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학 이야기
명제 "P이면 Q이다" 에서 전건 P가 그 자체로 거짓이라면 전체 명제는 항상 참이 됩니다. 수학적으로 생각해보면 모든 집합은 공집합을 부분집합으로 가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고, 더 쉽게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이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수학을 이용한 공집합 논리 역시 논증을 하려면 아래의 공허한 참 논리가 필요합니다.)
선생님께서 "다음 시간까지 숙제를 해 오지 않으면 혼을 내겠다." 라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들은 철수는 다음 시간까지 숙제를 해 갔으나 숙제를 했음에도 혼이 났다. 철수는 본인이 숙제를 했는데 왜 혼을 내느냐고 항의했으나, 선생님은 이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숙제를 하지 않으면 혼을 내겠다고 했지, 숙제를 하면 혼을 내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다. 따라서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이 예시와 같은 자연어적 표현에서는 인과관계가 들어있지만, 인과관계를 배제하고 단순 진리함수적 관계만을 살펴본다면 선생님은 숙제를 해 오는 경우에 대해서는 아무 말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숙제를 해 오는 경우 혼을 내든 내지 않든 거짓말을 했다고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즉, 거짓을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 상황에서 반드시 참 또는 거짓 둘 중 하나여야 하므로 참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죠.
노
이를 공허한 참(공허한 진리)라고 부르는데, P가 항상 거짓이므로 P가 참인 경우가 존재하지 않기에 P가 참인 모든 경우에 Q가 참이 된다고 할 수 있는 허무한 경우입니다.
중요한건 이 공허한 참 이야기가 아니라, 문장 연결사의 진리함수적 사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진리함수적 사용이란, 단순히 말하면 자연어적 문장 논리가 논리적으로 잘 정의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들은 결혼을 했다. 그리고 아이를 낳았다." 를 문장 문자를 이용하여 표현하면 P : "그들은 결혼을 했다.", Q : "그들은 아이를 낳았다." 에 대하여 P and Q (P & Q)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순서가 반대가 된 "그들은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결혼을 했다." 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죠 (속도위반). 이렇듯 "그리고" 라는 자연어는 &로 해석이 되며 자연어적 서술이 가지는 뉘앙스를 문장 연결사에 모두 담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생깁니다. 이 경우 P & Q와 Q & P는 자명하게 동치임에도 불구하고 둘 중 하나만 참이게 되어, 오직 P와 Q의 진리값에 의해서만 전체 명제의 진리값이 결정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여 문장 연결사가 진리함수적으로 사용되지 않은 경우가 됩니다.
또 다른 재밌는 예시는 역설의 일종으로, 마찬가지로 문장 연결사가 진리함수적으로 사용되지 않은 예시입니다.
"만약 이 나무 막대가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다면, 열을 가했을 때 수축할 것이다."
이 문장 자체는 직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거짓입니다. 금속이었으면 (그리고 굳이 금속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열팽창을 하겠죠. 하지만 이 "나무 막대"는 금속이 아니기 때문에 전건이 거짓이 되어 공허한 참에 의해 전체 명제는 참이 됩니다. 따라서 이 경우 이 문장 전체를 하나의 문장 문자로 생각해야 합니다.
더 직접적인 예시로 다음과 같은 예시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내가 로또에 당첨되었더라면, 나는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을 것이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말이 안 되는 거짓인 문장입니다. 하지만 저는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기에 전건이 거짓이 되어 문장이 참이 되어버리죠. 이 경우 전체 문장은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 비전공자가 논리학 수업을 듣고 간단하게 작성한 내용이라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재미로만 읽어주시길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후앵
-
다른 친구에 대해 불편한 점을 한 시간 동안 얘기함 둘이 더 자주 만나니까 안 좋은...
-
하루종일 책이나 인강 보고있어서 그런지 요즘들어 갑자기 인강보다가 눈이 따가워지면서...
-
2시인가요?
-
제목 약간의 어그로 죄송합니다. 제가 독재 다니는데 가정 형편 안 좋은데 열심히...
-
메가패스 완전 양도합니다 개인사정으로 공부를 더 이상진행하지 못하게 되어 양도합니다...
