황이 맞는지를 검토해보시면 됩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절대 근거 없이 내 상상을 하면 안 됩니다. 왜 하필 이 시구가 이 시에서 필요했는지에 대해 냉철히 생각해보는 연습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ㅇㅏ..! 네 이해했습니다. 명확한 근거없이 확장해석을 하는 습관이 잘 안고쳐지네요 ^^; 아직 갈길이 먼 듯 합니다.
그건 그거고, 책 잘읽고 있습니다. 많이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
일반적으로 글 읽을 때 자연스레, 당연하게 하게 되는 생각을 이렇게 칼럼으로 풀어내는시는게 정말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늘 잘 보고 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책구매 드가자~
님의 침묵 해석하신 부분에서 이견이 있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라는 구절을 화자가 이 길을 걸어간다고 해석하셨는데 이때 길을 걸어가는 주체는 님 아닌가요? 바로 윗 구절이 님은 갔습니다 이기 때문에 해당 문장도 길을 걸어가는 주체는 님으로 해석됩니다. 난 작은 길을 걸어서 갔습니다를 내가 작은 길을 걸어갔다고 해석하신거 같은데 그게 아니라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 즉 숲을 향해 나 있는 길 이렇게 해석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4.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 사라졌습니다 해석하신 부분도 추억이 사라졌으니 현재는 당시의 상황이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을거 같다. 라고 해석하셨는데 이 부분은 너무 의미부여를 하신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만약 선지에 화자는 첫 키스의 추억이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고있다. 라고 나오면 맞는 선지라 체크하기엔 근거가 너무 부족하지 않나요. 추억이 뒷걸음쳐서 사라졌다 = 님이 떠나갔기에 (이별의 상황이기에) 추억 또한 님과 함께 떠나 사라졌다 이렇게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