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가지 있는 수능 국어 공부법
<수능 국어에 필요한 역량 4가지>
1. 지문 독해력 지문을 읽고, 내용을 조직화할 수 있는 능력
가장 중요한 능력은 일단 지문을 잘 읽어내는 능력, ‘지문 독해력’입니다. 지문을 잘 읽어야 문제를 풀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지문을 읽어나가며, 선지 판단(문제 풀이)에 필요한 단서들을 확보해야 합니다. 마치 탐정이 범인(정답)을 검거하기 위해 사건 현장(지문)에서 단서를 수집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지요.
단서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결국 선지를 하나하나마다 필요한 단서를 찾아 다시 지문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지나치게 시간이 허비되고, 정확성마저 떨어지게 되겠죠.
결국 독해의 핵심은 '단서 확보(=내용의 조직화)'입니다. 잘남겨야, 잘 풀 수 있어요. 자신의 독해 수준을 점검해보려면, 글을 읽은 뒤에 글을 가리고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쫙 산출해보세요. 이게 잘 이뤄질수록 독해가 성공적이었음을 의미합니다.
2. 선지 판단력 읽은 내용을 기반으로, 선지의 참거짓을 논리적으로 판별하는 능력
다음과 같은 지문과 선택지가 있다 해봅시다.
[지문]
예성이는 밥을 먹었다.
[문제]
Q. 윗글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예성이는 배부르다. ( O X )
당연히 답은 X입니다. 밥을 먹었다 해서 반드시 배가 부른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몇몇 학생들은 주관을 개입시켜 ‘밥을 먹었으니 배가 부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논리가 꼬이기 시작하고, 답 결정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비논리적인 추론으로부터 벗어나려면, 평가원이 제시하는 ‘논리적 기준’에 대한 체화가 필요합니다. 어디서부터 평가원은 적절하다고 하는지, 어디서부터 적절하지 않다고 하는지를, 평가원 기출을 반복하며 몸소 체득해야 해요.
이 기준이 확립되면 시험장에서 '이게 맞는 건가?' '저게 맞는 건가?'라는 고민의 시간을 줄일 수 있어요. 평가원이 제시하는 적절성의 기준이 확립된 상태니까요.
3) 개념·어휘력 기본적인 문학 개념, 독서 배경지식 등에 대해 학습된 정도
국어도 결국에는 영어와 같은 언어 과목입니다. 기본적인 개념·어휘를 모르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다음은 2025 수능에서 나타난 어휘들입니다.
표상하다 / 목도하다 / 대경하다 / 강권하다 / 환후
이러한 어휘들을 모르면 지문·선지 이해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합니다. 물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개념·어휘를 학습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적어도 평가원 기출 및 당해년도 EBS에 수록된 개념·어휘는 정확하게 이해한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4) 실전 운영력 실전에서 침착함을 유지하고,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
개념 어휘력, 지문 독해력과 선지 판단력이 모두 갖춰졌다 해서 무조건 점수가 잘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국어는 유독 ‘실전’에서 무너지기 쉬운 과목이거든요. 주된 이유는 '멘탈'과 '시간 관리' 때문입니다. 1교시의 긴장되고 압박감 있는 분위기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멘탈, 풀 수 있는 문제는 확실하게 풀고, 버릴 문제는 버리는 과감함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키워야 할 역량은 이 4가지가 전부입니다.
국어 성적이 안 오른다면
이 4가지 역량 중 하나 이상이 부족한 거라 생각하셔야 해요.
국어 학습도 위 4가지 목적성을 절대 잃지 않아야 하구요.
그럼 어떤 방법으로 공부해야
위 4가지 역량을 가장 효과적/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을까요?
<수능 국어 4단계 공부법>
위 역량들을 키우기 위한 국어 공부는 크게 2가지 트랙으로 진행됩니다.
[트랙 1] 정확성 높이기 – 시간제한 없이 다 맞히기 (기출)
[트랙 2] 속도 높이기 – 시간제한 내에 다 맞히기 (비기출)
9월 이전/3등급 이하는 트랙 1을, 9월 이후/1~2등급은 트랙 2를 중심 목표에 두고 학습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오늘은 트랙 1에 대해 중점적으로 소개해볼게요.
평가원 기출 지문을 4~6개 정도 준비해주세요. 다음 4가지 절차에 맞게 학습하면 됩니다.
Step 1) 독해
- 지문을 읽고, 내용을 머릿속에 조직화하는 훈련을 해보는 단계입니다.