-
(╹◡╹) 0
(●´ω`●)
-
내 기준 당연한건데 이런것까지 가르쳐야된다고? 라는 생각이 종종 들때 있음
-
뭔가 잘 안 쓸 것 같아서 고민 끝에 안 사기로 함
-
확사였다가 미사로 가는게 많을까요 아니면 미과였다가 미사로 가는게 많을까요
-
다음에 여행가면 0
구룡반도랑 센트럴은 저번에 봤으니깐 홍콩섬에 있는 케네디 타운이랑 코즈웨이베이쪽 가봐야징
-
올해 입학예정인데 로스쿨 궁금한거 있으면 댓글 ㄱㄱ 진입 고민은 집릿 점수 같이...
-
점공률은 거의 60퍼대고 정원 32명입니다 추합률은 보통 85~115퍼 정도 도는거...
-
일부러 증원땜에 집근처 지거국 말고 인설의 썼는데 불안해지네요..
-
계획도 틀어지고.. 그래서 수학이나 하자 해서 하고있는데 안풀리니까 더더ㅓ더더ㅓ더 하기시름 어쩌지
-
저도 나갈거에요 8
오늘은 기분이 좀 나아서 친구랑 노래방 가기로 했습니다
-
예비고3인데 고2모고 3,4왔다갔다했어요. 방학에 미친개념하고 미친기분으로 기출...
-
서울대 0
발표해라
-
비흡연자 분들 컴컴 19
전담도 냄새 남? 피고 들어왔을 때
-
돌아다니면서 건물 구경하고 설대생들 보면서 신기해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
연세대 0
발표해라
-
김범준 수학 1
지금 메가 사고 현우진 듣고 있는데 김범준으로 갈요탈까요 김범준 선생님 좋다길래
-
야썰 9
YEAH~~ Sirrr
-
ㅋㅌㅌㅌ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잘 지내냐고 연락옴.. 옛추억이여 ~
-
궁극의 가설 3
-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거 자체가 자존감을 올려주기도 하고 더 열심히 살고 돈도...
-
대체 왤까 떨구지도 않고 걍 주머니에 넣어둿엇는데 갑자기 보니 줄 그어져잇네 이해할...
-
쩝... 되게 리얼해서 연대에 남을지 지방메디컬 갈지 엄청 고민했는데 잠 깼네요
-
전 처음 보는데 사진보다 예뻤음
-
원래 하위권 의대였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서남대와 비교하기엔 나름 탄탄한...
-
인생은 멀리서보면 희극인데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야
-
중앙대 0
발표해라
-
이건 못 막는다ㄷㄷ 사탐.
-
하 8
다시 군대라는 이름의 감옥으로..
-
카이스트 2
갑자기 카이스트가 가고 싶은데 왜이러죠
-
왜 나한테 불똥이
-
휴학때메 1년이라는 시간이 생기니까 그냥 내가 제일 잘 하던 입시로 돌아오게 되는...
-
제가 탐구 영역 관련해서 뭔가 궁금한 게 생겼는데, 매우 생소한 과목인 직업탐구...
-
겜하고싶은데 12
피방 가기엔 동네 친구들이 다 서울에 있고 노트북으로 겜하자니 또 터질 것 같음
-
보건소가서 똥꼬검사 해야함
-
윤성훈T 0
혹시 작년에 윤성훈쌤 조교 필기 시험 응시하신 분 계신가요? 서술형도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
답답할 땐 외출이지
-
제목 그대로 고기집 아르바이트 면접을 가게 되었습니다. 가서 하면 안되는 것들이나...
-
이악물고 날 살리려던게 아닐까 가천,아주,인하떨인데
-
21년 수능 가형 전 문항 https://youtu.be/T5J-d3QSCPY...
-
오늘은 해줄만한디
-
가장 작은 양수 9
n->inf, 1/10^n n=1, 0.1 n=2, 0.01 n=3, 0.001...
-
정답률 ㅈㄴ낮은 문제 있으려나 보기에는 어려워보이는거 많던데 그래도 뉴런보다는...
-
현역 사탐런 2
원래 물리 사문 보려했었는데요..내신 때 물리 3 4 떴었는데 사문 생윤이...
그런 명제를 사소하게 타당하다고 하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