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장에서 사용할 머릿속 회로
오늘은 원리에 대한 통념과 함께 학습 방향을 어떻게 정해야 효과적인지에 대한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원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부를 잘했던 사람들이나 이른바 '지식인'들은 이러한 신념을 더욱 굳건히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의 공부가 부족한 이유를 원리 이해의 부족으로 생각하며, 원리를 제대로 알면 어려운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공부를 할 때 근본적인 원리와 공식을 우선적으로 깨우치라고 이를 수험생들에게 강조하곤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과학철학자 토마스 쿤에 따르면, 단순히 F=ma와 같은 공식을 외운다고 해서 모든 물리학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초가 부족해서 원리를 공부한다고 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공부를 잘 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입니다. 결국 물리적으로 뇌의 네트워크를 바꿔서 몸으로 체화해야 합니다. 실제 문제 해결 과정에서는 의식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비의식적인 과정이 열쇠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원리의 이해나 개념의 파악은 경험으로 얻어진 기억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시험의 모든 문제는 개념을 넘어서 표준적인 예제와 그것의 변형들을 공부하면서 비로소 풀립니다. 실제로 수능 고득점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개념과 교과서 내용의 이해를 넘어 실제 상황에서 많이 연습해 가슴속에 깊이 새길 때까지 반복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수능 공부든 내신 공부든 간에, 몸으로 체화되지 않은 지식은 실제 문제 해결 능력으로 연결되지 못합니다. 수능이 암기가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큰 오산입니다. 내신식의 단순 암기와는 분명 결이 다르지만,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뇌의 네트워크가 물리적으로 변화해야 하며, 이 과정은 상당히 힘들고 결국 경험에 대한 기억, 암기의 과정입니다. 실제로 문제를 푸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단계화되어 있으며 ‘패러다임’, 혹은 '스키마'라고 부르는 비의식적이고 암묵적인 인지 요소들을 포함한 네트워크 내부의 문제 해결 패턴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가 추구할 공부의 방향 역시 특정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하고 처리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 스킬을 기르는 것입니다. 실전 개념이라고 부르는 영역을 실제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머릿속에 회로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시험의 긴박한 상황에서 문제를 제한 시간 내에 해결할 때, 우리는 정해진 규칙이나 행동 강령을 하나씩 기억해서 차근차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을 적용해 풀이의 상당수를 비의식적인 부분, 혹은 매우 빠르게 압축된 의식적인 기억과 함께 간추리며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해가 아니고 능숙해짐이 공부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 이해보다 기억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오늘날의 뇌과학적 관점에서 우리는 이론, 개념, 법칙, 관점, 정의 등의 추상적 규칙을 직접 적용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구체적인 전례와 사례를 경험으로 축적해 기억하고, 이를 통해 문제 해결 및 의사결정에 능숙해져야 합니다. 수능 공부는 N제와 실모, 기출을 매개로 한 이런 과정의 연속입니다. 예제를 통해 다양한 문제 유형을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익힌 접근 방법을 반복적으로 연습해 머릿속에 깊이 새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적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면, 안타깝게도 피지컬의 부족일 수도 있겠지만 수능을 근본적으로 잘못 알고 계실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내용에 공감하며 자신의 방향성이 의심되신다면 단순히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면서 실제 상황에서의 적용 능력을 기르도록 노력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연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패턴을 체화함으로써 긴박한 시험 상황에서도 비의식과 의식의 모든 것을 단련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하반기가 시작된 지금 시즌부터는 등급대와 무관하게 원리와 개념을 넘어 실전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연습까지 시작해 보시길 권장드립니다. 그렇게 꾸준히 준비하신다면, 올해 수능에서 생각했던 것 이상의 좋은 성과를 거두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0 XDK (+1,000)
-
1,000
-
정법 표점 뭐지 0
손해 안 본다며…
-
올핸 좀 정상화당한 거 같은데 작년에 물투화투 5050이면 이론상 수학 2등급도...
-
수업가기싫다
-
공대 가려면 수원대 공대가 그나마 나을까요? 가천,경기라인은 안될거같고 외대글캠 자연과들도 못가죠?
