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집지식 38 : 중국에서 발견된 단군신화?
본래 건국 신화라 함은 건국 즉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건국 이후 건국 세력에서 자신들의 활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구전된다는 특성상 현재 남아있는 건국 신화는 만들어질 당시의 그것과는 외형을 달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건국 신화를 연구함에 있어 건국 신화의 원형은 무엇인가? 나아가 건국 신화는 언제 탄생했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특히 이 부분과 관해서는 단군 신화와 관련된 부분이 많이 연구되어 왔고요.
그러던 중 산둥성에 있는 무씨 가문의 사당이 주목을 받습니다.(대략 1~2세기경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씨 사당에 보면 부조가 매우 많이 새겨져 있는 그중에서도 아래의 그림이 주목받습니다
왼쪽에 있는 게 곰, 오른쪽에 있는 게 호랑이같이 생겼지 않나요? 솔직히 전 아닌 거 같지만 암튼
그리고 호랑이로 보이는 친구의 입에서 아기의 형상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거를 호랑이가 아기를 입으로 낳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며, 이것이 단군 신화의 변형태의 일종이라는 주장이 제시됩니다.
학계가 발칵 뒤집힙니다. 산둥성이면 흔히 알려진 고조선의 강역과는 동떨어진 곳이기 때문이죠.
이게 정말로 단군 신화의 원형과 관련된 것이라면, 단군 신화가 적어도 1세기경에는 실존했다는 증거일 뿐더러 고조선의 영향이 산둥성까지 미쳤다는 증거가 되는 겁니다.
근데 이미 눈치채신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무씨 사당 벽화와 단군 신화는 큰 관련성이 있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일단 호랑이가 아기를 낳는다는 것부터가 단군 신화랑은 동떨어져 있기도 하고
부조의 전체 구도를 보면(아래 참조)
칼 같은 갖가지 무기를 든 사람들이 곰과 호랑이를 공격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어요
분명 이게 단군 신화와 관련된 거라면 아기기 단군일 거고, 그러면 단군의 탄생이라는 매우 경사스러운 상황을 묘사할 것인데 사람들이 칼을 들고 곰과 호랑이를 공격한다? 이건 좀 이상하죠
오히려 곰, 호랑이 같은 괴수들이 아기를 잡아먹고 있는 거고, 이를 사람들이 막아서는 것이라고 보는 게 더 합당해 보입니다. 이런 비슷한 모습이 중국 신화에 묘사되어 있기도 하구요
결론적으로는 무씨사당 벽화는 단군 신화와 관련이 없다! 정도 알아두시면 되겠습니다.
혹시 누군가가 이거 갖고 단군 신화가 중국에 있네 어쩌네 하면 개소리구나 하고 무시하시면 될 듯
대표적인 유사역사학의 주장 중 하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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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적으로 근거가 빈약하고 논리적으로 비약이 심한 터무니없는 헛소리!
그것이 바로 유사역사학의 현실이다!