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활 이야기] 潛泳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潛泳 (잠영)
몇년째 알림말로 쓰기도 했었고, 수업에서 종종 언급하기도 했던 말인데요.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이렇게 풀이되어 있습니다.
잠영 [명사] <운동>
‘잠수 영법(수영에서, 몸을 물 위에 드러내지 않고 물속에서만 하는 헤엄)’을 줄여 이르는 말.
5월
아마도 이 한달은 수험생 여러분께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겁니다.
뭐부터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손에 잡히는 것은 없고.
경쟁자들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도 보이지 않는 시기.
당연히 답답하고 불안하겠죠.
수영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저는 사실 수영을 할 줄 모릅니다만.
잠영을 오래, 길게 한 후에 물 위로 올라올수록 더 빨리,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펠프스나 박태환 같은 최정상급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던 까닭을,
많은 전문가들은 그들의 효과적인 잠영에서 찾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겪고 있는 괴로움, 숨막히는 답답함은 바로
여러분들이 "잠영" 중이라서 그런 겁니다.
당연히 지금 여러분들 손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을 겁니다.
경쟁자들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눈 앞은 캄캄하고, 숨을 쉬는 것도 힘듭니다.
그러나 이 기나긴 잠영이 끝나고 난 뒤,
여러분은 더 멀리, 더 빨리 앞으로 치고 나갈 동력을 얻게 될 겁니다.
물 위로 올라가기 전까지, 조금만 더 숨을 참아 봅시다.
그리고 내일도 힘차게 발길질합시다.
잠영이 끝난다고, 더 이상 헤엄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 수 있을 때가 되면
숨도 편히 쉴 수 있을 거고 눈 앞에는 새로운 세상이 있을 겁니다.
200일만 더 버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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