-
고경제 안정에 설대 스나 노리고 있을텐데
-
알려주새오
-
사귀던 여자친구가 정말 착하고 친절하고 예의바르고 예쁘고 잘해줬는데 알고보니...
-
이제부터 랜덤탄다.
-
고2 교육청으로 본 3개의 수학 시험들중 다 합해서 3개까지 틀렸을면 가세요 아님...
-
둘이서 6병 마셧다 기억 안남
-
하던 거나 해야지.
-
설자전 가능? 0
자전 기준 411.7 가능할까요 ..?
-
오지훈 딱 대라
-
기차지나간당 6
부지런행
-
국어 언매 3컷 1
공통 -18 선택 -5 합쳐서 77인데 3컷 불가능할까요? 메가 기준으론 표점...
-
맛있더라 그래서 지금 피곤해
-
수학 노베 0
예비 고3인데, 현재 모고 수학 5로 노베입니다. 내신이 썩 좋은편은 아니라...
-
조오온나 피곤하네.
-
다 일어나서 글써
-
여기는 또리가 점령한다 !
-
현대소설 중 이런 문학 있는 느낌
-
아침이 즐겁구나 0
공식 6연승 대 꼬 마
-
메가 덕분에 인테그랄 쓰고 있긴 한데 솔직히 개구림 내가 만들어도 이거보단 나을 거 같은데;
-
퍼즐퍼즐퍼어즐 2
퍼..
-
ㄹㅇ
-
목동 시대 단과 0
이동준쌤 목동 시대 단과 공통반 마감이던데 라이브반이나 어떻게 들을 방법 없을까요?...
-
천잰데?
-
깨고 싶지 않은데 7시만 돼면 눈이 떠지는 이 기묘한 시츄에이션…
-
나지금지하철 3
학교 일등으로 가겠구나
-
잠이안옴
-
응떡 마렵네 3
이따 먹을까
-
얼리버드 취침 4
-
당황스럽네 뭐지 진짜 둘다 1 못받은건 이번이 처음이라 그런가
-
크아아아!!! 얼버기 13
오늘? 2시에 자는 사소한 이슈로 인해 기상이 쉽지 않았네요... (저는...
-
시대 겨울 단과 1
시대 단과 처음 갈 예정입니다. 미적 개념을 듣고 싶은데 어떤 선생님이 좋을까요?
-
근본적인? 행복은 존재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사람들이 우선 성취에서 기쁨을 느끼지만...
-
얼버기 3
ㅈㄱㄴ 오늘도 화이팅!
-
김민재 골이라니 4
ㅇㄱㅈㅉㅇㅇ?
-
기상 완료 드디어 오늘 예비군 마지막날
-
열심히 해보곤 있는데 원래 과탐에 stay 할 것 같네요,,, 십헬과목
-
인듯... 외모관리 중요한듯.
-
선결론) 물2 24.77, 47, 99, 69~70 화2 23.80, 44,...
-
궁금한게 2년뒤 대학에 입학하려면 최소 공군을 5월에 입대해야하는데 커트라인 보니깐...
-
77ㅓ억 간만에 대승이구나
-
얼버기 1
진짜 이른 기상이다 수도병원 가야해 피곤s
-
다 맞게써도 답안이 교수님 맘에 안들면 합격 못한다는거 진짠가여!?ㅠㅠ
-
안녕하세요 고3 정시생입니다 제가 고2 6모때 수학 높5맞고 고2 8월에 정시로...
-
밤샌다매. 12
님들아. 잠 안잘거라매.
일단 스크랩하고 자러 가겠습니다
최적화가중요하죵..
실전 문제는 무얼 풀어보는개 좋을까요..? 사실 아직 기출도 안 돌린 상태입니다.. (수학 4등급 확통러)
우선 BLANK 기출문제집으로 기출 한 바퀴 돌리고 기출에 자주 출제되는 유형들을 이비에스와 함께 정리하는 것만 해도 많이 오르실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