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의 양귀비 [697244]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6-11-25 14:42:24
조회수 27,074

재수? 글쎄....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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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쓰네^^


수능이 끝난 직후, 왜그리 바쁘던지ㅜ


우리 오르비 친구들한테 다독다독 해주러 와야하는데..

하고 마음만 앞서 있었어~ㅠ


음..제목 보고 들어온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들어왔을거야~ 


누가봐도 재수를 혹은 N수를 탐탁치 않아 하는 말투이니..


재수하면 그 뒷바라지할 부모한테 죄송스러울것 같지 않아?


그리고, 지금도 놀고 싶어 죽겠는데, 


그땐 금기(미성년자)가 풀리니 얼마나 유혹도 많고, 놀 일도 더 많이 생기겠어?


쓸데없는 생각말고 올해안에 끝내~!!


라고 수능 전 모의고사 점수에 일희일비하는 학생들에게, 그냥 재수나 할까?라고 실없이 던지는 아이들에게 얘기했었어.


재수해도, 삼수해도 괜찮다..라고 얘기하면, 


아이들이 세고 있는 수능 카운트다운에 은연중에 365일이 더해질테고,


그럼 지금 이렇게 압박감과 스트레스받으며 공부할 필요 없겠다..라는 자기 합리화가 생겨날까봐..


그렇게 느슨해질까봐..


그런데 지금, 수능이 끝난 시점에서 학생들이 연락와서


&'선생님, 진짜 재수는 맘접는게 나은거에요? 해봤자 좋은 결과 기대할 순 없을까요?&' 라고 물으면..


해라, 마라, 가능성이 있다,없다의 조언을 보다는,


시간을 좀 갖고, 곰곰히 생각해볼 기회를 가지란 말을 해..


자기자신에 대해서.


의외로 정말 중요한 선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걸 간과한 채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님의 허락, 공부할 여건, 과목별 전략 등등..


그 많은 고려들 속에 왜 자기자신은 없을까...


정작 재수 혹은 N수를 버티고, 감당해야할,


가장 고생할 자신에 대한 이해가..


나자신에 대한 고민없이 또 그 힘겨운 싸움에 뛰어든다면,


혹여라도 또 지치고 흔들리는 때가 올 때,


남들보다 뒤쳐지는게 아닌가..하는 불안감도 이미 내재되어 있는 상태에서,


자기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좌절감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우도 부지기수야..


 더 나은 선택을  위해서 1년을 투자하는것?


투자의 시간이 가치롭게만  쓰일 수 있다면,


 그 시간은  결코 긴 시간은 아니야..


백년인생이고, 그 중에 백분의 일을 처음으로 자기자신을 믿고 도전해보겠다는거잖아..


힘들고, 외롭고, 불안하기도 하겠지만, 


자기 스스로 진지하게 고민해봤을 때, 

진정으로 그것을 원하는 것인지, 

혹여 일시적인 현실 도피의 감정에서 발현된 순간적인 선택은 아닌 것인지를..


정말정말 간절히 아쉽고, 또 아쉬워서 힘들게 내린 결정이었다는게 확실시 되면, 


이제 칭찬해줘야지.

처음으로 나를 믿고 외로운 싸움을 버텨낼 용기를 낸거잖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 희망은 사치야..


그러니, 내 자신을 믿고, 조금 더 스스로를 다독여주자.


간절함이 용기를 만들어 냈다면, 


이젠 그 용기를 실천으로 옮겨보자.



2017년, 그 일년을 쌤이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줄게.


힘들때, 지칠때, 위로가 필요할 때 언제든 쪽지 남겨도 좋아.


쌤이 하나하나 이름 부르며 다독다독 해줄게.


잘하고 있다고. 조금만 더 힘내자고..



모두들, 정말 고생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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