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주의) 여러분은 국어나 영어를 공부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어? 이 지문 내용이 나에게 꽤 좋은데?'
'이건 수능과 무관하게 나에게 정말 중요할 것 같다' 등..
...아마 이런 생각을 해보신 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실제로 저도 현재 재수하는 학원에서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져본 결과
영어선생님 한 분을 제외하고는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을 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우선 제가 겪은 두 가지 케이스에 대해 먼저 작성해볼게요.
작년 수능특강 영어 빈칸추론 파트를 공부하던 도중 정말 좋은 지문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두 집단으로 학생들을 분류한 뒤, 한 집단에 속한 학생들의 생일을 어느 위대한 수학자의 생일과 일치시키고 수학문제를 풀게 하니까
수학자와 생일이 일치된 학생들의 성적이 잘 나왔다는 내용의 지문이었는데요,
아마 주제가 <자신이 누군가 대단한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일에 임하면
그러지 않았을 때보다 성과가 더 좋게 나올 수 있다> 였을겁니다.
저의 경우도 이 지문이 주는 교훈을 받아들여 스타할 때 실제 프로게이머(예 : 김택용)이 되었다 생각하고 플레이를 하니까
그러지 않았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이겼던 걸 생각해보면 충분히 일리있는 지문이라고 생각해요.
또 다른 예시로, 제가 고 2때 영어 모의고사를 푸는 중엔 이런 내용의 지문이 있었습니다.
어느 술집에서 일하는 무명 피아니스트가 있고 어떤 손님이 '나는 저 손님의 노래를 들어보고 싶다'고 했을 때
피아니스트는 '저는 노래를 부르지 않습니다' 라고 하길래 술집 주인장이 '이봐, 돈을 벌고싶으면 노래를 부르라고!' 라는 말에
피아니스트가 노래를 불렀는데 굉장히 노래를 잘 부르길래 나중에 정말 대단한 가수가 되었다는 내용이었을겁니다.
이게 그 누구지... 미국의 맥킹콜? (정확한 이름을 몰라 이렇게 적어봅니다) 인가 그 사람의 실제 사례라고 하던데
아무튼 저는 그 지문 마지막 문장인 '만약 이런 계기가 없었더라면, 그 피아니스트는 계속 술집에서 일하는 무명 피아니스트였을 것이다'를 보고
'기회 및 계기의 중요성'이라는 일종의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여러 케이스를 겪으면서 저는 문득 하나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좋은 내용의 지문이 많은데 그런 지문들도 결국 수능 이후엔 리사이클되지 못하고 잊히는 게 무언가 아깝다..'
그래서 저는 국어랑 영어 공부를 할 때 교훈이나 팁을 주는 지문이거나, 제 관심사(예 : 심리, 대인관계, 예술)를 소재로 하는 지문이 있으면
나중에라도 다시 읽어보려고 체크를 해둡니다.
마치 서점에서 괜찮은 내용의 책을 보게 되면 바로 사진 않더라도 책 이름 정도는 메모해둔다거나
오르비나 타 사이트에서 '정말 좋은 읽을거리야'싶은 글을 발견 당시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일단 링크 추가해놓고 나중에 다시 정독해야겠다'는 심정으로 메모장에 링크 복사해 놓는 것처럼...
혹시나 여러분들 중에서 제 이야기에 제법 공감이 간다 싶으면
EBS 교재 복습하는 도중 지금 당장 제대로 다 읽는 게 아니더라도
지문 옆에 여러분 나름대로의 표시를 해두는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지금 눈 앞의 수능이나 입시를 떠나 그 이후의 인생에 있어 뭔가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말이죠.
저도 국어나 영어 공부하면서 이런 거는 작년에 처음 시작했는데
나름 하나의 팁이 될 수 있고 이걸 실천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공유를 해보고자 이렇게 글을 작성해봤습니다.
p.s. 개인적으로 EBS에 하나 건의하고싶은 게 있다면
영화 또는 일본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글은 여럿 있었어도, 애니나 게임, 혹은 만화 등에 대해 다루는 지문이 단 한개도 없었기에
그런 소재를 다루는 지문을 하나나 두개 정도 교재에 수록해줬으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저같이 서브컬쳐 계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수험생활을 하는 데 있어 '내용상' 정말 오래 기억할 수도 있을테고요.
