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 : 실수(mistake)와 싸우는 방법
안녕하세요
두 번째 공부 이야기
[2] 실수와 싸우는 방법
-부제 : 다짐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입니다
실수를 많이 하시는 분들은
부디 “끝까지” 읽어보세요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1. 실수의 두 종류
“실수”를 어떠한 기준에 맞춰 분류해 보라고 한다면
많은 방법들이 있을거에요
저는 그중에서도 아주 큰 두 가지로 나눠보려고 해요
막을 수 있는 실수와, 막기 힘든 실수로요
전자의 경우는 노력을 통해 확실히 줄일 수 있는 실수를,
후자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실수를 뜻해요
막을 수 있는 실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반복되는” 실수, “습관적인” 실수들이 이에 해당해요
반면 막을 수 없는 실수에는
생전 처음 해보는 이상한 실수
시험장에서 뭔가에 홀린 듯 해버리는 실수
사람이라면 종종 하게 되는 단순 계산실수
등이 있어요
이번 공부 이야기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막을 수 있는 실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이에요
2. 우리는 생각보다 자신을 모른다
이쯤에서 질문 하나 해볼게요
자신이 “반복적으로” 했던 실수를, 지금 당장
10가지 이상 말해볼 수 있나요?
대부분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실수가 반복적인지를 스스로 잘 알고 있어야만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 제가 사용한 방법은
실수 노트 작성이었어요
작은 노트를 마련해서,
혹은 저번 칼럼에서 이야기해드린
“수학 노트”의 일부를 실수 노트 페이지로 정해서
그곳에 내가 문제 풀이 과정에서 저지른 다양한 실수들을
한데 모아놓는 거에요
”그냥 포스트잇같은데 적어서 리마인드하면 안 되나요?“
물론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저는 노트에 잘 정리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잘 정리된 그 노트를 주기적으로 복습하다 보면
내가 하는 실수들이 무한하지는 않다는 걸 느끼게 돼요
어떤 실수는 노트를 읽는 동안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등장할 것이고
어떤 실수들은 “내가 미쳤구나, 왜 이런 실수를?“
싶은 생각이 들 거에요
앞에서 말한 두 유형의 실수에 대한 윤곽이 잡히는 거죠
우리는 이를 통해 내가 하는 실수를
확실하게 알고 있는 상태가 된답니다
위에서 던진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거에요
3.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이제 내가 하는 실수가 뭔지 알게 되었어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죠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에요
우리는 이제 내가 어떤 실수를 하는지 알았어요
물리쳐야 할 적이 가시화된 거죠
그렇다면 이제 절대 지지 않을까요?
아니요, 이렇게 열심히 정리를 하고 실수 노트를 외워도
여전히 같은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아요
문제를 해석하고 풀이하는데 쏟을 정신도 없는 시험 순간에
내가 어떤 실수를 하는지 알고 있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실수가 줄어들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적을 물리칠 작전을 짜야겠죠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적을 안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볼게요
“적이 누구인지”만 알면 이길 수 있다는 뜻이 아닐 거에요
적이 누구이고, 어떻게 나를 위협해 올지, 어떤 특성이 있는지
적에 대한 데이터를 알게 되면
그를 바탕으로 적에게 맞설 대응책을 세울 수 있으니
쉽사리 위태로워지지 않는다는 뜻이겠죠
실수도 마찬가지에요
사실, 자기가 했던 실수를 정리하는 분들은 많을 거에요
“자연수 조건을 놓쳐서 엄청나게 헤매고 결국 못 풀었다.
아 제발제발 이러지 말자.“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 뒤,
노트를 꺼내 해당 부분 아랫줄에 다음과 같이 적어요
”이런 머저리, X신, 미친 건가? 또 실수했다. X발.“
“대학 못 가겠네 진짜 정신 차리자”
이런 식의 정리는 의미가 없어요
”정신 차리자“, ”똑바로 읽자“, ”반드시 한 번 더 보자“
위의 표현들은 실수 노트를 작성할 때 피해야 해요
정신 차리는것만으로 막을 수 있을 리가 없고
똑바로 읽자는 생각이 날 거라는 보장도 없고
마음이 급하면 한 번 더 보게 될 리가 없어요
4. 실수 회피 행동의 루틴화
실수 노트를 통해 실수를 정리할 때
저는 실수 그 자체만을 정리하지 않았어요
그 실수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파훼법”이 무엇일지를 고민해서
함께 적어놓고
그 방법이 완전히 몸에 익어버릴 때까지
의식적으로 행동하기를 반복했어요
제 실수 노트를 가져와서 예를 들어볼게요
-킬러 문제 마지막 계산을 반복적으로 틀린다
>마지막 계산을 하기 전에는 무조건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른다
그리고 구하는 것이 뭔지 문제를 처음 읽은 후에
아래쪽에 ”답 : q/p”와 같이 크게 써놓는다
-수열에서 n의 범위 때문에 답이 틀릴 때가 많다
>항번호를 밀거나 당기는 계산이 들어갈 때는
반드시 n의 범위를 함께 표기하면서 풀이하자
-수열의 귀납적 정의 문제에서, 나열하지 않은 항이 제약조건에 걸려서 틀린다
>항의 특성에 제약이 있는 문제를 풀었을때는
필요하지 않은 전후 항들도 의식적으로 나열하자
-문제 조건을 빠뜨리고 풀 때가 많다(a>0, b=정수 등)
>처음 문제를 읽을 때, 문자에 걸린 제약조건에 크게 동그라미 표기를 하는 습관을 들이자
잘 읽어보시면 공통점이 있어요
제가 실수를 줄이기 위해 세운 전략들 대부분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읽자“라던가
”주의하자“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잠시 멈춰 숨을 크게 고른다“
“크게 써놓는다”
”크게 동그라미를 친다“
”표기한다“
모두 행동으로 직접 하는 것들이에요
자연수, 정수 조건이나 수의 범위 조건을 종종 놓쳤던 저는
실수 노트를 통해 나에게 그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고
“크게 동그라미 치기”를 완전히 습관화했어요
그 이후로는 문제 조건을 놓치는 실수는 사라졌어요
물론, 공부법에 ”반드시“없어요
행동적인 부분으로 해결법을 찾기 힘든건
나름의 방법을 찾아도 좋아요
정리하자면
-문제 풀이 과정에서 나온 실수를 노트에 적는다
-그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하여 적는다
이때, 대응책은 되도록 행동으로 습관화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실수 노트를 주기적으로 복습하고, 정리한 대응책을 적용하는 연습을 하며 완전히 체화한다
가 됩니다
5. 마치며
저는 다양한 실수를 아주 많이 하는 사람이었어요
당연히 얻었어야 할 점수를 4점 8점씩 잃는건 기본이고
점수가 홀수가 되는 일도 허다했어요
그래서 이 방법에 따라 반복적인 실수를 줄여나갔고
처음 해보는 이상한 실수가 아닌, 정형화된 실수는
거의 안 하게 될 수 있었어요
물론 방법만 안다고 되는 건 아니에요
꾸준히 노트를 복습해주는 것도 필수적이고
“시험장에서” 그 행동이 자연히 나올 정도로
실수회피행동이 아무리 긴장되는 상황에서도 나올 수 있을 정도로
나의 “본능”처럼 만드는 데는 꽤나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열심히 따른다면 분명히 “막을 수 있는”실수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거에요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에요
저는 조만간
다음 공부 이야기
[3] 수학 시험 운영 방법
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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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월의 공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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