- 일단 한 문장씩 정확하게 독해해봅시다. 각 문장에 쓰인 수식어구, 사소한 조사 하나하나까지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문장을 읽어봅시다.
- 하나의 글(혹은 단락/장면)을 다 읽고 난 이후에는 지문을 다시 보지 않고, 내용을 요약해보아야 합니다.
- 만약 요약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조직화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다시 지문을 처음부터 정독해보며 머릿속에 조직화해봅시다.
Step 2) 판단
- 읽은 내용을 토대로, 선지의 참/거짓을 판별하는 논리력을 훈련하는 단계입니다.
- 일단 지문을 보지 않고, 최대한 정답으로 의심되는 선지를 골라봅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실전에서는 매 선지마다 지문으로 돌아가 근거를 확인할 수 없거든요. 머릿속에 조직화된 내용을 바탕으로, 정답의 후보가 될만한 선지를 추려봅시다.
- 그다음 지문을 보고, 명시적 근거를 확보하여 정답을 확정해봅시다. 애매한 근거를 대충 잡지 말고, 명시적이고 확실한 근거를 잡으려 애쓰셔야 해요. 그래야만 정답에 확신이 들 수 있고, 이 확신의 경험이 쌓여야 시험장에서도 과감해질 수 있습니다.
→ [독해], [판단] 단계는 약간의 '긴장감·속도감'이 있는 게 좋습니다.
너무 다급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늘어져서도 안 돼요.
Step 3) 분석
- 지문 독해력, 선지 판단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 실력을 키우려면 정답을 모른 상태로 최대한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시험장에서도 정답을 모른 채로 고민하게 될 거니까, 이 상황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해요. 한 번 정답을 알고 나면, 정답에 사고를 끼워넣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정답을 최대한 늦게 보세요.
- 일단 채점을 하지 마시고, 다시 자기가 풀었던 문제를 검토해봅시다. 100% 확실하게 맞았을 것 같은 문제는 패스하시고, 100%까지는 아닌 문제에 대해서는 별표를 쳐주세요.
- 별표 문제에 대해서 100% 확신이 들 때까지 최대한 깊~게 고민해주세요. 답을 고치려면 고쳐도 됩니다. 이 과정이 깊고, 길어야 합니다.
- 모든 문항에 대해서 확신이 들면, 채점을 진행합니다. 가장 좋은 건, 남에게 채점을 부탁하는 거예요. 그럼 자기가 몇 개 틀렸는지만 확인할 수 있거든요. 만약 틀린 문제가 하나라도 있다면, 다시 고민을 시작합니다. 어떤 문제가 틀렸는지, 정답이 뭔지 모른 채로 계속 고민을 해보는 거죠.
- 그런데 부탁할 남이 없다! (눈물) 그러면 이후에 올라가는 제 커리큘럼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혼자서도 위와 같이 고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 거예요. (커리큘럼 영상은 곧 올라갑니다. 바로 보시려면 팔로우 ㄱㄱ)
- 다 맞았다는 게 컨펌될 때까지 고민을 깊고, 길게 해야 합니다. 고민의 ‘깊이’가 실력의 ‘높이’를 만들 거예요.
Step 4) 정리
- 분석까지 끝났다면 이제 해설강의나 해설지를 참고해봅시다. 해설지/강의는 본인 스타일과 가장 잘 맞는 걸 찾는 게 좋습니다. 본인의 독해 스타일과 너무 동떨어진 해설은 오히려 역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 조금이라도 풀이에 아쉬움이 남는 문항들에 대해서 최대한 교훈(→필요한 행동강령)을 정리해보아야 합니다. 포스트잇 등을 통해 문제 옆에 붙여두면 복습이 용이하겠지요? 다음에 문제를 풀이할 때는 반드시 이 교훈을 상기하면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 풀면서 조금이라도 뜻이 애매했던 어휘들까지 검색하고 뜻을 정리해두세요. 여기까지 오면 4~6세트 지문에 대한 학습이 완료된 겁니다.
_______
다음 글에서는 ‘독서(비문학) 7가지 도구(행동강령)’, ‘문학 7가지 도구(행동강령)’을 다룰까 합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수능 국어를 쉽게 만들어줄 몇 가지 태도에 관한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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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배부르다'를 알 수 없습니다. 밥을 조금 먹어 배가 여전히 고플 수 있으니까요.
'비가 온다'는 사실만으로 '옷이 젖었다'를 알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