(예 : Flandre Scarlet에 대한 다음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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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EBS 영어에만 스타트랙인가? 그거 다루는 지문만 2갠가 나왔던 걸 보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 소재가 나오기 힘든 이유는 그런 소재를 다루는 원문이 별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엄밀히 말해서 게임의 역사나 만화 시장의 성장, 만화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 이런 소재를 다루는 책은 약간 존재하겠지만, 출제에 참조할만한 책 중에서 특정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다루는 글감을 찾기는 어려울 겁니다.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 소재를 다루는 원문이 어느정도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저는 주제찾기에 나오는 지문들 중에 교훈적인 지문들이 참 좋더라구요ㅋㅋㅋ 괜히 응원해주는것같고
맞아요! 이런 덧글을 원했습니다 ㅋㅋ..
뭐 예를들면 수특 11강 9번의 <사람은 누구나 각기 다른 재능을 갖고있다>던가..
ㅋㅋ최근에 읽은것중에 기억에남았던건 너의 꿈을 위해 두려움에 맞서라 이런지문이었어요
예전에 한참 등교시간 늦추냐 마냐의 문제로 뜨거웠을때 학평에 잠 적게 자도 괜찮다는 요지의 지문 나온거 읽고선 쫌 웃겻던 ㅋㅋㅋ
동생한테 스테이크에 있는 피는 피가 아니라 미오글로빈이야 라고 설명했더니 뭐래 ㅂㅅ은 이런 눈빛으로 가증스럽게 처다봤음 ㅋㅋ
진짜 상상하니까 웃기네요ㅋㅋㅋㅋㅋ 저는 이관데도 그 지문 읽으면서어이없던데ㅋㅋ 모 이런 걸 냈나 싶었음
글 참 깔끔하게 잘 쓰셨네요ㅋ 글 내용도 좋고ㅋ근데 저는 이과라 그런지 감동적인 글 봐도 공부할 땐 그냥 별 감흥이 없더라구요 문제 푸는 데만 집중해서 그런지ㅋ 제긴 원래 좀 무디기도 하고 근데 글쓰신분 아이디는 정말 좋은 거 같아요!
ㅇㅇ 저 국영탐 풀 때 감정이입하면서 풀어요.
문학은 진짜 감동 찡하게 받고
비문학은 내가 살면서 이쪽 분야 글을 읽을 일이 얼마나 될까 싶어서 최대한 넓고ㅇ얕게 지식 쌓는다는 생각으로
영어는 문학+비문학 장점 다 포괄
윤사생윤은 존나 내가 논리정연 철학가 되는 기분
요즘 고3 동생 때문에 수능 국어나 영어지문을 보면서 놀랄 때가 많아요. 정말 대학에서 깊이 공부할 때 꼭 읽어야 할 중요한 내용들을 다룬 좋은 글들이 많더군요.
올초 동생과 함께 티치미 입시 설명회에 갔다가 들은 김동욱 샘의 얘기가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의 글을 예로 들면서 한 말씀인데,
"학생의 수준에 따라 지문을 읽을 때의 태도가 다르다. 좀 어려운 지문이 나오면 하위권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감도 못잡는다. 중위권은 '이게 무슨 뜻이지?" 하면서 머리를 싸맨다. 상위권 학생은 '아, 이게 이런 뜻이구나' 하며 이해한다. 그런데 가끔 최상위권에 넘사벽 학생들이 있다. 이 학생들의 반응은 이렇다. '이 글에서 비트겐슈타인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이러이러한 건데, 이 문제의 해답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넘사벽 학생들은 글 내용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사고를 한다는 거죠.
전 마지막에 해당되는데 넘사벽학생도 아니고 최상위권도 아님ㅜ 태도와 순수국어실력은 별개인듯...
10분전에 현강에서 볼살통통 광일찡이 지문읽다 왜? 이딴짓하면 ㅈ된다 했는데 그냥 읽고 답이나 찾으라고(물론 광일찡은 수업에서 그런 나쁜말 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